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4월, 피고인 주식회사 B를 벌금 5,000,000원, 피고인 C를 벌금 10,000,000원, 피고인 D을 벌금 5,000,000원, 피고인 E 주식회사를 벌금 5,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C, D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위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 C, D, E 주식회사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각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사실오인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개구부에 덮개를 설치하면서 덮개가 뒤집히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설치하여야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개구부에 덮개를 설치함에 있어 볼트 등으로 고정시키지 않아 피해자가 개구부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슬리브 덮개는 추락방지 안전장치이다. 그러나 두께 1.2mm의 얇은 아연도금강판으로 볼트로 고정이 안 되어 추락방지장치로 미흡하였다.
콘판넬은 바닥에 고정되지 않은 채 측면에 세워져 있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C: 각 벌금 5,000,000원, 피고인 주식회사 B, D, E 주식회사: 각 벌금 3,000,000원)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개구부에 덮개를 설치하면서 볼트 등으로 고정시키지 않아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개구부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개구부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추락사고가 발생한 개구부(이하 '이 사건 개구부'라 한다)는 지하 6층 바닥에 있고, 개구부 아래 지하 7층 바닥까지는 약 6.4m이다. 따라서 추락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망하거나 중상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추락방지조치를 충분히 해야 할 필요성이 컸다.
이 사건 개구부에 설치된 '슬리브 덮개'(이하 '이 사건 슬리브 덮개'라 한다)만으로는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의 덮개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의 개구부 '덮개'는 '슬리브 덮개'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콘판넬'을 포함하는 것이다<1>. 원심은 위 '덮개'가 '슬리브 덮개'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았으나 이처럼 볼 아무런 이유가 없다.
개구부 덮개를 설치할 때는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임의로 움직이거나 뜯어낼 수 없게 견고하게 고정해야 하고 이러한 상태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개구부에 콘판넬이 덮여 있었더라도 임의로 움직일 수 없게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 피해자가 추락하기 전 이 사건 개구부 주변을 청소한 O은 경찰에서 '이 사건 개구부에 흰색 콘판넬<2>이 놓여 있어 판넬을 치웠더니 판이 보였고, 평상시처럼 밟았는데 이상이 없어서 청소를 했다'고 진술하였다. 당시 콘판넬이 콘크리트 못 등으로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었다면 청소작업자가 콘판넬을 무리하게 떼어 낼 이유가 없다.
㉡ 이 사건 사고를 조사한 M는 원심법정에서 '사고 발생 다음날인 2018. 11. 7.부터 2018. 11. 14.까지 3차례 이 사건 사고현장을 방문했을 때 이 사건 개구부 주변 다른 개구부에는 콘판넬이 고정장치 없이 덮여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슬리브 덮개만으로 추락방지용 덮개로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보조적으로 추락방지용 덮개로 기능할 수 있다.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지역본부 담당자들이 이 사건 사고 후 작성한 재해조사 의견서<3>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슬리브 덮개는 볼트 미체결 상태(단, 모서리 테이프 부착 상태)에서 최대 예상 붕괴하중이 50kgf이다.
그러나 4곳 모서리 볼트 체결 상태에서는 성인 1명 몸무게를 70kgf로 가정할 때 수직변위 31.1mm에서 지지될 수 있어 추락방지가 가능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주변 작업 시 슬리브 덮개를 밟고 이동하거나 작업하지 않도록 지시할 필요가 있다.
㉡ 피고인 C도 수사기관에서 만약 4곳 모서리 볼트가 모두 체결되어 있었다면 이 사건 슬리브 덮개는 100kg정도 무게는 견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4>.
결국, 이 사건 슬리브 덮개의 네 모서리에 볼트를 전혀 체결하지 않았고 그 위에 콘판넬을 제대로 고정해두지 않은 것은 피고인들이 개구부에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누군가가 제대로 고정해 두지 않은 이 사건 콘판넬을 옆으로 치워 놓은 상태에서 피해자가 이 사건 슬리브 덮개를 밟아 이 사건 개구부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W 주식회사가 피고인 E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신축공사 중 설비공사를 하도급받아 이 사건 슬리브 및 슬리브 덮개 설치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더라도, 이 사건 개구부는 피고인 주식회사 B가 담당한 철근콘크리트공사현장에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 주식회사 B와 그 안전관리책임자인 피고인 A는 여전히 자신의 근로자가 추락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결론
검사의 항소 중 사실오인 주장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