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7. 12. 선고 2018노249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연장근로수당 미지급의 점에 관하여)

①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C유치원(이하 '이 사건 유치원'이라 한다)의 급여 원장에 불과할 뿐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아니다.

②

피해 근로자는 퇴근시간 교통체증을 피하는 등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 사건 유치원에 늦게까지 남아있었을 뿐 실제 연장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 특히 적어도 피해 근로자가 유치원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다녀온 2016. 8. 12.자 1시간 12분은 연장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③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해 근로자와 사이에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교원처우개선비와 담임수당 53만 원과 관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10만 원 합계 63만 원을 피해 근로자가 직접 교부받는 것으로 연장근로수당 등 일체의 법정수당의 지급에 갈음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이 있었으므로 이와 별도로 피해 근로자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8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의 사용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36조에서 근로자의 퇴직시 임금 등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자는 사용자이고,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5호).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유치원의 설립자와 사이에 교사임용계약(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실이나(증거기록 2권 51쪽), 이 사건 유치원의 경영관계에 관해 경찰에서 "이사장(설립자)은 출근하지 않고 실질적인 관리는 피고인이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22쪽), ② 이 사건 유치원의 원감인 H 또한 경찰에서 "이사장은 유치원을 설립만 했고 따로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모든 유치원 운영에 대한 전권은 피고인에게 위임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증거기록 2권 55쪽), 피고인 스스로도 경찰에서 "이사장은 설립자이고 운영에는 관여를 하지 않는다. 책정된 월급을 받지만 전반적인 운영은 자신이 하고 있다", "피해 근로자는 지인을 통해 추천을 받았고 면접을 보고 채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146쪽, 190쪽)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적어도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해 근로자의 실제 연장근로 제공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유치원의 CCTV 영상에서 퇴근시각이 확인되는 일자에 대하여만 연장근로시간을 산정하고 있는 점, ②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유치원에서 총 24명의 원아로 구성된 만 4세반의 담임교사로 근무하면서 2016. 9.경까지는 종일반 부장 보직을 겸하고 있었던 점, ③ 유치원 담임교사 업무의 특성상, 원아들의 하원 이후에도 교실 정리정돈, 교구·교재 등 수업준비, 원아일지 작성과 학부모 전화상담 및 각종 유치원 행사준비 등의 업무처리가 필요한 점, ④ 피해 근로자는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사정의 하나로 일과시간 이후 회의가 잦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 사건 유치원에서 대체교사로 근무한 E은 원심에서 "6시 무렵에 회의를 진행하곤 했다, 다 같이 우르르 회의에 갔다 오고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시간도 부족하고 전체적으로 일과 외에 다른 일들이 (피해 근로자를 비롯한) 선생님들께 계속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해 근로자의 위 진술에 부합하고, 이 사건 유치원의 CCTV 영상에서도 피고인이 오후 6시 이후에 직접 교사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증거기록 1권 271쪽 이하), ⑤ 피해 근로자가 제출한 이 사건 유치원 교사들의 '단체F방'의 대화글에서도 피고인의 촉박한 업무처리지시와 그로 인해 야근 내지 토요일 근로가 이루어졌음이 확인되는 점, ⑥ 한편, 피고인은 교사회의를 통해 계속해서 피해 근로자를 비롯한 교사들에게 '퇴근시간 늦지 않게 하기', '(연장근로) 필요시 3일전 원장 결재받을 것', '늦게 퇴근시 당직 및 전기세 징수예정'임을 강조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업무지시에 맞춰 실제 연장근로에 관한 사전 결재가 있었다거나 야근을 이유로 당직 등의 제재를 부과하였음을 입증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 근로자가 근무기간 동안 원심 판시와 같이 연장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한편, 피해 근로자의 출퇴근기록지에 의하면, 피해 근로자가 유치원 1급 정교사 자격연수기간 마지막날인 2016. 8. 12. (금) 12:39경 연수를 마치고 이 사건 유치원으로 복귀하여 같은 날 19:12경 퇴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증거기록 2권 40쪽), 연장근로시간 산정에서 위 일자 부분을 제외하여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해 근로자와 사이에 유효한 포괄임금계약이 있었는지 여부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 사이에 피고인 주장과 같이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교원처우개선비 등 지원비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으로 연장근로수당 등 일체의 법정수당 지급을 갈음하기로 하는 내용의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해 근로자의 교사임용계약 중 급여조항은 아래와 같은바, 그 규정내용에 의하더라도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교원처우개선비 등 지원비는 별도'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등 피고인 주장과 같은 포괄임금이라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②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재정지원 계획'에 의하면,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공·사립유치원 교원 간 보수격차 완화 및 교원 사기진작 등을 목적으로 이 사건 유치원과 같은 사립유치원 담임교사에게 매월 처우개선비 40만 원, 담임수당 13만 원 합계 53만 원을 지원하되,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교원 개인 급여통장으로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지원비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은 공적 목적을 위해 처우개선비 내지 담임수당의 명목으로 사립유치원 교원에게 직접 지원되는 것으로 야근 등 연장근로에 관계없이 소정의 자격조건에 해당하면 그 지원대상이 되는바, 이러한 공적 지원금 내지 보조금으로 피고인의 피해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법정수당의 지급을 갈음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해 근로자에게도 불이익한 내용이다.

③

피고인은 2016. 4. 11.자 교사회의에서 "개인업무로 인한 근무외수당은 지급 안됨'이라는 내용의 업무지시를 하였는바(증거기록 2권 92쪽), 이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을 전제로 한 지시로 보인다.

④

피해 근로자의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상 그 근로관계가 근로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감시·단속적이거나 또는 교대제·격일제 등의 형태여서 실제 근로시간의 산출이 어렵거나 당연히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등 합계액이 980여만 원에 이르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 없는 초범인 점, 원심에서 연장근로수당 8,881,316원을 제외한 미지급 임금 242,596원,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699,000원을 지급한 점, 당심에 이르러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해 근로자가 이 사건 유치원의 이사장으로부터 1,500만 원을 지급받고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한 점, 이 사건 범행은 반의사불벌죄로 원심에서 합의되었다면 공소기각 판결을 할 사안인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