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정1910
판결선고
2025. 5. 1.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건물, 5층 소재 주식회사 C 대표이사 겸 서울 강남구 B건물,4층 소재 주식회사 D 실 경영주로서 상시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소프트웨어 개발및 공급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6.14.부터 2022.9.30.까지 주식회사 D에서 근무하고 퇴사한 근로자 E의 2022년 7월 임금 193,4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근로자 2명의 임금 합계 15,214,134원을 당사자 사이 금품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공판조서 중 증인 F, E, G, H, I, J의 각 진술기재
증인 K의 법정진술
I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F, E, L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용역계약서, 거래내역조회, 각 카카오톡 캡처사진, 각 카카오톡 대화내용, 문자메시지 캡처사진, 계좌거래내역
등기사항전부증명서(C), 등기사항전부증명서(D)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I이 주식회사 D(이하 'D'라고만 한다)의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이고, 피고인은 단순 투자자에 불과하므로 근로기준법상 임금 지급의 주체인 사용자가 아니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 복무규정 ·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 · 원자재 · 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7도31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적어도 I과 함께 D를 운영한 공동사업주로서 E, F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비록 D에서는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먼저 I에게 플랫폼을 개발하자고 제안하였고, D 설립 자금 및 회사 운영비를 상당 부분 조달하였으며, 피고인 및 C이 합쳐서 D의 주식 50%를 보유하였는바, I과 함께 D를 설립한 공동 창업주인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D의 회사 구성원들로부터 '회장'이라는 직함으로 불리면서 상시 출근하였고, D의 나머지 주식 50%를 소유한 I과 함께 D의 설립 초기 인적 구성 및 경영상 의사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E, F는 피고인으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고, 근로조건, 급여 등 근무에 관한 사항을 피고인과 협의하여 정하였으며, 피고인과 면접을 진행한 후 D에 입사하였다(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추후 E, F가 I과 면접을 진행했다는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진술하였으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가 없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I은 E, F가 D와 계약한 사실도 몰랐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최초 E, F에게 제안했던 임금을 맞춰주기 위해 D 명의로 지급되는 월급 외에 피고인의 사비로 F에게 월 150만 원, E에게 월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실제로 이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E, F는 입사한 후 근무기간 동안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피고인으로부터 받았고, 업무 보고도 피고인에게 한 것으로 보인다(E은 재직 당시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이 투자한 T이라는 의류쇼핑몰의 홈페이지 제작업무도 담당한 바 있다). E, F는 입사한 후에야 I을 알게 되었는데, I은 당시 D에서 사용하는 분리된 두 동의 건물 중 개발팀이 있는 동에 주로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E, F는 피고인과 함께 그 옆 동에서 근무하였기 때문에 I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는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I은 수사기관에서 "D 회사 재정은 피고인이 담당하였기 때문에 전체적인 방향은 피고인이 제시하였고, 나는 개발자로서 따라가는 입장이기는 했다. 피고인이 2022. 1.경 개발업무에 대한 조언을 해주며 투자를 해줄 테니 같이 일해보자고 하여 D를 설립하였다. 근로자 E, F가 D와 계약한 사실도 몰랐다. 인사회계담당자 G에게 듣기로는 피고인이 E, F를 뽑아서 업무를 함께 하면서도 C이 근로자 등록을 할 수 없던 상황이라D 명의로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들었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할지 제시하면 내가 개발하는 개발자 역할을 수행했다. 피고인은 주로 기획 업무 쪽 직원들을 채용하였고, 나는 개발 업무 쪽 직원들을 채용하였다. E, F의 채용 과정에 내가 관여한 바는 없고, 그들에 대한 업무지시도 피고인이 하였다. 나는 주로 개발업무를 하였고, 피고인이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였다. 개발 외의 업무는 거의 자금이 나가는 부분이라 피고인과 G이 담당했다. D의 최종적인 의사결정에는 회장인 피고인의 의견이 제일 크게 반영되었다. 회사 운영비를 맡고 있어 인사관리에 관한 의견을 내면 나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G도 이 법정에서 "명의상 대표이사는 I이었고, 피고인이 I과 같이 D를 공동으로 운영한 것 같다. 피고인이 D의 전반적인 총괄 경영업무를 담당했고, I은 주로 개발팀쪽과 개발팀 쪽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안다. 피고인이 E, F를 채용하였고, 실질적으로는 F를 C의 직원으로 채용한 것이지만 형식만 D로 계약하라고 해서 D 명의로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D에서 근무했던 다른 근로자들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도 E, F, I, G의 진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L은 "피고인과 I이 D를 동업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피고인과 I 모두에게 체불임금을 독촉하였다."고 진술하였고, M, N은 "임금 지급책임은 자금을 관리하는 피고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였으며, O, P는 "피고인도 등기이사로서 I과 함께 임금 지급 책임을 져야 한다. 피고인도 회사 초기에는 업무지시를 했고, 나중에는 개발 관련 지시는 I이 했다."고 진술했고, Q, R도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피고인이고, 피고인이 자금집행을 했다. 처음 입사할 때는 피고인이 인사 등 의사결정을 전부 했다. 나중에는 I에게 운영을 맡겼으나 식대나 경비 등 집행은 여전히 피고인이 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I이 개발팀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피고인은 자금집행, 기획 업무 등을 담당함으로써 피고인과 I이 공동으로 D를 운영하였다고 판단된다.
D 개발 팀에서 근무한 K은 이 법정에서 "D의 직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사람은 법적으로는 I이 맞을 것 같다. 업무지시는 I으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D의 명의상 대표이사가 I이고, K이 E, F가 근무하던 동과 다른 개발팀 동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I으로부터만 업무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K도 위 진술에 이어서 "E, F와 다른 건물 부서에서 일을 해서 그들과 서로 정보가 다른 것 같다. 개발팀 근무자들은 I이 면접을 본 후 채용하고 업무지시를 하였다. 그 외 팀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I이 피고인과 상하관계로 보이지는 않았다. 회사의 경영구조나 그런 것들은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른다. 개발팀 외직원에게 I이 업무지시를 하는 것은 볼 기회가 없었다. I이 나에게는 자신이 대표라고 강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D에서 콘텐츠팀 팀장을 맡았던 J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제안으로 D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근무조건, 업무에 관한 협의는 I과 하였다. I이 디자이너로 한번 써보라고 하며 E을 보내주었다."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I도 대표이사로서 당연히 회사구성원의 부서배치에 관여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고 하여 피고인이 회사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콘텐츠팀 업무도 개발 업무와 관련된 것이므로 개발 업무를 주로 담당한 I이 콘텐츠팀 인원 배치에 관여한 것이 이상하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대로 E을 콘텐츠팀에 배치한 것이 I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피고인이 공동사업주가 아니라는 근거가 되기는 부족하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임금을 미지급한 경위 및 액수, 이로 인한 피해근로자들의 피해정도,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1회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약식명령의 벌금 500만 원은 적정하다고 판단되므로, 위 벌금액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판사 박찬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