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기업, 개인사업자의 신용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신용상태를 평가하거나 그 결과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원고 B, C는 현재 1, 2급으로 재직 중이고, 원고 A는 2021. 4. 30. 퇴직하였다.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구「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이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피고는 당초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상시 300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는 사업장으로서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2호에 따라 2017.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는 2017. 1. 2.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피고 내 E노동조합 F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피고는 2018. 10. 17.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고 한다).
유예조항 라. 유예조항 합의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2018. 10. 19. 임금피크제 운영기준을 제정하고, 같은 날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였는데, 임금피크제 운영기준 및 인사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서, 별지 2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 별지 3 서약서를 작성한 후 부서장 확인을 받
총
제4조의2(임금피크제)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5호증,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여 무효이다.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절차 위반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전부터 60세의 정년을 보장받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그 도입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임금 및 퇴직금이 삭감되었는바, 임금피크제 운영기준 제정 및 인사규정 개정을 통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으로,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협의와 별도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1>에서 정한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았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위 동의절차를 생략하였고,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운영기준 별지 1에 따른 ‘임금피크제 동의서’ 작성도 거부하였음에도,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ㆍ시행하였는바, 결국 원고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적법한 동의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개별근로계약의 우선 적용
원고들은 피고와 개별적으로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연봉제규정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취업규칙의 변경은 기존의 개별근로계약보다 불리한 내용임에도 피고는 원고들과 연봉계약 변경에 관한 개별적인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근로자 차별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전ㆍ후에 동일가치의 노동을 제공함에도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를 연령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에게 과도하게 불리하여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2>의 연령차별금지 규정에 위반된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결여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부터 60세의 정년을 보장받고 있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인하여 임금이 40~60% 삭감되었다.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인 불이익을 안기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로 인한 임금 내지 퇴직금 감액분으로서 원고 A는 150,522,920원, 원고 B는 94,013,549원, 원고 C는 127,377,19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췄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 지급받은 임금보다 더 유리한 임금을 지급받도록 정한 개별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에서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므로, 연령차별금지에 위배되지 않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갖추었다.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모집ㆍ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ㆍ훈련
배치ㆍ전보ㆍ승진
퇴직ㆍ해고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동의하였고 피고는 이를 신뢰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임금피크제 적용 후 원고들에 대한 실 지급급여는 ‘기본 월액 × 16 × 60%(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연차별 급여지급률)’에 따라 산정되어 지급되었는바, 미지급 임금 또는 퇴직금에 대한 산정기준이 되는 기본월액은 ‘실 지급급여 ÷ 16 ÷ 60%’가 되어야 함에도, 원고들은 이와 달리 실 지급급여가 ‘기본 월액 × 60%’라는 전제 하에 ‘실 지급급여 ÷ 60%’의 산식을 적용하여 청구금액을 잘못 산정하였다(예비적 주장).
판단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 충족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
또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ㆍ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에 의한 동의를 얻었다고 볼 수 있고,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동의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노동조합이 피고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고, 피고가 2018. 10. 17.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사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 운영기준을 제정하고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 및 시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의 개별적 동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
원고들은 불리하게 변경되는 취업규칙에 반대하는 근로자에게 변경된 취업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근로자의 계약 자유의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비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또는 일정한 근로자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표하여 불이익변경에 대해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우선적인 지위를 창설적으로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라 과반수 조합의 동의가 있으면 조합원은 물론 비조합원에 관하여도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 유효하게 이루어지게 되는데, 위 규정에 따라 노조가입이 배제된 소수 근로자들(통상 관리직 근로자들)의 동의권 또는 의견을 반영할 기회가 일부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집단적 근로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이나 근로자 집단에 대한 획일적ㆍ통일적 규율이라고 하는 취업규칙의 본질 등을 중요하게 고려한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노동조합법 등 노사관계 법령상 근로자 집단을 대표하는 자주적 조직체로서의 노동조합이 가지는 기능 및 그 위상에 비추어 볼 때 이렇게 하는 것은 충분히 선택 가능한 합리적인 방안 중에 하나로서 입법자의 자유로운 입법형성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를 두고 소수 근로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로서 그들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별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갑 제1, 2호증, 을제 4, 5, 6,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임금을 정하는 개별근로계약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개별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개별적으로 동의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더 살펴보지 아니한다).
