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5. 23. 선고 2018노330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B'라고 한다)가 서울 강남구 C에서 시공하는 'D호텔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제반사항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자이며, 사업주인 피고인 B를 위하여 행위한 자이다.

피고인 B는 서울 성동구 E건물에서 건설업 등을 행하여 온 법인으로서, 주식회사 F(대표이사 M)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공사금액 6,737,000,000원(부가세 별도)에 도급받아 2016. 3. 18.부터 시공하여 온 사업주이다.

가.

피고인 A

1)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위반의 점

가)

주위적 공소사실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사업주는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에서 화재위험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화재예방에 필요한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 용접방화포 등 불꽃, 불티 등 비산방지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17. 10. 19.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가연물이 있는 상기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2층 내부에서 용접작업(이하 '이 사건 용접작업'이라 한다)시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

예비적 공소사실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 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에서 화재위험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화재예방에 필요한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 용접방화포 등 불꽃, 불티 등 비산방지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17. 10. 19. 수급인인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의 근로자인 G으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 2층 내부에서 이 사건 용접작업을 하도록 함에 있어 위와 같은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2)

안전난간대, 작업발판 미설치의 점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 시 천재 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위와 같이 사업주는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경우 상부 난간대, 중간 난간대, 발끝막이판 및 난간기중으로 설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17. 10. 19.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지상 6층에서 옥상까지 계단 옆 개구부에 안전난간대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작업발판의 끝 개구부 등을 제외한다) 또는 기계·설비·선박블록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17. 10. 19.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옥상 13층 외벽비계에 작업발판 일부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인 B

피고인 B는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한 피고인 A의 제가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위반의 점에 관하여, ① 이 사건 용접작업은 피고인 B가 H에 하도급한 공사이고, H의 직원인 G이 용접작업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서 그 지시 책임은 H의 현장대리인인 J에게 있는데, 당일 J가 현장에 없어 피고인 B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A이 G에게 공사 현장 1층 외부 바닥에서 용접작업을 하라고 지시하였으며, G이 이에 따르지 않고 2층 외벽 쪽에서 이 사건 용접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인 B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고, ② 이 사건 발화지점은 이 사건 건물 2층 외벽이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4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1조 제2항에서 말하는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에서 화재위험작업을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피고인들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나머지 부분인 안전난간대, 작업발판 미설치의 점은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①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인 피고인 B는 소속 근로자이자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A으로 하여금 이 사건 화재 발생 현장에서 용접 작업을 수행하는 H 또는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용접을 수반하는 위험 작업을 감시·감독하도록 지시한 경우에 해당하고, 당시 현장에는 드라이비트 등 인화성 물질이 존재하여 용접 작업을 할 경우 안전상의 위험성이 당연히 따르는 경우이므로, 피고인 B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업주'로서 그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게 되는 지위에 있고, ② 이 사건 건물 및 공사현장의 구조적 특성, 용접작업의 형태, 화재 발생 당시의 상황에다가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용접작업 장소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1조 제2항에서 말하는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건축물 내부'에 포섭된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인들의 위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위반의 점을 포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3.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위반의 점에 관하여, ① 피고인들과 G 간에 실질적인 고용관계 및 작업지휘 관계가 부존재하고, 이 사건 건물 2층 외벽에서 진행된 이 사건 용접작업은 피고인 B가 H에 하도급한 내용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B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으며, ② 이 사건 용접작업이 행해진 곳은 이 사건 건물의 2층 외부로서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가 아니고, ③ 피고인들이 G에게 이 사건 화재의 원인이 된 이 사건 용접작업을 지시하였다거나 이를 알면서도 방치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4.

