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8,308,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8. 30.부터 2019. 9. 23.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사단법인 B 산하 직할 지회로서, 서울 광진구 일원에서 개업한 C들을 회원으로 조직되어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는 비법인사단이다. 원고는 1998. 9. 5. 피고에 입사하여 2015. 2. 12. 아래와 같이 면직결의 될 때까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던 근로자이다.
사단법인 D('D')는 2015. 2. 2. 피고의 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5. 2. 1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면직의 징계의결('이 사건 면직결의')을 하였다(이하 아래 이유에 기재된 각 순번에 따라 '제1~15 징계사유').
피고 징계위원회는 2015. 2. 24. D 에 위 징계의결서를 송부하였고, D가 원고에게 위 징계의결서를 송부하여 2015. 2. 27. 원고가 이를 수령하였다.
피고 지회장 E은 2019. 3. 12. 경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2015. 1. 1. 부터 2015. 2. 26. 까지의 미지급 임금 4,106,142원을 공탁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D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 14, 21, 2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 지회장 E은 원고를 퇴출시키려는 부당한 목적으로 이 사건 면직결의를 주도하였는데, 이는 원고의 징계사유와 관계가 있는 자가 징계심의에 관여한 것으로 면직결의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또한 이 사건 면직결의의 이유는 징계사유가 될 수 없거나 경미한 사유에 불과하고, 징계양정도 과중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면직결의 이후부터 원고가 정년에 달하는 2016. 5. 31. 까지의 임금 및 원고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다음날인 2007. 9. 7. 부터 2016. 5. 31. 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면직결의 무효확인 청구 부분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같은 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하였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을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등 참조).
피고 사업장이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사실은 앞서 보았다. 여기에 위에서 본 증거,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D의 직원 징계규정이 징계의 사유와 절차를 정하여 직원의 면직 등 해고를 제한하고 있고,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D의 모든 규정을 적용해 왔으며, 원고 역시 D 규정의 적용을 주장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 직원징계규정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 편입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면직결의의 적법 여부는 위 직원징계규정을 근거로 판단하여야 한다.
절차상 하자 유무
D 직원징계규정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징계사유와 관계가 있는 징계위원은 그 징계사건의 심의에 관여하지 못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E이 원고의 징계사유와 어떠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제1~8, 13 징계사유
원고는 제1~8 징계사유의 발생 자체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고 있다(다만 이는 사소한 관리 소홀에 불과하므로 면직결의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제13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다투고 있으나 위 징계사유는 서류 미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제1~8 징계사유와 내용상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별도의 징계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1~8, 13 징계사유는 인정되고, 이는 별지 징계양정기준상 '1. 성실의무 위반(직무태만)'에 해당된다.
제9~12 징계사유
D 직원징계규정 제7조 제1항 및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지회 사무국장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 시 D 사무총장이 작성한 징계의결요구서가 있어야 하고, 징계사유에 대하여 충분히 조사한 후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첨부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도록 되어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요구서에서 징계 요구한 징계사유만을 대상으로 하여 그에 대해서만 심리·판단하여야 하고, 그 밖의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징계의결을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위 각 징계사유는 징계의결요구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 각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제14, 15 징계사유
위 각 징계사유의 요지는 원고가 피고의 공금을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갑 제15~20호증, 을 제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E은 2015년 초경 받은 회계감사결과를 토대로 2015. 3. 16. 원고가 피고의 공금 59,423,569원을 횡령하였다고 고소한 사실, 원고는 2016. 6. 17. "2008. 6. 27.경부터 2014. 8. 29.경까지 39회에 걸쳐 피고의 공금 12,862,000원을 횡령하였다"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되었고, 2017. 12. 8. 최종적으로 '2008. 6. 27.경부터 2014. 8. 29.경까지 29회에 걸쳐 피고의 공금 합계 8,308,000원을 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벌금 500만 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단3669, 같은 법원 2017노1441 판결, 대법원 2017도17661 상고기각결정)이 인정된다.
