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5. 18. 선고 2021가합52423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2. 23. 원고에게 한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94,479,659원 및 그중 261,759,696원에 대하여는 2021. 12. 8.부터 2021. 12. 14.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32,719,962원에 대하여는 2021. 12.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2016. 10. 28.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C의원’이라는 상호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모발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이하 ‘피고 의원’이라 한다)을 운영하여 왔다.

나.

원고는 2020. 11. 23.부터 피고 의원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근무 도중인 2021. 1. 12. 피고와 근로계약기간 2021. 1. 2.부터 2021. 11. 30.까지, 급여 월 2,000만 원(세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21. 2. 22.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4가지 사유를 제시하면서 사직을 권고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가 2021. 2. 23.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위 사유에 “본인이 권고사직을 거부하므로 해고에 갈음합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하여 서면으로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하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원고에게 교부한 아래의 서면을 ‘이 사건 통지서’라 한다).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내지 7호증,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주위적 청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1. 2. 24.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인 2021. 11. 30.까지의 기간 중 9개월분에 해당하는 미지급 임금 합계 294,479,65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가)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의 일시와 장소가 서면에 특정되어 있지 않고, 해고시기도 소급 작성된 것으로서 서면에 명시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거나 그렇지 아니한 경우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나 피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해고를 하였고,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사전에 통지하거나 소명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 제27조 제1항, 제2항을 위반한 등의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효력이 없다.

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사유가 입증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효력이 없다.

2)

예비적 청구

설령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해고예고수당으로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31,506,35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 의원에는 징계의 사유와 절차를 정한 취업규칙이 없고, 피고는 원고와 면담하면서 이 사건 해고사유를 고지하였고 원고로부터 이 사건 해고사유의 존부와 소명을 듣는 절차를 거쳐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는 이 사건 해고사유에 적시된 행위를 하였고, 이는 의사로서 직업윤리에 반하는 불성실한 의료행위로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나아가 피고 의원의 대외적인 신용도 훼손한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

3)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원고가 피고 의원에서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1호에 따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해고가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무효인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1)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가 2021. 2. 23. 이 사건 해고를 하면서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통지서에는 제4항에 일시가 기재되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해고사유의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전날인 2021. 2. 22.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면서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각 사유를 제시하였고, 원고도 각 사유를 확인하고 이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다투면서 소명하였던 점, ②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사유에는 원고의 각 행위 당시 발언, 행동, 상황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해고사유는 모두 원고가 피고 의원에서 근무하면서 피고 의원 내에서 발생한 사유로서 각 사유의 내용에 비추어 그 장소를 시술실, 상담실 등으로 특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로서도 이 사건 해고 당시 자신에 대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고 이 사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인정 사실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에서 정한 해고사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통지서에는 “2021년 2월 22일”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당초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기 위하여 일자가 2021. 2. 22.로 기재된 이 사건 통지서를 작성하였고, 원고가 권고 사직에 응하지 아니하고 다음날인 2021. 2. 23. 피고 의원에 출근하자 피고가 이 사건 통지서의 각 사유는 동일하게 유지한 채 “본인이 권고사직을 거부하므로 해고에 갈음합니다.”라는 문구만을 추가하여 원고에게 교부하면서 이 사건 해고를 한 점, ② 원고가 2021. 2. 23. 피고에게 ‘권고사직 거부할 수 있습니다. 해고는 해고대로 따로 통보하셔야 합니다. 저를 해고한 사유하고 해고에 대한 이유를 써서 주세요.’라고 하여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통지서를 교부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도 당시 피고가 위 2021. 2. 23. 자신을 해고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소송에서도 이 사건 해고의 효력 발생일이 2021. 2. 23.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다투고 있지 않은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툼에 있어 그 해고시기를 확정하는 데 곤란을 겪거나 그로 인하여 이 사건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었던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일자가 이 사건 해고 전날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 해고의 시기가 명시되지 아니한 서면으로 행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한 해고라 하여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한 해고의 사법상 효력에는 영향이 없고, 해고예고 수당의 지급 여부도 해고의 효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28553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않았고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을 위반한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다)

해고사유를 사전에 통지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피고 의원에 특정사유에 대하여 징계절차를 거쳐 해고하도록 정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바(피고는 피고 의원에 징계의 사유와 절차를 정한 취업규칙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고 있다),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함에 있어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의 절차 이외에 별도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으므로(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두24005 판결 등 참조),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사전에 통지하거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절차적 하자로 인하여 효력이 없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7두24005 판결 등 참조).

