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21,322,984원 및 그 중 508,324,962에 대하여 2022. 3.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귀포시에서 관광숙박업, 골프장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12. 10.경 경영악화와 각종 세금 및 자금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 주식회사에서 경영기획실 상무로 재직하고 있던 원고를 영입하고, 2012. 10. 11.자로 원고의 직위를 전무이사, 직무를 비상대책위원장 및 총지배인(겸직)으로 하여 인사발령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전무이사로서 자금집행 업무를 총괄하였고, 그 후 부사장으로 임명되어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0. 11. 1. 퇴직하였다.
피고의 임원퇴직금규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라 한다)은 '임원(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등기이사 및 집행임원에 대하여 적용한다)의 퇴직금 지급에 관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2019. 8. 30. 제정되었는데, 임원의 퇴직금에 관하여 '퇴직한 날부터 소급하여 3년 동안 지급받은 총급여의 연평균환산액 × 1/10 × 재임월수/12 × 임원별 산정율'의 산식에 의하여 산정한다고 하면서 부사장, 총지배인의 임원별 산정율을 '3'으로 정하고 있었다(산정율은 퇴직 시 직책 또는 직급에 따른다).
원고의 퇴직 당시 피고의 재무팀장이던 D은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라 원고의 퇴직금을 499,236,238원으로 산정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가 2021. 7. 16.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피고의 대표이사 E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노동청은 E의 법 위반 사항에 관하여 수사를 진행한 후 제주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다.
제주지방검찰청의 담당 검사는 E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아 2022. 7. 19. 벌금 100만 원의 구약식 처분을 하였고, 제주지방법원은 2022. 10. 5. E에게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2022고약3887).
한편 피고는 원고의 위 진정 이후 2022. 3. 30. 원고에게 퇴직금 123,779,030원, 연차휴가수당 33,173,844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호증, 을 제4,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 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퇴직 당시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퇴직금은 499,236,238원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다가 2022. 3. 30.에서야 퇴직금 중 일부인 123,779,030원을 지급하였는바, 2022. 3. 30.을 기준으로 원고가 지급받아야 하는 돈은 미지급 퇴직금 499,236,238원 및 그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11. 16.부터 2022. 3. 30.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 136,777,052원의 합계 636,013,290원이다. 위 돈에서 피고가 2022. 3. 30. 원고에게 지급한 123,779,030원을 공제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과 지연이자의 합계인 512,234,26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퇴직 당시 원고에게 발생한 연차휴가수당은 33,173,844원인데 피고는 원고에게 위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다가 2022. 3. 30.에서야 이를 지급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2022. 3. 30.를 기준으로 원고가 지급받아야 하는 돈은 원고의 연차휴가수당 33,173,844원 및 그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11. 16.부터 2022. 3. 30.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 9,088,724원의 합계 42,262,568원이다. 위 돈에서 피고가 2022. 3. 30. 원고에게 지급한 33,173,844원을 공제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휴가수당 9,088,72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미지급 퇴직금 512,234,260원과 미지급 연차휴가수당 9,088,724원의 합계 521,322,984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피고의 적법한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제정되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나, 그러한 증명이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은 원고가 아무런 권한 없이 임의로 제정한 것으로 보이므로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등기이사나 집행임원도 아니므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설령 원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로 하여금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 및 지배하고 있는 F 주식회사와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다음 위 회사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음에도 판매대금 10% 상당의 수수료차액을 수취하는 등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 규정 제7조에 따라 퇴직금이 감액되어야 한다.
원고는 피고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사노무, 재무, 회계 전반에 관한 업무를 집행하고 경영에 관한 모든 의사결정권한을 행사하였을 뿐 아니라 근로자라고 볼 수 없는 정도의 높은 급여와 특별한 혜택을 제공받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설령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등에 따른 연 20%의 지연이자가 적용될 수 없다.