원고는 피고의 운영자금을 고의로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 69155 판결 등 참조). 비록 E이 처음에 주장한 횡령액에서 대폭 감액된 부분만이 형사절차에서 원고의 횡령 금액으로 인정된 사정이 있기는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와 같이 확정된 형사판결의 사실 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제14, 15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는 별지 징계양정기준상 '6. 청렴의무 위반'에 해당된다.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면직결의 사유는 제1~8, 13~15 징계사유에 한하여 인정되고,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는 크게 보아 수년간에 걸친 각종 서류관리 부실과 업무상 횡령 두 가지로, 각각 별지 징계양정기준상 '1. 성실의무 위반(직무태만)', '6. 청렴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두 사유 모두 징계양정기준상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면직 처분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직원징계규정 제17조는 서로 관련이 없는 둘 이상의 비위가 경합될 경우에는 징계를 가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결의는 위 징계양정기준에 부합한다.
정리
이 사건 면직결의는 인정되는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양정기준에도 부합하므로, 이 사건 면직결의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임금지급 청구 부분
이 사건 면직결의가 정당한 이상, 면직결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임금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퇴직금지급 청구 부분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D 보수규정 제15조 제1항에 업무와 관련된 불법행위로 파면된 자와 업무와 관련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면직된 자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의 퇴직금제도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으로서 같은 법에서 정하여진 하한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은 반드시 지급되어야 하고(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도 2010. 12. 1.부터 위 법이 적용된다(위 법 부칙 제8조 제1항). 그렇다면 퇴직금 지급을 제한하는 위 보수규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하는 범위에서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사유(면직)가 발생한 이상, 위 보수규정에 불구하고 원고에게 일단 퇴직금청구권이 인정된다.
소멸시효 항변
피고는 퇴직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한다.
퇴직금청구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그 소멸시효는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날인 퇴직한 다음날부터 진행한다. 그런데 이 사건 소가 원고가 면직 통보를 받은 다음날인 2015. 2. 28.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19. 4. 2.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퇴직금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D의 중앙재심징계위원회가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여 이 사건 면직결의를 확정한 다음날인 2019. 3. 20.부터 퇴직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증거들, 갑 제12,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5. 3. 17. D에 징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고, D는 2015. 3. 26. 원고에게 업무상횡령 사건의 결과가 나온 후 재심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통지한 사실, 중앙재심징계위원회는 2019. 3. 19. 이 사건 면직결의를 확정하는 재심 결의를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의 해고라 함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 내지는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단독행위로, 이러한 해고의 성질에 비추어 볼 때 단체협약 등에 징계처분을 받은 자가 이에 불복이 있는 경우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재심의 절차는 근로자에 대한 하나의 구제절차에 불과하고 일단 내려진 징계해고는 그 즉시 효력을 발생하여 사용자와 징계해고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종료되며, 다만 재심에서 징계해고처분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소급하여 해고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뿐이다(대법원 1993. 5. 11. 선고 91누11698 판결 등 참조). D 직원징계규정 역시 '재심청구는 원처분의 진행을 막지 못한다'(제27조 제1항), '징계재심처분의 효력은 원처분일에 소급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청구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15. 2. 28. 부터 그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타당하다.
원고의 재항변
원고는, 퇴직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 사건 면직결의에 관하여 원고가 재심을 청구한 2015. 3. 17. 중단되었다가 재심청구가 기각된 다음날인 2019. 3. 20. 부터 다시 진행되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멸시효가 중단되기 위해서는 민법 제168조에서 정한 중단사유가 존재하여야 하는데, 피고의 내부적인 구제절차에 불과한 재심절차가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재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리
원고의 퇴직금청구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가 2008. 6. 27. 경부터 2014. 8. 29. 경까지 29회에 걸쳐 피고의 공금 합계 8,308,000원을 횡령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업무상횡령죄의 유죄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보았다.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에게 위 횡령행위로 8,308,000원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8,308,000원 및 이에 대하여 횡령행위일 이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4. 8. 30. 부터 반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9. 9. 23.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오승이 송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