(2)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1314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호증, 을 제2,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E은 원고가 피고 의원에서 근무하기 전부터 피고 의원에서 이사라는 직함으로 근무하면서 피고 의원에 내원하는 환자의 응대, 상담 및 시술 후 관리업무, 상담실 직원 교육 업무, 피고 의원의 광고 및 마케팅 업무 등 진료 이외의 피고 의원 경영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②

원고는 피고 의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로 E이 의료인이 아니면서도 모발이식 시술 진행 도중 시술실에 들어와 환자에게 말을 걸거나 원고에게 ‘300모 더 하셔야 될 것 같다’라고 말하는 등으로 지시하는 행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E에게 그러한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피고에게도 이를 수차례 건의하는 등 E과 지속적인 갈 등을 빚어 왔다.

③

원고는 2021. 1. 13. 마취 담당 의사인 F이 환자에 대한 마취를 진행하는 도 중 엎드려 있는 환자 옆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였는데, E이 이를 목격하고 피고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피고는 당일 저녁 원고와 면담하여 마취 도중 휴대폰으로 게임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러한 행위가 보기 좋지 않으니 차후에는 그러한 행위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하였다.

④

피고는 2021. 2. 22. 퇴근시간 후 피고 의원의 상담실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4가지 사유를 제시하면서 사직을 권고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통지서 제3항, 제4항에 기재된 사유는 사실과 다르고, 그러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피고에 이어서 E이 원고와 면담하였는데, E은 원고에게 다시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4가지 사유를 제시하면서 ‘결론적으로 피고 의원에서 다른 의사를 채용하기로 하였으니 권고사직을 제안한다’고 하였으나 원고는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사유들이 사실과 다르거나 발언의 뉘앙스가 달라 피고 의원을 비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권고사직 제안을 재차 거절하였다. 이에 피고가 다시 원고와 면담하면서 원고에게 ‘피고 의원은 의사 5명이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그런데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사유도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의원에 G 원장이 추가로 오게 되어 의사가 5명이 되었으므로 원고가 피고 의원에서 사직을 하였으면 좋겠다.’라고 하였고, 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1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하면 권고사직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나 피고는 E의 반대로 1개월분의 급여 전부를 지급할 수는 없고 1,5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하여 원고가 이를 거절하였다(이하 피고, E과 원고의 위 면담을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⑤

원고가 다음날인 2021. 2. 23. 피고 의원에 출근하자,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권고사직 제안을 거절하였으므로 원고를 해고한다’고 하면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1)

이 사건 통지서 제1항에 관하여는 원고가 시술실에 환자가 있는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을 수차례 목격하였다는 취지의 피고 의원 소속 간호사들과 E이 작성한 확인서와 이를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을 제2, 14 내지 18호증) 및 피고 의원 소속 의사 F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3호증)이 제출되었고, 원고도 환자의 모발이식 부위 디자인 진행 단계에서 E과 환자가 대화하는 동안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였고 원고가 아닌 의사 F이 환자에게 마취를 하는 중에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등 2~3차례 게임을 한 사실이 있음은 인정하고 있다. 모발이식 시술은 질병의 치료와 관계가 없는 성형수술의 일종이지만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행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점(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8317 판결 등 참조)을 고려할 때,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비록 원고가 직접 시술을 하지 않고 있던 중의 행위라 하더라도 일련의 모발이식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이루어진 행위로서 그 자체로 의사로서 위생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고, 환자로 하여금 불성실한 의료행위로 인하여 자신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줄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도 볼 여지가 있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통지서 제2항 내지 제4항에 대하여는 사실과 다르거나 발언의 뉘앙스가 달라 피고 의원을 비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통지서 제2항에 관하여는 피고 의원 소속 상담실장 D이 해당 내용을 직접 들었다는 취지의 확인서와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을 제5, 21호증)가, 이 사건 통지서 제4항에 관하여는 피고 의원 소속 간호사 H이 해당 내용을 직접 들었다는 취지의 확인서와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을 제4, 19호증)가 각 제출되었다.