판단
원고가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적법한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제정된 것이 아니라 아무런 권한 없는 원고가 임의로 제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5,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은 2019. 8. 30. 제정 당시 피고의 1인 주주이자 공동 대표이사인 G 회장의 결재를 받아 제정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유효성이 인정되고 이를 원고가 임의로 제정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원고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적법하게 제정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갑 제5호증(품의서,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 주주명부, 임원퇴직금규정)을 증거로 제출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는 위 문서들의 진정성립을 부인하였다. 그러나 위 각 문서들에는 그 당시 피고의 공동 대표이사였던 G 회장 및 그 아들 E의 인영이 날인되어 있거나 G 회장의 자필 서명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인영이 G 회장 및 E의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고 있고, 위 문서에 있는 G 회장의 자필 서명은 다른 결재 문서들에 기재된 G 회장의 자필 서명과 육안으로 보더라도 유사하므로, 갑 제5호증의 각 문서에 대한 날인행위 및 서명은 G 회장 및 E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 서명·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58조에 의하여 그 문서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이를 뒤집고 위와 같은 날인행위 및 서명이 G 회장 및 E의 의사에 기하지 않고 이루어졌다거나 원고에 의해 임의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고, 오히려 G 회장의 비서였던 H은 2019. 9. 23. 원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주에 회장님(G을 말한다)께 결재 받은 임원퇴직금규정 변경품의서 첨부하였습니다.'라고 하면서 품의서를 첨부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각 문서에 있는 G 회장의 날인이나 서명은 G 회장의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G 회장의 비서로 근무하고 있는 H이 작성한 진술서(을 제18호증)에 의하면, H은 G 회장에게 보고를 마쳤다는 원고의 말만 듣고 이 사건 퇴직금 규정,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 주주명부를 만든 후 인감을 날인하여 원고에게 메일로 보내주었다는 것이나, 이는 H이 2019. 9. 23. 원고에게 보낸 위 이메일에서 'G 회장에게 품의서에 대해 결재를 받았다'고 표현한 것과 배치되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H이 임시 주주총회의사록 등에 G 회장의 인영을 직접 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G 회장의 자필 서명으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관한 품의서 결재를 받은 것이므로 G 회장의 의사에 기하여 날인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1인 회사의 경우에는 실제로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었다 하더라도 그 1인 주주에 의하여 의결이 있었던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568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퇴직금규정이 제정된 2019. 8. 30. 당시 G 회장은 피고의 발행 주식 100,000주를 100% 소유하고 있는 1인 주주였는데,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을 제정하기로 결의하였다는 내용의 2019. 8. 30.자 임시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어 있고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의 제정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G 회장의 비서였던 H이 G 회장으로부터 결재를 받았다고 한 품의서에는 임원의 퇴직금 지급에 관하여 퇴직금 산정율을 이사, 상무, 전무의 경우 '1'로, 부사장, 총지배인, 대표이사의 경우 '3'으로 한다는 내용과 함께 임원퇴직금규정 사본,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 사본, 주주명부 사본이 첨부되어 있으므로, G 회장은 위 문서들을 모두 확인하고 품의서에 자필 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설령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은 제1조(목적)에서 '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등기이사 및 집행임원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등기이사 및 집행임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퇴직금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1, 12, 14, 20호증,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은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은 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등기이사 및 집행임원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규정하면서, 제2조에서 임원별 산정율에 관하여 이사, 상무, 전무의 경우'1', 부사장, 총지배인, 대표이사의 경우 '3'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등기 여부에 관계없이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총지배인, 대표이사와 같은 임원에 대하여 적용하기 위해서 제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품의서에서도 '임원 퇴직금 규정 변경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총지배인, 대표이사의 각 퇴직금 산정율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G 회장도 위 임원들에게 적용되는 퇴직금 산정율을 변경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품의서에 결재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피고 역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원고가 퇴직할 당시의 재무팀장 D은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퇴직금 산정식에 따라 원고의 퇴직금을 499,236,238원으로 산정하여 원고에게 알려 주었고, 위 금액 상당을 퇴직소득으로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였으며, 이에 대한 세금을 원천징수하기도 하였다.
D은 이 법정에서 원고가 퇴직할 당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기초하여 원고의 퇴직금을 산정한 사실이 있고,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을 처음 보고 부사장과 총지배인을 겸직하고 있던 원고에게 퇴직금 산정율 '3'이 적용되므로 (사실상) 원고에게만 해당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이처럼 재무팀장으로서 임직원들의 퇴직금 산정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D도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원고에게 당연히 적용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E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면서 근로감독관에게 제출한 진술서에서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제정된 경위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그간의 노고를 인정받아 2018. 4. 급여부터 연봉을 2억 5,000만 원으로 인상하여 지급받았는데, G 회장이 2019. 8.경 피고의 사정을 언급하며 연봉감액을 제안하여 원고가 이를 받아들이는 대신 퇴직금을 높여달라고 건의하여 G 회장이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의 품의를 받고 시행하였다'고 기재하였다. G 회장의 진술서에 의하더라도 2019. 8.경 원고의 연봉을 조정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원고의 연봉은 2019년에 비하여 2020년에 상당히 감액되었는바,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의 제정 경위에 관한 원고의 진술서 기재 내용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으므로, 위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퇴직금 감액 사유의 인정 여부