피고와, 원고 A는 2011. 1. 19., 원고 B는 2015. 1.경, 원고 C는 2011. 1.경 각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각 연봉계약서에는 “계약기간 만료 시 연봉제규정 제4조에 따라 재계약하며, 새로운 연봉계약서를 작성하기 전까지는 본 계약서에 따라 급여를 지급한다.”, “본 계약서에 명시되지 아니한 내용은 회사의 사규 및 제규정에 의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임금 산정방법이나 금액에 관하여 정하여져 있지 않다.
피고는 연봉제 적용대상자에게 적용되는 임금 산정방법에 대하여 연봉제규정 및 연봉제규정 운영요령에 상세히 규정하면서 그에 따라 임금을 산정하여 왔고, 원고들 또한 최초 연봉계약을 체결한 이후, 별도의 연봉계약을 다시 체결하지 않고 위 규정들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왔는바, 원고들의 근로계약 중 임금과 관련된 근로조건에 관한 부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연동하여 변경되었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은 연봉계약을 체결하기 전, “연봉 결정기준에 의해 지급되는 연봉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 회사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연봉제 적용 동의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는데, 원고들이 지급받은 연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원고들이 연봉제규정 및 연봉제규정 운영요령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고 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매년 개별적인 연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연봉제규정 및 연봉제규정 운영요령과 다른 내용으로 임금을 정하는 개별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위 각 연봉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은 원고 A, C의 경우 각 2011. 1. 1.부터 2011. 2. 28,까지, 원고 B의 경우 2015. 1. 1.부터 2015. 12. 31.까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기 전 연봉계약서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종료되기도 하였는데, 이후 ‘계약기간 만료시 연봉제규정 제4조<3>에 따라 재계약한다’는 연봉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원고들은 별도의 연봉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지 않고 연봉계약이 갱신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근로자 차별인지 여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5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다가, 을 제12, 13, 17 내지 20, 26, 27, 29, 31, 33, 34, 3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경 모든 공공기관에 고령자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의 발생에 대비하기 위하여,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에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사회를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 보장ㆍ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 등을 예정하고 있다. 피고는 피고의 주주이자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아온 것으로 보이는바(갑 제3호증의 2),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될 무렵인 2013. 4. 24.경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을 검토하였고(을 제18호증), ‘고용조정 없이 실질적 고용안정 가능, 신규인력 채용 확대에 도움, 인건비 부담 감소로 인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하였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는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가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도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4조의5 제4호에서는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ㆍ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ㆍ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었고(을 제27호증), 실제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 피고의 신규채용 규모가 확대되었으므로(피고는 300인 미만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해당하는데,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는 매년 평균 5명 정도의 직원을 신규채용하다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이후 2019년 19명, 2020년 18명, 2021년 26명, 2022년 18명을 신규채용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 사유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는 2017.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는데, 정년 연장에 수반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해 2015년경부터 노동조합과 논의를 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을 제19, 20호증). 이러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에 비추어 볼 때,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일부 근로자들의 임금이 감액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후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에게 각종 연수(Refreshment 연수, Outplacement 연수)를 제공하고, 연수지원금을 지급하며, 업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도 하는 등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였다. 원고들 또한 임금피크제 적용 후 Refreshment 연수 제도를 이용하였고, 원고 A, B는 각 200만 원의 연수지원금을 지급받기도 하였다.
현저하게 합리성을 결여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 경위, 내용의 상당성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 절차를 거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전체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은 유효하므로,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임금 내지 퇴직금 감액분의 청구는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안근홍 차현우
각주1)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각주2)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모집ㆍ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각주3) 제4조(연봉계약기간) 연봉의 계약기간은 매년 3월 1일부터 익년 2월 말일까지 1년으로 한다. 단,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달리 정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