(2)

그러나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통지서 제1항에 관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도 환자가 있는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2~3차례 게임을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 원고는 자신이 모발이식 시술을 하는 도중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인 마취를 위한 대기시간 중에 휴대폰 게임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마취 담당 의사인 F도 원고, 피고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자신은 블럭마취 중이었고, 원고는 환자 누워 있는 발치 구석에 앉아서 마취 끝나길 기다리며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한 점(갑 제2호증, 을 제3호증), ㉡ 원고가 멸균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휴대폰 게임을 한 것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점 [피고 의원 소속 간호사 I이 작성한 확인서를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을 제14호증)에도 ‘원고가 글러브를 벗은 채로 수술테이블 뒤쪽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 의료법 제36조 제1호, 동법 시행규칙 제34조 및 [별표 4] 제3호에서 정한 ‘수술실’은 의원에서 전신마취 하에 수술하는 경우에 환자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먼지와 세균 등이 제거된 청정한 공기를 공급할 수 있는 공기정화설비 등을 갖추도록 정하고 있는데, 피고 의원은 국소마취 하에 모발이식을 실시하는 의원으로서 이 사건 통지서 제1항에 기재되어 있는 ‘수술방’이라는 장소는 의료법 및 동법 시행규칙이 정한 ‘수술실’의 요건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는 피고가 2021. 1. 13. 원고에게 앞으로는 시술실에서 환자가 있는 상태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지 말 것을 요청한 이후로는 더 이상 시술실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이 사건 통지서 제1항에도 ‘2회 발각’된 것만을 사유로 삼고 있다), 피고도 위 2021. 1. 13. 이후로는 이 사건 면담 전까지 원고에게 휴대폰 게임과 관련하여 다시 문제를 제기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으며, 이 사건 면담 당시에도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4가지 사유 중 지나간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마지막 게(제4항) 문제이다’라고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시술실에서 환자가 있는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2~3차례 게임을 한 행위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②

이 사건 통지서 제2항, 제4항에 관하여는 피고 의원 소속 직원들의 확인서나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 외에 원고의 각 해당 발언을 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환자의 진술 등이 제출되지는 아니한 점, 이 사건 통지서 제3항에 관하여는 다른 사유와 달리 이를 뒷받침할 만한 피고 의원 소속 직원들의 확인서나 공증인이 인증한 사서증서조차 제출되지 아니한 점 및 원고와 E의 갈등 내용과 그 경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E의 피고 의원 내에서의 지위와 영향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통지서 제2항 내지 제4항의 사유와 같이 피고 의원을 비하하거나 피고 의원의 나쁜 이미지를 인식시켰다거나 피고 의원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였음이 인정된다고 쉽사리 단정하기 어렵다.

③

오히려 이 사건 해고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각 사유가 아니라 다른 사정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볼만한 정황들이 있다.

