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로 별지 2 기재 각 퇴직금 중간정산일에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피고는 중간정산 퇴직금을 산정하면서, 피고의 급여규정에 위반하여 매월 지급하던 가족수당과 특별상여금 중 연말상여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가족수당과 연말상여금을 누락시킴에 따라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중간정산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원고들의 미지급 중간정산 퇴직금 채권은 시효로 모두 소멸하였다.
판단
소멸시효 완성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그리고 미지급 중간정산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그 퇴직금 중간정산일로부터 기산되고, 퇴직금 중간정산 이후에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54322, 54339 판결,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원고들이 늦어도 2011. 12. 31. 이전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3년을 훨씬 지난 2019. 4. 30. 비로소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의 미지급 중간정산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재항변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으므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또는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그 채권자들 중 일부가 이미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6다22968 판결,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826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시효완성 이전에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나아가 객관적으로 원고들에게 권리행사 장애사유가 있었다거나, 시효완성 후 피고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재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원고는,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중간정산 퇴직금 미지급이 근로기준법 내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66조에 따라 원고들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는 권리는 미지급 중간정산 퇴직금 채권이고, 이에 대해서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그 소멸시효를 정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민법 제766조를 적용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중간정산 퇴직금을 일부 미지급하는 채무불이행을 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곧바로 피고에게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원고들이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행위를 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요건사실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이에 대한 아무런 입증이 없다[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 또한 불법행위에서 요구되는 행위의 위법성은 가해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만한 정도를 넘는 경우에 인정되는데, 이는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을 때는 일단 그 존재가 추정되는 채무불이행의 위법성과는 다른 의미이다].
결 론
원고들의 미지급 중간정산 퇴직금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으므로,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오승이 송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