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26. 선고 2024가단500885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3,422,9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2. 1.부터 2025. 2. 2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

원고는 2022. 2. 4. C과 사이에 (차량번호 1 생략) 굴착기(이하 '이 사건 굴착기'라 한다)에 관하여 피보험자 C, 보험기간 2022. 2. 5.부터 2023. 2. 5.까지, 만 26세 이상 누구나 운전 특약으로 정한 자동차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피고는 2022. 9. 16. 육군군수사령부로부터 충주시 D리, 충북 음성군 E리 일대의 도로포장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은 후, F로 하여금 위 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게 하였고, G(이하 '망인'이라 한다)을 일용근로자로 고용하여 작업반장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였으며, C과 사이에 이 사건 굴착기에 관하여 계약기간 2022. 9. 26.부터 2022. 12. 26.까지, 계약금액 33,150,000원(1일 650,000원)으로 정한 건설기계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

C의 남편인 H은 2022. 12. 9. 충주시 I에 있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굴착기를 이용하여 흙을 퍼내는 등의 작업하던 중 후진하다가 위 굴착기 주변에서 작업 지휘를 하던 망인을 충격하여 넘어뜨리고 역과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발생시켰다.

○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은 2022. 12. 9. 경추손상을 포함한 다발성 외상으로 사망하였고,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배우자와 2명의 자녀들이 있다.

○

근로복지공단(보험가입자 피고)은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망인의 배우자에게 유족급여 101,642,930원(유족보상연금을 일시금으로 환산), 장례비 15,768,000원을 지급하였다.

○

원고는 2023. 2. 15. J병원에 망인의 치료비로 648,730원을, 2023. 11. 29. 근로복지공단에 구상금으로 52,896,070원을 각 지급하였고, 2023. 11. 16.과 2023. 11. 30. 망인의 유족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재산상 손해 및 위자료 등을 포함한 손해배상금으로 157,942,920원을 지급하면서 나머지 손해배상청구권 일체를 포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F과 H은 아래와 같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피고는 F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행위에 대한 양벌규정의 적용으로 각 기소되었고(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4고단74), 위 법원은 2024. 8. 13. F에 대하여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H에 대하여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피고에 대하여 벌금 20,000,000원의 각 유죄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 3,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역 본부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그 범위

가.

책임의 발생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①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이자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로서 그 소속 현장소장(F)으로 하여금 공사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하여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감독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피고의 과실과 ② 작업 중인 굴착기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아니한 채 그대로 후진한 H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와 H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망인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F에게 이 사건 공사를 일괄하도급하여 피고에게는 위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이미 배척된 주장이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일괄하도급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작업반장인 망인에게도 굴착기 작업 지휘를 함에 있어 유도자 배치를 요구하고 이 사건 굴착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그 작업 반경 내에 접근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와 H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다.

책임의 범위

1)

망인과 그 유족들이 입은 손해의 내용

가)

갑 제2,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과 그 유족들의 재산상 손해를 아래와 같이 산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망인의 수입 등에 비추어 아래 산정금액은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산정금액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나아가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망인의 나이, 과실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망인의 위자료를 50,000,000원, 망인의 배우자의 위자료를 10,000,000원, 망인의 자녀들의 위자료를 각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2)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의 공제

먼저 장례비 손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장례비를 실제 부담한 망인의 배우자에게 보험급여로 장례비 15,768,000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손해가 모두 보전되어 남아 있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음으로 일실수입 손해에 관하여 살피건대, 망인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보상연금을 지급받고 있고, 이를 일시금으로 환산하면 101,642,93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돈을 망인의 배우자가 상속받은 일실수입 손해 100,792,152원(= 235,181,690원 × 상속지분 3/7,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에서 공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1>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과 그 유족들의 손해액은 164,526,787원[= 재산상 손해 135,038,268원{= 기왕치료비 648,730원 + 일실수입 134,389,538원(= 235,181,690원 – 배우자 상속분 100,792,152원)} × 책임비율 70% + 위자료 70,000,000원(= 망인의 위자료 50,000,000원 + 망인의 배우자의 위자료 10,000,000원 + 망인의 자녀들의 위자료 10,000,000원)]이다.

3.

구상권의 발생 및 그 범위

가.

구상권의 발생

공동불법행위자 중 1인과 체결한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자가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으로 모두 지급하여 공동불법행위자들이 공동면책된 경우, 그 보험자는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다른 공동불법행위자들에게 그 부담 부분의 비율에 따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9494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를 공동면책시킨 원고에게 그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구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구상권의 범위

1)

내부적 분담비율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쌍방의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그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이 이 사건 사고에 기여한 정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내부적 부담비율은 H 70%, 피고 30%로 정함이 타당하다.

2)

원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에 관한 판단

원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2023. 11. 30.까지 치료비 및 합의금으로 합계 158,591,650원(= 648,730원 + 157,942,92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변제는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이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전체 손해액(164,526,787원)에서 자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피고를 공동면책시킨 43,422,900원[= 158,591,650원 – 115,168,750원(= 164,526,787원 × 70%)]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

3)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지급한 구상금에 관한 판단

원고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지급한 구상금 52,896,070원 중 피고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에 대하여도 구상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보험가입자(사업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6다27093 판결 등 참조),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구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근로복지공단 사이의 문제일 뿐, 원고가 자신의 구상의무를 이행함으로써 피고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구상의무까지 공동으로 면책시켰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 43,422,900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금 최종 지급일 다음날인 2023. 12. 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5. 2. 2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민지

각주1)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으면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의 한도 안에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이 면제된다. 이 경우 장해보상연금 또는 유족보상연금을 받고 있는 자는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을 받은 것으로 본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2항).

각주2) 한편,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함에 따라 발생하는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은 모두가 그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되고,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 유족급여를 먼저 공제한 후 그 나머지 손해배상채권을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각주3)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간에 있어서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을 발생하지만 그 밖의 사유는 상대적 효력을 발생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채무자 중 1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거나 채무를 면제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른 채무자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망인의 유족들이 원고에 대하여 한 권리포기의 효력은 피고에게 미치지 아니하므로, 권리포기된 부분에 관해서는 공동면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