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6,412,105원 및 그 중
11,131,004원에 대하여는 2019. 7. 23.부터, 280,960원에 대하여는 2022. 4. 23.부터, 3,0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2. 14.부터, 각 2022. 11.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12,595,420원에 대하여는 2022. 4.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9,404,721원에 대하여는 2019. 4.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는 ‘C’라는 상호로 금속단조표면가공 등의 사업을 하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00. 10. 13.부터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2019. 4. 4. 퇴직하였다.
원고는 2012. 4. 17. 왼쪽 귀의 울림을 호소하며 D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았고, 같은 해 5. 19. 양측 감각신경성난청 및 좌측 이명증 진단 하에 청각장애 6급 판정을 받고 장애인 등록을 하였다.
원고는 2019. 2. 14. 피고의 사업장에서 단조작업을 하던 중 작업도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파편이 튀어 강내로 열린 상처가 있는 소장 손상 등의 부상을 입고 응급개복 및 소장절제(소장 약 32cm 절제) 수술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전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원고 등을 피보험자로 하는 ‘E 상해보험’(이하 ‘이 사건 상해보험’이라 한다)에 가입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를 보험사고로 하여 위 보험의 보험사로부터 수술비, 상해입원비, 상해의료비 명목의 보험금 총 12,595,420원을 2019. 5. 31. 및 같은 해 6. 18.에 나누어 수령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019. 7. 29. 12,848,268원, 같은 달 31. 23,959,339원 합계 36,807,607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 7, 8, 20, 22, 23, 26, 27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1 내지 4,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① 피고의 사업장 소음으로 발생한 난청에 대한 치료비 손해 3,729,910원, ② 위와 같은 난청 및 이 사건 사고에 따른 위자료 50,000,000원, ③ 원고에게 귀속되어야 할 보험금을 피고가 수령함으로써 부당이득한 12,595,420원, ④ 미지급 퇴직금 9,404,722원의 합계 75,730,052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피고에 대하여 구하고 있다.
판단
난청으로 인한 손해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든 증거들, 갑 2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2000년경부터 각종 금속을 가열한 후 타격, 성형하는 단조작업을 하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자로 일해 왔는데, 단조작업 과정에서는 항상 불규칙적으로 심한 소음이 발생하는 사실(시일 경과로 피고 작업장의 2012년 이전 소음 측정자료가 관할 고용노동청에 보관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2013년 이후 작업환경측정결과를 보면 85dB(A) 이상 소음이 계속 측정되고, 대부분 90dB(A)을 상회하는 고소음으로 확인되며, 그 사이 작업장이나 작업공정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는 2000년경부터 비슷한 소음 환경에서 일해 온 것으로 추인할 수 있다), 원고는 그러한 소음에 노출된 채로 10년 이상 피고의 작업장에서 근무하다가 2012. 5. 17. 양측 감각신경성난청 및 좌측 이명증 진단 하에 청각장애 6급 판정을 받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난청으로 장애 판정을 받은 2012년 만 62세 남짓으로 노인성 난청이 발생 가능한 나이이기는 하나, 당시 원고를 진찰하고 장애 판정을 한 이비인후과 진료의는 작업장 소음을 원인 인자로 표시하고 있고,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질환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업무상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질병이 발생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까지 고려하여 보면, 2012. 5. 17.경 확인된 원고의 감각신경성난청 등 청각장애는 피고의 작업장에서 10년 이상 일하며 지속적으로 소음에 노출되어 발생한 소음성 난청으로 봄이 타당하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ㆍ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은 소음환경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므로, 적절한 소음방지대책으로써 청력보호구를 지급하고, 그 착용 여부를 지도, 감독하며, 소음의 유해성과 예방에 관한 교육, 정기적 청력검사 등을 통해 근로자의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게 귀마개를 제공한 외에 근로자의 청력을 보호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의 그 같은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다가 소음성 난청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그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청각장애를 진단받은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한 뒤에 이 사건 소를 통해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시효기간 경과로 이미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계약상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사용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지고, 이러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해서는 민사상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므로(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8다270876 판결 참조), 이와 달리 피고의 위 채무가 3년의 단기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채무에 해당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원고로서도 자신의 안전과 건강을 위하여 작업 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귀마개를 착용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인하기 어려운 소음이 지속되는 경우 그에 대한 차음조치 등 대책을 요구하면서 청력에 이상이 있을 때는 정밀검사를 받아보고 작업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등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와 관련한 적극적 요구나 검사 등을 적절히 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2. 5. 17. 확인된 원고의 청력장애가 작업장에서 발생한 소음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나이를 고려하여 볼 때 생애 주기에 따른 노화도 그 발생 및 악화에 일정 정도는 기여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난청으로 인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4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치료비
갑 9 내지 11, 19, 24,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난청으로 인한 진료비, 검사비, 보청기 구입비로 2012. 4. 7.부터 2022. 2. 23.까지 3,529,910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치료비 손해금 1,411,964원(= 3,529,910원 x 책임제한 40%)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자료
