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3. 26. 선고 2019가합50646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구두, 핸드백, 가방의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2013. 4. 5. 주식회사 AD(이하 'AD'라 한다)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되었다.

나.

주식회사 AE(이하 'AE'이라 한다)은 구두, 가방, 의류, 악세사리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13. 3. 7. 설립되었다가 2018. 10. 22. 주주총회 결의로 해산하고, 2018. 12. 28. 청산 종결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1)

AD는 'AF'이라는 브랜드 구두를 생산하여 판매하였는데, 2013년경 AD로부터 AC 구두제조 및 판매 부분이 '피고'와 'AE'이라는 회사로 분리되었다. 당시 AD 소속 제화공(갑피공, 저부공, 재단사 등)과 생산관리직 중 개발실장은 AE 소속으로, 나머지 생산관리직(디자이너, MD, 경리, 영업부, CS팀 등)은 피고 소속으로 각 변경되었는데, 소속 변경 이후에도 제화공들은 피고의 지시를 받아 구두를 제조하였고, 제화공들의 임금도 피고가 관리하여 지급하였다. 피고와 AE은 대표이사가 동일하고, 같은 공간을 사용하였다. AE은 피고의 직영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피고와 AE은 사실상 동일한 회사였다.

원고들은 별지 청구내역표의 '입사일' 및 '퇴사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에 AD에 입사하였다가 AE 소속으로 변경되어 근무하다가 퇴사하였거나, 피고의 직영공장인 AE에 직접 입사하였다가 퇴사한 갑피공 또는 저부공들이다. 피고는 AE과 사실상 동일한 회사로서 원고들의 실질적인 사용자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피고와 AE이 별개의 회사라 하더라도 피고와 AE은 원고들에게 일감배분, 작업지시, 근태관리 등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공동으로 업무지휘를 하여 공동사용자로서 이익을 향유한 것이므로 피고와 AE은 원고들에게 공동사용자로서 퇴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피고와 AE은 별개의 회사이다. 피고는 원고들의 사용자가 아니며,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도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피고가 2013. 4. 5. AD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 4,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AG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와 AE이 유사한 시기에 '서울 성동구 AH빌딩'을 본점 소재지로 하여 설립·운영된 사실, ② AI이 AE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13. 5. 13. 피고의 대표이사로도 취임하여 2016. 3. 31.까지 피고와 AE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등 피고와 AE의 임원 구성 등에 일부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 ③ 피고와 AE의 근로자가 같은 건물을 사무실과 작업공간으로 나누어 사용해 온 사실, ④ AE 소속의 개발실장과 피고 소속의 디자이너 팀장, 영업부 팀장, 생산팀장, 대표이사가 매주 월요일마다 2층 피고의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였고, AE 소속 현장 실장과 공장장은 작업지시서에 따른 작업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각 팀별로 매일 갑피공과 저부공에게 일감을 분배한 사실, ⑤ 작업량 분배 후에도 피고 소속 MD가 생산팀에게 납품기일이 다가오는 제품이나 매장에서 납품을 재촉하는 제품에 대해 다른 제품의 생산보다 우선적으로 작업할 것을 요청하면 AE 소속 현장 실장과 공장장이 갑피공과 저부공에게 우선 작업을 지시하여 업무를 처리해 온 사실, ⑥ 제화공들에 대한 보수지급은 갑피공의 근무관리를 하는 공장장과 저부공의 근무관리를 하는 현장부실장이 작업량용지를 수거해서 제출하면 인사관리팀 AJ 대리가 이를 정리하여 대표이사에게 결재를 올리고, 대표이사 AI이 직접 제화공들에게 이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위 이체 이후 인사관리팀 AJ 대리가 제화공들에게 보수지급 내역을 확인시키는 절차를 거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 내지 3, 5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와 AE이 사실상 동일한 회사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와 AE이 사실상 동일한 회사임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피고와 달리 AE은 AD의 분할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와 AE은 사업연도마다 각자 별도로 법인세를 신고하고 납부하여 왔다.

나)

피고는 구두, 가방, 의류, 악세사리 제조 및 도소매업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 관련 사업 등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어 피고와 AE의 목적사업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

다)

피고와 AE은 AH빌딩의 2, 3층 공간을 구분하여 각자의 사무실로 사용하였고, 각 회사의 사용공간은 특정·분리되어 있었다.

라)

AE은 피고와 2013. 5. 1. 도급계약을, 2017. 8. 1. 상품공급계약을 각 체결하고 위 각 계약의 내용에 따라 피고에게 구두 등 제품을 공급하여 왔으며, 피고로부터 납품한 총 제품 수량을 기준으로 대금을 지급받아 왔다. 또한 AE은 피고 이외에 AK 등 다른 업체에도 구두 완제품을 납품하는 등의 거래를 하고 대금을 지급받기도 하였으며, 피고와 별개로 AL, 주식회사 AM, 주식회사 AN, AO 등의 업체들과 위 각 업체들이 AE의 발주서에 따라 구두 완제품을 제작하여 AE에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각 상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구두 완제품을 납품받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고와 AE은 각각 별개의 법인격을 갖는 회사임을 전제로 영업활동을 해 왔다.

마)

사실상 동일한 회사가 아닌 별개의 회사 간에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도급 관계에서도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거나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구두제품의 발주서를 제공하거나 발주한 업무 중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작업 내역을 알려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바)

증인 AG이 원고들의 보수지급 업무를 처리한 피고의 직원이라고 증언한 AJ 대리는 실제로 AE 소속 직원이었고, 갑피공, 저부공을 관리한 공장장, 현장 실장 등도 모두 AE의 소속이었다. 또한 제화공들은 AE 명의로 보수를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제화공들의 조퇴, 지각, 결석 등은 AE 소속 공장장이나 현장 실장의 허락을 받거나 이들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AE 소속 직원들의 임금 지급과 작업 관리는 모두 AE이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이러한 업무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3)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는 따져볼 필요도 없이 원고들의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청구에 관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와 AE의 공동사용자책임에 따른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공동사용자책임 주장은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한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원고들이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피고가 실제 사용자와 공동으로 업무지휘를 하여 사실상 사용자로서의 이익을 향유하였다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단지 피고가 사실상 사용자로서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과하는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이를 인정할 법적 근거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뿐만 아니라 앞서 본 여러 사실 및 사정, 즉 ① AE은 피고와 도급계약 및 상품공급계약을 체결하여 위 각 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구두 등 제품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납품한 총 제품 수량을 기준으로 한 대금을 지급받았던 점, ② 제화공들은 피고로부터 직접 보수를 지급받은 바 없고, AE 소속 공장장, 인사관리팀 직원 등의 작업량 수거·정리를 거쳐 대표이사로부터 AE 명의로 보수를 지급받아 온 점, ③ AE이 피고 이외의 다른 업체들과도 구두 완제품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한 사실이 있는 점, ④ 제화공들에 대한 근태관리는 AE 소속 공장장이나 현장 실장의 관리·책임하에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과의 관계에서 사실상의 사용자로서의 이익을 향유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박수진 배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