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1노297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이 사건 업소에는 근무시간이나 청소 등에 관한 강제적 지휘·감독이나 지시가 존재하지 않았다. 마사지사들의 출퇴근이나 결근에 대한 관리·감독도 없었다. 이 사건 업소에서 시행된 교육 역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게 부탁하여 피해자들의 기술 향상을 위해 피고인이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를 피해자들에게 전수하여 준 것일 뿐, 강제성이 없었다. 교육에 불참하였다 하여 불이익을 입는 것도 아니었다. 피해자들은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자기 사업을 위해 일한 것이다. 더욱이 이 사건 업소에는 강제성을 가진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피고인과 프리랜서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마사지 영업 자체가 불법이어서 마사지업계는 통상적으로 손님이 지불하는 마사지 요금을 업주와 마사지사가 5:5로 나누고, 대신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그리고 마사지는 시술하는 사람의 특징과 장기에 좌우되는 특성이 있어, 사실상 업무수행에 대한 통제·관리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피해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피고인에게 피해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산정에 있어 피해자들이 G 한의사가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업무를 수행한 2009년경부터 2014년경까지의 기간은 한의원에 소속되어 일한 것이지 피고인에게 고용된 것이 아니었으므로 계속근로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은 평균임금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2017. 4. 8.경부터 2017. 7. 7.경까지 3개월간 무리하게 손님을 받아 자신들의 수입액을 증액하였는바, 위 기간 동안의 수입액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계산하는 것은 부당하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던바, 원심은, 피해자들이 정해진 시간·장소에서 일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출퇴근에 대한 관리·감독을 받았으며, 피고인에게 정기적으로 업무내용을 보고한 점, 피해자들이 외출·조퇴·결근에 대해 피고인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 했고 무단 외출·결근을 하는 때에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점, 피해자들이 줄곧 피고인의 업소에서만 일하였고, 자신들의 업무를 제3자에게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점, 피고인이 마사지 서비스 품질의 유지 등을 위하여 피해자들을 계속 교육 내지 지시하였고, 피해자들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점, 피해자들이 2010. 2.경까지 매월 일정 금원을 월급조로 지급받다가 그 이후부터 매출액에 따라 산정한 금액(마사지 수입액의 5:5)을 지급받았으나, 위 시기를 전후하여 근무형태나 그 내용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업소에서 일하던 중인 2015. 1.경 피고인과 사이에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고, 피해자들이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한 사정 등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피해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의 판단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자들의 근무시간은 10:00부터 21:00까지 또는 11:00부터 23:00까지였고, 근무시간에는 고객이 없는 경우에도 휴게실에서 대기하였다. 따라서 피해자들이 다른 마사지업소에서 마사지사로 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약 6년 내지 8년 동안 계속하여 이 사건 업소에서 일하였다.

②

피해자들은 통일성을 위하여 업소명이 기재된 가운이나 개량한복 양식의 근무복을 착용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비품, 작업도구 등 마사지 서비스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제공·관리하였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고객에게 제공할 마사지 방법, 시간, 순서, 가격 등 마사지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내용을 정하였고, 피해자들은 피고인이 정한 프로그램대로 마사지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해자들이 마음대로 가격을 할인하거나 프로그램의 내용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

④

피해자들이 현장에서 고객에게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할 때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구체적인 방법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는 고객마다 통증을 느끼거나 집중시술을 요구하는 부위, 근육 뭉침의 정도, 원하는 강도 등이 달라 현장에서 해당 고객에게 적합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마사지 업무의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들이 이미 피고인으로부터 교육을 받아 숙련된 마사지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개별적·구체적 지시 없이도 별다른 문제없이 마사지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자들이 고객에게 구체적인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피고인의 지휘·감독권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인은 2015. 1. 2.경 피해자들과 사이에 ‘프리랜서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업소에 입사한 이후 5년 넘게 아무런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일하다가, 2015. 1.경에 이르러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계약서를 한 차례 작성하였을 뿐이다. 위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2015. 12. 31.경 종료되었음에도, 그 이후 새로운 계약서가 작성된 바도 없다. 나아가 피해자들이 자신의 소득에 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나, 이는 피고인이 정한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

퇴직금의 액수

가)

계속 근로기간 관련

피고인은 2009년경부터 2014년경까지 한의사 G와 서울 강남구 B, 3층에서 피고인은 마사지업소를, G는 한의원을 운영하는 형태로 동업을 하다가, 2014년경 한의원이 폐업한 이후 동일한 장소에서 단독으로 마사지업소를 운영하였다. 그러나 위 동업기간 동안 피해자 E, F는 G가 아닌 피고인으로부터 업무 관련 지시를 받았고, 피고인에게 고객현황 등을 보고하였으며,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보수를 지급받았다. 동업에서 단독 영업으로 영업방식이 변경된 2014년경을 전후하여 피해자 E, F의 근무형태나 내용에 별다른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해자 D은 2011. 7. 19.경부터 2014. 4.경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다른 지역의 마사지 업소에서 근무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은 2014년경 이전에도 피고인과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평균임금 산정 관련

피해자들을 포함한 마사지사들은 고객이 마사지사를 지정하는 경우 외에는 정해진 순번에 따라 고객을 배정받았고, 마사지사들의 순번은 카운터 직원이 공평하게 정하였으므로, 피해자들이 임의로 순번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특정기간 동안 더 많은 수의 고객을 배정받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달리 피해자들이 의도적으로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평균임금을 현저하게 높이기 위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면서, 4년 넘는 기간 동안 피해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미지급 퇴직금의 액수도 합계 1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피고인은 관련 민사소송에서 확정된 2명의 피해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지연손해금, 소송비용까지 포함하여 전액 변제하였고, 나머지 1명의 피해자에 대한 퇴직금도 법원의 조정결정에 따라 전부 지급하였다. 마사지업 자체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마사지사에게 분배되는 수익 비율이 높은 편이고, 실제 퇴직금을 지급한 사례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에게 위법성의 인식이 미약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전과,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