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의 부대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항소취지및부대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4,587,700원과 이에 대한 2022. 12.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595,200원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식품위생법 제67조에 의해 식품의약안전처 산하기관으로 설립되어 식품이력추적관리업무와 식품안전에 관한 업무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기관이고, 원고는 피고의 B에서 책임연구원으로 2022. 12. 31. 정년퇴직하였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및 시행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였다.
나아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2015. 5. 7. 청년 고용 증진을 위한 재원마련을 위해「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이하 ‘이 사건 권고안’이라 한다)을 발표하고 현 정년이 60세 이상인 기관을 포함하여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장려하였으며,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공공기관을 위한 임금피크제 매뉴얼’을 제작, 배포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설립 당시부터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6. 2. 3.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에 따라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2017. 1. 1.부터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운영규칙’이라 한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칙 개정
피고는 2018. 9. 17. 이 사건 운영규칙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보직 부여를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정년퇴직일 3개월 이내에 퇴직예정자의 사회적응능력 배양과 은퇴 설계를 위한 교육을 지원하는 전직지원 프로그램 실시 근거를 마련하였다(이하 이를 ‘제1차 개정’이라 한다).
피고는 2022. 9. 30. 이 사건 운영규칙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은 별도의 교육과정을 통해 본인이 희망하는 직무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전직 지원 프로그램 지원기간을 3개월에서 1년으로 변경하였으며, 근무시간 단축 및 저축 조항을 신설하였다(이하 이를 ‘제2차 개정’이라 한다). 근무시간 단축 및 저축 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운영규칙에 따라 2020. 1. 1.부터 2022. 12. 31.까지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았다. 이 사건 운영규칙은 ①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운영규칙 제정 당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고, ②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또한, ③ 피고는 2022. 10. 20. 이후 원고의 출퇴근을 강제로 금지하고 원고를 업무에서 배제하였는바, 이는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이 사건 운영규칙의 적용 및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운영규칙 도입 및 개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없는 경우에는 근로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이 사건 운영규칙 도입으로 피고의 근로자들은 정년의 변경 없이 임금지급률이 감축되는 결과에 이르렀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에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으므로, 이 사건 운영규칙 제정에 관하여 피고가 근로자 과반수의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를 받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을 제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6. 11. 4. 및 2016. 11. 23.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설명회를 개최한 사실, 2016. 11. 4. 설명회 진행 후 근로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은 사실, 2016. 11. 29.까지 이 사건 운영규칙 제정에 관하여 과반수 이상(49명 중 동의 35명, 비동의 12명, 기권 2명)의 동의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두 차례 설명회를 통해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운영규칙의 내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1차 설명회가 있었던 때부터 찬반 투표 마지막 날까지 25일 정도의 간격이 있어 근로자들 사이 회의 및 집단적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일부는 기권하거나 비동의한 것에 비추어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운영규칙 제정에 있어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동의를 얻은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운영규칙 제정이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동의가 없어 무효라는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운영규칙 제1차, 제2차 개정의 경우, 제1차 개정 중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과, 제2차 개정 중 근무시간 단축·저축 제도를 도입하고 전직 지원 교육 지원기간을 연장한 것은 이 사건 운영규칙을 개정 전 이 사건 운영규칙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변경하는 것이므로, 그 개정에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 할 것이고, 을 제4호증의 2,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위 각 개정 전 근로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내용의 제1차, 제2차 개정 역시 유효하다.
이 사건 운영규칙 도입이 연령차별금지 위반인지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6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운영규칙으로 도입된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청구는 이유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고령자고용법 개정 및 이에 따른 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에 따라 이 사건 운영규칙을 도입한 것으로, 이는 피고의 인건비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근로자의 정년보장을 통한 고용안정을 도모하며, 신규채용을 증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어서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운영규칙으로 인해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이 연장되지는 아니하나, 임금피크제 도입 후 임금 지급률은 임금피크제 전환 1차 년도 90%, 임금피크제 전환 2차 년도 85%, 임금피크제 전환 3차 년도 80%로 다른 공공기관과 비교하여도 높은 수준의 감액은 아니고, 10%~20%의 삭감률이 원고가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서 현저히 부족하다거나, 원고의 생계 혹은 부양을 어렵게 하고 기존 삶의 질의 현저한 하락을 감수하게 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복리후생의 적용은 이전과 동일하고,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하거나 퇴직연금의 유형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여 퇴직연금 수령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운영규칙이 근로자들에게 과도하게 불이익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운영규칙 최초 제정 당시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을 위한 대상조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원고에게 적용된 제1차 개정규정에서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를 위한 전직 교육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었고(원고도 프로그램 지원 안내 메일을 받았다), 제2차 개정규정에서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위하여 위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근무시간 단축, 저축제도를 도입하기도 하였으며, 직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하여 원고도 근무시간 단축제도의 일부 적용을 받았던 점 등 피고는 지속적으로 임금피크제로 인한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임금피크제 최초 도입 당시 대상조치가 부족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돌릴 만큼 그 위법성이 중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운영 가이드라인(을 제20호증)에 따라 원고의 정년도래 1년 전인 2021년도에 별도정원 1명을 설정하여 신규채용을 하였던 점,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 및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운영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에 따른 신규채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미달인원에 해당하는 인건비는 총인건비에서 차감되므로, 피고가 임금피크제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신규채용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당해고로 인한 임금 청구
피고가 2022. 10. 20.경 원고의 노무수령을 거부하며 원고의 출입카드키를 해제한 사실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양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서 든 증거, 을 제7, 22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운영규칙 제2차 개정에 따라 2022. 1. 1.부터 소급하여 근무시간 저축, 단축제도가 적용되나 원고가 근무시간 저축, 단축제도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는 이 사건 운영규칙 제11조 제6항을 근거로 퇴직일을 기준으로 역산하여 근무시간 단축을 적용하였고, 이에 따라 2022. 10. 20. 이후 원고에게는 출근 의무가 없었고 주어진 업무도 없었음에도 원고가 임금피크제 적용에 반대하며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위 조치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려는 확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설령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임금이 삭감된 것은 이 사건 운영규칙이 적용되었기 때문이지 피고의 부당해고 때문이 아니고, 피고는 2022. 10. 20.부터 2022. 12. 31.까지의 임금을 이미 원고에게 지급하였는바, 피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해고로 인한 임금 청구 역시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부대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상목(재판장) 박평균 고충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