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18.부터 2021. 11.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 따라 설립되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법인으로 주식회사 B(이하 ‘B’)과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자와 보험가입자 관계에 있다. B은 C 외 5개 지구 도로보수공사의 원수급자로 위 공사 중 일부를 주식회사 D(이하 ‘D’)에게 하도급주었는데, E(이하 ‘피재자’)과 F은 D 소속 근로자이다. 피고는 주식회사 G(이하 ‘G’)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포터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자동차 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피재자는 2017. 11. 22. 18:20경 C 외 5개 지구 도로보수공사 건설현장에서 근무를 마친 후 F이 운전하는 이 사건 차량에 동승하여 강원도 영월근 H 소재 D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 이 사건 차량이 평창 소재 원동재터널 진입 입구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가드레일을 충격한 후 튕겨져 나와 본차로에 전도되는 사고를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
피재자는 이 사건 사고로 ‘급성 경막하 혈종, 급성 경막외 혈종, 강내로의 열린 상처가 없는 간의 손상’ 등의 상해를 입고 2017. 11. 22.부터 194일의 입원치료와 366일의 통원치료를 각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B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피재자에게 요양급여(치료비) 78,262,510원, 휴업급여 14,288,330원, 합계 92,550,84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구상권의 발생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의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와 동일한 성질의 것에 한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다41892 판결 참조). 원고가 피재자에게 휴업급여, 요양급여를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위 각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각 보험급여와 소송물을 같이 하는 피재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구상권의 범위
대인배상Ⅱ(책임보험 초과손해) 책임 인정 여부
인정사실
갑 제7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는 G이고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차량을 운전한 F과 피재자는 G의 실질적인 사업주 I가 운영하는 D 소속 근로자였던 사실, 피고와 G 사이에 체결된 자동차종합보험계약(J)의 업무용자동차 보험약관 제8조 제2항 제2호, 제3호는, 책임보험금을 초과하는 손해를 보상하는 대인배상Ⅱ에 대한 면책사유의 하나로, ‘배상책임이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 또는 피보험자동차가 피보험자의 사용자의 업무에 사용되는 경우 그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 중인 다른 피용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를 규정(이하 ‘이 사건 면책조항’이라 한다)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관련법리
자동차종합보험약관 중 대인배상Ⅱ에서 피고 주장과 같은 면책조항을 규정한 취지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노사관계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의 각종 보상책임을 규정하는 한편, 이러한 보상책임을 담보하기 위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으로 산재보험제도를 설정하고 있으므로, 산재보험 대상인 업무상 자동차사고에 의한 피해 근로자의 손해에 대하여도 산재보험에 의하여 전보받도록 하고, 이처럼 산재보험에 의한 전보가 가능한 범위에서는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 범위에서 이를 제외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05. 3. 17. 선고 2003다280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자동차 보험사고가 산재사고에도 해당하여 피해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인 경우, 즉 보험자가 자동차보험계약에 의하여 보상할 손해 중 산재보험급여로 전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자는 이 사건 면책조항에 따라 보상책임이 면제되고(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4429 판결 참조), 다만 피해자의 손해가 산재보험급여에 의해 전보되는 부분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보험자는 이 사건 면책조항의 단서에 따라 그 초과 부분을 보상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피해자가 이 사건 면책조항의 적용요건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자동차 보험사고의 발생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고, 이후 피해자가 실제로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았거나 그에 대한 지급결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위 적용요건의 고려대상이 아니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3항 본문은 ‘수급권자가 보험가입자인 사용자의 보상 또는 배상 책임의 이행으로 금품을 지급받는 경우’만을 규율대상으로 삼는 것이므로(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11571 판결 참조), 자동차 보험사고가 산재사고에도 해당하는 경우 피해자가 제3자로부터 산재보험급여에 상당하는 손해배상금을 받았더라도 위 규정을 근거로 피해자가 이 사건 면책조항이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다237817 판결 참조).
판단
위 법리에 의하여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이 사건 차량의 운행목적 및 그 운행경위, 운행경로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F과 피재자는 영월에 있는 사업장을 떠나 평창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후 영월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길이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자동차 보험사고임과 동시에 산재사고로 피재자는 이 사건 면책조항에서 정한 ‘산업재해보상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 차량의 보험자인 피고는 이 사건 면책조항에 따라 책임보험금을 초과하는 손해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면책되고, 다만 피재자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해 전보되는 부분을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피고는 그 초과 부분에 대해서만 대인배상Ⅱ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나, 원고가 청구하는 구상금은 산재보험법에 의해 지급한 보험급여에 대한 것이므로 피고는 그에 관하여 구상책임을 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는, 피재자와 F은 D 사업장 소속이고 이 사건 차량은 G 소유의 차량으로 양 회사의 실질 사업주가 같다고 하더라도 독립성이 있는 별개의 사업체이므로 이 사건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차량은 D과 그 원도급자 B의 공사업무를 위하여 투입되었고 G 소속 근로자인 피재자는 위 공사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이 사건 면책규정 제3호가 정하는 ‘피보험자동차가 피보험자의 사용자의 업무에 사용되는 경우 그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 중인 다른 피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대인배상Ⅰ(책임보험) 책임 인정 여부
결국 피고는 피재자에 대하여 대인배상Ⅰ에 따른 책임보험금의 지급책임만 부담한다 할 것이고, 원고에 대하여도 책임보험금의 범위 내에서 구상채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피재자의 위 상해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2호가 규정하는 [별표 1]의 상해등급 6급 제1호 ‘뇌손상으로 신경학적 증상이 경도인 상해’에 해당함은 갑 제3,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에 해당하는 보험금의 한도액은 7,000,000원인바,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피재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범위 내에서 위 책임보험금 최고한도액인 7,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상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급여 최종 지급일 다음날인 2020. 3. 1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1. 1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기타 주장에 대한 판단
타인성 인정 여부
피고는, 피재자와 F은 모두 이 사건 차량의 기명피보험자인 G의 근로자들이고 이 사건 사고는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이동하는 길에 발생하였는바, 피재자는 이 사건 차량의 공동운행자에 해당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소정의 타인성이 없으므로 원고의 구상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차량은 G이 D의 업무를 위하여 제공한 차량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D의 근로자인 F이 운전중이었는바, 피재자가 이 사건 차량을 F과 교대운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이 사건 차량의 운행지배 및 운행이익은 운전자인 F과 그 사용자이자 이 사건 차량 소유자인 G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며, 피재자가 이 사건 차량에 동승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차량에 관한 운행지배와 운행이익을 공유하는 공동운행자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재자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정하는 타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책임의 제한 여부
피고는 피재자가 F에게 안전운전을 촉구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으므로 이러한 과실이 참작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는 F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가드레일을 충격한 후 차로에 전도된 사고이고, F이 음주, 약물, 난폭, 졸음운전 등 위험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이 사건에서 피재자가 차량에 동승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 F에게 안전운행을 촉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나리
각주1) D과 G은 모두 실질적으로 I에 의하여 운영되는 회사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차량은 D의 공사 업무에 투입된 상태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