E은 피고 의원이 개원할 무렵부터 진료 이외의 피고 의원 경영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그러한 업무 외에도 환자의 시술 일정이나 시술 부위, 방향 등을 정하여 의사에게 요청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의원 소속 의사의 채용 및 해고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가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제안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절하자 E에게 원고와 면담하도록 요청한 점, 피고가 이 사건 면담 당시 원고에게 ‘E이 피고 의원의 지분 48%를 가지고 있다’, ‘G 원장은 E이 얘기해서 들어오기로 이미 내정되어 있다’, ‘사실 내 개인적으로는 한 달 치 페이를 주고 사직시키는 게 맞는데 E이 저렇게 완강히 반대하니’라고 말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은 피고 의원 내에서 상당한 지위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피고도 이 사건 소송에서 E이 피고 의원 운영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의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로 E과 지속적인 갈 등을 빚어 왔고, 이러한 상황에서 E이 주도하여 G을 피고 의원에 채용하기로 정함으로 인하여 피고 의원의 수익 구조상 기존에 있던 의사 1명이 피고 의원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원고를 권고사직 또는 해고하기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도 이를 전제로 이 사건 면담 당시 원고에게 ‘난 계약은 일단 만들면 지키고 싶어, 내 마음에 들건 안 들건. 자기 발로 차버리면 어쩔 수 없지만’, ‘피고 의원이 의사 5명이서 돌아갈거 같으면 이런 사유가 있어도 계약기간 채우고 간다. 그런데 사유야 어쨌든 5명이 되어 딜레마에 빠졌다. J 원장은 한 달 전에 이미 다니던 데를 통보했기 때문에 못 오게 할 수가 없다.’,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사유도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의원에 G 원장이 추가로 오게 되어 의사가 5명이 되었으므로 원고가 피고 의원에서 사직을 하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하였다.

④

피고도 이 사건 면담 당시 원고의 평소 근무능력은 인정하였다. 또한 설령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각 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의 근무 기간 등에 비추어 원고의 불량한 근무태도가 오랫동안 계속되거나 개선할 충분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고, 오히려 피고도 이 사건 면담 당시 원고가 구정(2021. 2. 12.) 전후로 근무태도가 완전히 달라졌고 구정 이후에는 아주 협조적이고 통제가 잘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그 효력이 없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유효를 주장하는 이상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나.

부당해고기간의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1)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일 이후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은 2021. 1. 2.부터 2021. 11. 30.까지이고 위 기간 동안 원고의 급여는 세후 월 2,000만 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급여 산정기간은 매월 1일부터 매월 말일까지이고 지급일은 익월 23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세후 월 2,000만 원을 기준으로 9개월간의 급여를 산정하면 합계 294,479,659원이 된다(원고는 구체적인 계산방법을 갑 제14호증의 1, 2로 제출하였고, 이러한 계산방법과 그 결과에 관하여 피고가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한 해고로 인하여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1. 2. 24.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인 2021. 11. 30.까지 발생한 임금 중 원고가 구하는 9개월분에 해당하는 294,479,659원 및 그중 ① 2021. 12. 8. 기준으로 지급일이 도래한 2021. 10. 30.까지 발생한 8개월분(지급일 각 익월 23일)에 해당하는 임금 261,759,696원(= 294,479,659원 × 8/9, 원 미만 버림<1>, 이하 같다)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2021. 12. 8.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만료일인 2021. 11. 30.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인 2021. 12. 14.까지 민법이 정한 연 5%<2>,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② 2021. 12. 8. 기준으로 아직 지급일이 도래하지 않은 2021. 11. 1.부터 2021. 11. 30.까지 발생한 1개월분(지급일 2021. 12. 23.)에 해당하는 임금 32,719,962원(= 294,479,659원 × 1/9)에 대하여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만료일인 2021. 11. 30.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날인 2021. 12. 15.부터<3>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한편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와 부당해고기간의 미지급 임금 청구 중 일부 지연손해금 청구를 제외한 나머지 청구를 인용하므로, 주위적 청구와 양립 불가능한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최윤영 김수현

각주1) 원 미만은 버리는 방법으로 계산한 결과, ①의 원금 261,759,696원과 아래 ②의 원금 32,719,962원을 합하면 294,479,658원으로 미지급 임금의 원금 합계액인 294,479,659원과 1원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

각주2) 의료법의 여러 규정과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의사나 의료기관을 상법 제4조 또는 제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의사가 의료기관에 대하여 갖는 급여 등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다200249 판결 등 참조), 의사인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채권에 관하여는 민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율이 적용된다.

각주3) 2021. 11. 1.부터 2021. 11. 30.까지 발생한 1개월분의 임금의 지급일은 2021. 12. 23.이나,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이전인 2021. 11. 30. 기간만료로 종료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2021. 11. 1.부터 2021. 11. 30.까지 발생한 1개월분의 임금도 2021. 12. 14.까지 지급할 의무가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