원고의 나이, 난청 발생 경위, 과실 비율, 난청으로 인한 후유장해 정도, 보청기착용으로 난청이 일정 부분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의 액수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난청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11,411,964원(= 치료비 1,411,964원 + 위자료 10,000,000원)과 그 중 11,131,004원에 대하여는 2019. 7. 23.부터, 나머지 280,960원(소 제기 후 지출한 치료비 및 보청기 구입비의 40%)에 대하여는 2022. 4. 23.부터(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소장 및 2022. 4. 2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에 의해 각 그 이행을 청구한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만 인정한다)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
2019. 2. 14. 원고가 피고의 사업장에서 단조작업을 하던 중 작업도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파편이 튀어 소장 손상 등의 부상을 입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원고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사업주로서 그와 같은 작업상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작업용 앞치마를 제공하고 작업방법과 순서에 관하여 구체적인 교육을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31조 제3항,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9. 12. 26. 고용노동부령 제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제1항, 별표8-2. 라. 16.], 이를 행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부상을 입은 원고에게 그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손해를 배상해야 할 의무가 있고, 위자료의 액수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과실 비율, 상해 정도, 치료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3,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 3,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사고일인 2019. 2. 14.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보험금 상당 부당이득금
피고가 원고 등 근로자를 피보험자로 하는 단체보험으로 이 사건 상해보험에 가입하고, 이 사건 사고를 보험사고로 하여 2019. 6. 18.까지 보험금 총 12,595,420원을 직접 수령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처가 피고로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의 수익자는 피고로 지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상해보험에 관한 상법 제739조가 준용하는 상법 제735조의3 제3항은 ‘단체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때에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는 경우 외에는 그 피보험자의 제731조 제1항에 따른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단체의 규약으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한다는 명시적인 정함이 없음에도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없이 단체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였다면 그 보험수익자의 지정은 상법 제735조의3 제3항에 반하는 것으로 효력이 없고, 이후 적법한 보험수익자 지정 전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7다215728 판결 참조).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서 피고를 보험수익자로 하는 데 대한 명시적인 단체규약 규정이 있다거나 원고의 서면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피고를 위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것은 상법 제739조, 상법 제735조의3 제3항에 반하여 효력이 없고, 적법한 보험수익자 지정 전에 보험사고인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보험자인 원고가 위 보험의 정당한 수익자가 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수령권한이 없음에도 그 보험금 12,595,420원을 수령함으로써 이를 부당이득한 것이 되므로, 부당이득반환으로 원고에게 위 12,595,420원과 이에 대하여 그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2. 4. 23.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원고가 2000. 10. 13.부터 2019. 4. 3.까지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2019. 4. 4. 퇴직하였고,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36,807,607원을 지급한 사실은 각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의 퇴직 전 90일간 임금 총액은 7,50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30일 평균임금은 2,500,000원이고, 원고의 계속근로기간 6,474일에 대한 퇴직금은 46,212,328원(= 2,500,000원 x 6,747일/365일, 원미만 버림)이 되므로, 미지급 퇴직금은 9,404,721원(= 46,212,328원 – 36,807,607원)이 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0. 10. 13.부터 2004. 3. 31.까지의 퇴직금을 2004. 4. 1. 중간 정산하여 이미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2004. 4. 1. 이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만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을 5호증(퇴직금 정산표)은 원고와 관련된 ‘퇴직금 정산일자’란 옆 ‘날인’란의 서명이 원고의 자필 서명임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어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2004. 3. 31.까지의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중간 정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9,404,721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인 2019. 4. 19.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36,412,105원[= 난청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11,411,964원 + 이 사건 사고 위자료 3,000,000원 + 보험금 상당 부당이득금 12,595,420원 + 퇴직금 9,404,721원]과 그 중 11,131,004원에 대하여는 2019. 7. 23.부터, 280,960원에 대하여는 2022. 4. 23.부터, 3,0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2. 14.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1.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12,595,420원에 대하여는 2022. 4.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9,404,721원에 대하여는 2019. 4.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일부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