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21. 선고 2021노349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D의 진술 및 이에 부합하는 근로계약서의 기재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사전 예고 없이 D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됨에도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2020. 11. 2.부터 이 사건 회사의 관리소장으로 근로하는 D을 2021. 4. 29. 사전 예고 없이 2021. 5. 2.자로 해고하면서 통상임금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와 D 사이에 2020. 11. 2. 체결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의 계약기간을 2020. 11. 2.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사전 예고 없이 D을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사전 예고 없이 D을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1)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2020. 11. 2. 이 사건 회사 명의로 D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을 2020. 11. 2.부터 2021. 12. 31.까지, 수습기간을 3개월로 기재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은 D이 피고인의 도장을 가져가 임의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이고, 실제로는 당초 D을 3개월의 임시직으로 채용하였다가 그 기간을 다시 3개월 연장함에 따라 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두 번에 걸쳐 작성하였으므로, 2021. 5. 2.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한다.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회사는 2021. 1. 25.경 이 사건 회사의 관리위원회 위원들 및 C 상인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D에 대한 임시직 소장 채용기간을 2021. 5. 2.까지로 3개월 연장하기로 결의한 사실, ② 이 사건 회사의 관리위원회 위원 E, I, C 재개발사업 정비조합 총무 G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본 적이 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들을 각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 ③ D은 2021. 1. 25.경 이 사건 회사의 관리위원회 위원장 K의 요구에 따라 ‘2020. 11. 2. 근로계약서 형식상 의미 없다. 현 대규모점포 상인회 임원들이 정식으로 채용은 대규모 상인회 조직이 완료 시 관리소장으로 정식임명조치. 대규모점포 운영위원, 상인회 운영위원 불통과 시 그만둔다. 2020. 11. 2.부터 임시로 채용하되 급여는 지급한다. (월급여 : 2,022,480)’라고 기재된 확인서(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고 한다)를 이 사건 회사에 작성하여 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근로계약 체결시 근로계약서를 2부 작성하여 한 부를 근로자에게 교부하고 나머지 한 부는 사용자가 보관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할 것인데, D은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청에 이 사건 회사를 고소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제출하였고, 피고인 역시 근로감독관에게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제출한 점, ② D이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이 법원 2021가합2009 통보문 무효확인의 소사건에서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진정성립 자체는 다투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위 소송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송을 직접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는 점, ③ 피고인은 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두 번에 걸쳐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에 부합하는 계약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④ 2021. 1. 25.경 이 사건 회사의 관리위원회 위원들 및 상인회 임원들의 D에 대한 임시직 소장 채용기한 연장 결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결의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시 정한 계약기간보다 우선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위 사실확인서들은 부동문자로 작성된 채 서명만을 받아 제출한 서류로서 신빙성이 떨어지는 점, ⑥ 이 사건 확인서의 작성에 직접 관여한 K은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D을 3개월의 임시직으로 채용하였다가 다시 3개월 연장하는 것임을 확실히 하기 위하여 D에게 요구하여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고 진술하나, 이 사건 확인서에는 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하였다고 추단할 만한 기재 내용이 없고, 계약기간이 특정되지도 아니한 점, ⑦ 오히려 K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작성 당시 자신은 관여한 사실이 없고, 확인서를 작성한 이후 계약기간이 1년(진술의 전체적인 취지에 의하면 2020. 11. 2.부터 2021. 12. 31.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으로 된 근로계약서를 본 사실은 있으나 3개월로 된 근로계약서는 본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⑧ 이 사건 확인서의 “2020. 11. 2. 근로계약서 형식상 의미 없다.”는 기재 부분은 그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바, 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용자인 피고인 측의 요구에 따라 작성된 이 사건 확인서를 근로자인 D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는 것은 정의와 공평의 원리에 반하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진정하게 성립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에 반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민사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사실은 다른 민사, 형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법원이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될 수는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956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이 법원 2021가합2009 통보문 무효확인의 소 사건에서도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주된 쟁점으로 다투어졌고, 위 법원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계약기간을 2020. 11. 2.부터 2021. 12. 31.까지라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위 사건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2나2017766 사건)에서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고, 위 판결은 상고심(대법원 2022다295926 사건)에서도 그대로 확정되었다.

4)

따라서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2020. 11. 2.부터 2021. 12. 31.까지로 하되 수습기간을 3개월로 정하였다고 인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D을 2021. 4. 29. 사전 예고 없이 2021. 5. 2.자로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