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심리미진)
원심이 판시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그 고의가 인정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 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므로(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의 근로기준법 제26조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 사실이 인정된다.
O 피고인은 아래와 같이 근로자 D에게 해고통지를 할 무렵 상시 근로자 5명 이상을 사용하여 인터넷 플랫폼을 매개로 공영기획 및 공연시설 운영업을 경영하는 법인인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이다.
O 근로자 D는 2021. 12. 23.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O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2022. 4. 18. 그 전에 해고를 예고함이 없이 근로자 D에게 해고통지를 하였는데, D는 해고 당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당시 피고인은 근로자 D에게 해고예고 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O 위 구제 신청 결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6. 20. 이 사건 회사의 2022. 4. 18.자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
O 이 사건 회사는 위 판정 결과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9. 30.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초심유지 판정을 하였다.
O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자격에서 2022. 10. 11. D에게 해고복직 소급급여 명목으로 21,186,575원을 송금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해고 예고 없이 근로자 D를 해고하였음에도 D에게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공소사실과 피고인의 이에 대한 고의가 넉넉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O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D에게 해고 예고 없이 해고를 통지했음에도 그 무렵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O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D에게 직접 해고통지를 하였고, 위 해고통지 30일 전까지 D에게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은 D에게 해고예고 없이 해고를 통지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O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해고 예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그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근로자에게 해고예고수당이 지급되어야 하고, 해고 당시 지급된 해고예고수당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해고 예고 없이 근로자 D를 해고한 이상 피고인으로서는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대해 다툴 만한 여지가 없었다.
O 그럼에도 피고인은 D에게 해고를 통지하면서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되는지를 몰랐다가 해고 이후에 알게 되었는데, 그때는 이미 D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상황이라 지급할 타이밍을 놓쳤고, D가 복직을 원한다고 하여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지노위에서 D에 대한 원직복직 결정을 하였는데,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고, 재심에서 정당한 해고라고 하면 해고예고수장을 지급하고, 원직복직을 명하면 그 결과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예정이다’고 진술하였다.
O 그러나 피고인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을 몰랐다는 사정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불과하다. 또한 피고인은 D로부터 해고예고수당에 관한 진정이 제기되어 그 지급의무가 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바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정이 있음에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 지급을 미루었다. 이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해고예고수당을 바로 지급할 의사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O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른 해고예고수당은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목적에서 규정된 것이므로, 사용자의 해고 통지 때 해고예고수당이 바로 지급되어야 해고통지를 받은 근로자가 그 수당으로 기본적인 생황을 영위할 수 있는데, 피고인은 해고통지 후 오랜 기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O 한편 피고인은 노동위원회의 판정결과에 따라 소급하여 급여를 지급하면 된다는 근로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나중에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을 담당한 근로감독관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처음부터 계속하여 기소송치 의견을 낸 점에 비추어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O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죄의 성립요소인 구성요건 사실, 즉 근로자에게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하지 않고 해고를 한 사실, 그럼에도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고, 피고인이 해고예고수당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대해 다툴 여지가 없었으므로, 피고인의 근로기준법 제26조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넉넉히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