당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위반의 점에 관한 적용법조

검사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화재예방을 위한 방호조치 위반의 점에 관하여,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 모두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에서 위임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1조 제2항 제4호를 위반하여 비산방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소를 제기하였는데(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공소사실은 산업안전보건법상 피고인들이 도급사업자로서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점을 예비적으로 추가한 것일 뿐, 위와 같이 비산방지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공소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법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이 사건 용접작업이 관련 법규에서 정한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에서 이루어진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하며, 다만 형벌법규의 해석에서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이 아닐 뿐이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대법원 2018. 7. 24. 선고 2018도3443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용접작업이 이루어진 장소가 관련 법규에서 정한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이 부분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건축물이란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과 이에 딸린 시설물, 지하나 고가의 공작물에 설치하는 사무소·공연장·점포·차고·창고 등을 말한다(건축법 제2조).

2)

이 사건 건물은 지상 13층짜리 건물로서 화재 당시 공정률은 87%였다. 이 사건 건물 1층은 필로티 형식으로 개방되어 있다. 2층부터 6층까지는 1층에 있는 기계식 주차장 입구 상부를 중앙에 두고 'ㄷ'자 형태로 서쪽면이 뚫려있는 개방형 구조로서 외벽 쪽에 창이 설치되어 있으며, 6층부터 12층까지는 각 층에 발코니가 설치되어 있다.

3)

G은 벽체 마감을 하면서 최상부에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알루미늄 재질 등으로 씌워주는 '알루미늄두겁쉬트' 공사에 이어 추가로 이 사건 건물 외벽에 '캐노피 처럼 30~40cm의 덮개를 만드는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위 작업을 하기 위하여 일단 외벽인 드라이비트 부분을 수평으로 절단하여 도려내고 절단된 드라이비트면 하부에 철제각파이프를 끼워놓고 위 각파이프를 용접하여 설치하여야 한다. 따라서 G은 당시 이 사건 건물의 'ㄷ' 부분 안쪽 공간(이 사건 건물의 외부이다)에 작업을 위하여 임시로 설치하여 둔 비계에 올라서서, 이 사건 건물 외벽쪽을 향하여 철제각파이프를 위와 같이 설치하기 위하여 드라이비트 부분을 도려내고 철제각파이프의 용접작업을 하였다. 그런데 불꽃이 이 사건 건물의 외벽 부분에 튀어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4)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 외벽 2층에서 발생한 화염은 외벽을 따라 6층까지 올라갔는데, 6층에 설치된 발코니 부분에 가로막혀 거기서 이 사건 건물의 6층 실내로 유입되었다.

5)

이 사건 화재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서쪽면(이 사건 건물의 'ㄷ' 부분 중 외부로 개방된 면)에 하층부부터 고층부까지 가림막(수직보호망)이 설치되고 외부에서 볼 때는 가림막 안쪽이 잘 보이지 않는 구조였다. 그리고 이 사건 건물의 'ㄷ' 부분 안쪽 공간의 벽체 부분에는 1층부터 6층까지 비계가 복잡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설치한 위 가림막은 여러 개의 구멍으로 이루어져 그 틈 사이로 시야가 확보되고 통풍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위 가림막은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임시적으로 설치한 망에 불과하고, 위 가림막이 이 사건 건물의 외부를 모두 덮어 밀폐된 공간을 만들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하늘 방향으로 막힘 없이 뚫려 있었다), 위 가림막이 설치되고 비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G이 이 사건 용접작업을 한 장소가 이 사건 건물의 내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나아가 설비의 내부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6)

한편 검사는, 앞서 본 법규가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장소'에서 화재위험작업을 하는 것을 규제하는 데 주요 입법취지가 있으므로,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는 위와 같은 장소의 예시로 들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법문언에 비추어 위 법규는 비산방지조치 등이 필요한 장소를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로 특정하고, 나아가 그러한 장소 중 특히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곳'에 한정하여 비산방지조치 등이 필요함을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며, 이를 검사의 주장과 같이 '건축물 내부'나 '설비 내부'를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이 있는 장소"의 예시라고 해석하는 것은 그 법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공소사실 전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