이 사건 퇴직금 규정 제7조는 "업무와 관련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징계, 면직된 자에 대하여는 퇴직금의 50%를 감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업무와 관련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거나, 그로 인하여 징계, 면직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6, 9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경찰은 2022. 11. 9.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해 검사가 2022. 11. 21. 재수사를 요청하였으나 경찰은 2023. 10. 24. 기존의 불송치 결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으로 검찰청에 재수사 결과를 통보하였고, 담당 검사도 2023. 10. 27. '송치요구 불요' 결정을 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이 감액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18다298775,298782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3 내지 20, 22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래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9215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인 E에 대한 진정을 제기한 사건에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조사결과 E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실을 인정하여 제주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고, 제주지방검찰청은 E에 대해 약식명령을 청구하여 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이 발령되었는바, 이처럼 관련 형사판결에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E에게 유죄가 인정되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는 2013. 4. 1. 피고와 근로(연봉)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 연봉액이 기재되어 있고, 기본연봉에 대하여 '연 소정근로시간 2,508시간 분(1일 8시간, 주 40시간)', '퇴직금은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 및 제60조(연차유급휴가)는 취업규칙에 따라 부여한다'고 정하고 있다. 계약서의 형식, 내용의 자율적 결정권을 가진 피고가 원고와 위임계약이 아닌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와 같이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이 적용됨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서의 내용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경위가 피고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장 및 총지배인으로서 자금운영을 총괄하기 위함이었던 점에 비추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경위에도 불과하고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
원고는 피고에 전무이사 직위로 입사한 후 부사장으로 직위가 변경되기는 하였으나, 등기부상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는 않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는 연봉에 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퇴사한 후 E 대표이사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자 원고에게 퇴직금과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제주도에 있는 피고의 주사업장에서 가장 높은 직위인 부사장으로서 업무를 처리하면서 임직원들의 급여지급, 직원채용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행사하기는 하였으나, 매주 1회 정도 서울에 있는 G 회장에게 주요 사안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그에 대한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피고 역시 2023. 10. 6.자 준비서면 3쪽 등에서 원고가 일주일에 1회 정도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업무집행 내역에 대해 구두로 보고하였음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중요 관심사안인 회원모집에 관한 내용,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 회원권 상품 구성 및 분양 계획에 관하여는 피고의 대표이사 사장 및 회장의 결재를 받아서 업무를 처리하였고, E 대표이사에게 이용권 판매사례 및 예상매출, 이용권 조건 최종안, 시설이용규정 최종본, 시설이용규정 등을 이메일로 전달하면서 검토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피고의 G 회장 또는 E 대표이사에게 주요 사안을 보고하고, 이들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피고에 재직하는 동안 적지 않은 연봉이 지급되었고 항공권, 차량, 숙소, 법인카드 등의 혜택이 제공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주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주사업장이 제주도에 있는 상황에서 원고는 매주 주요 사안에 관하여 서울에 있는 G 회장에게 보고를 해야 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혜택을 제공한 것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퇴직금 규정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퇴직금이 499,236,238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3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라 원고가 퇴직할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11. 16.부터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한다. 원고는 2022. 3. 30. 피고로부터 퇴직금 중 일부로 123,779,03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는바, 2022. 3. 30.을 기준으로 미지급 퇴직금은 499,236,238원, 그에 대한 지연이자는 136,777,052원[= 499,236,238원 × 연 20% × (500일/365일), 원 미만 반올림, 이하 같다]이므로 그 합계는 636,013,290원(= 499,236,238원 + 136,777,052원)이다. 민법 제479조에 따라 피고가 2022. 3. 30. 원고에게 지급한 123,779,030원을 지연이자에 먼저 충당하면, 지연이자는 12,998,022원(= 136,777,052원 - 123,779,030원)이 남으므로, 2022. 3. 30. 기준 미지급 퇴직금과 지연이자의 합계는 512,234,260원(=499,236,238원 + 12,998,022원)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512,234,260원 및 그 중 499,236,238원에 대하여 2022. 3.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512,234,260원 전부에 대해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의 지급을 구하나, 위 비율에 의한 지연이자는 퇴직금 원금에 대해서만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위 인정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2. 3. 30. 원고에게 연차휴가수당으로 33,173,844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에게 발생한 연차휴가수당은 피고가 지급한 33,173,844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금액에 대하여도 원고가 퇴직할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11. 16.부터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하는바, 2022. 3. 30. 기준으로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은 33,173,844원, 그에 대한 지연이자는 9,088,724원[= 33,173,844원 × 연 20% × (500일/365일)]이므로, 그 합계는 42,262,568원(= 33,173,844원 + 9,088,724원)이다. 민법 제479조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33,173,844원 중 9,088,724원을 지연이자에 충당하고, 나머지 24,085,120원을 연차휴가수당에 충당하면, 연차휴가수당은 9,088,724원(= 33,173,844원 - 24,085,120원)이 남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9,088,724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3.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위 1), 2)항의 합계 521,322,984원(= 512,234,260원 + 9,088,724원) 및 그 중 508,324,962원(= 499,236,238원 + 9,088,724원)에 대하여 2022. 3. 3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강대현 백승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