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6. 선고 2024가단50586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전제되는 사실관계

가.

피고는 자동차를 제조·판매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산하 화성공장, 소하리공장, 광주공장 및 판매 지점 등에서 생산직 또는 기술직으로 근무하였다 퇴직한 사람들이다. 원고들의 근무 및 퇴직 내역은 별지 표 기재와 같다.

나.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시행일자 2016. 1. 1.)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법 제19조의2로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였다.

다.

고령자고용법 개정 전 피고와 H노동조합 I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사이에 2012. 9. 17. 체결된 2012년 단체협약은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58세가 되는 해의 연말로 정하되, 59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 기본급 호봉 상승 없이 정년을 연장 가능하도록 하였고, 59세 연말로부터 다시 1년간(즉 60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 이하 편의상 이 기간 근로자들을 ‘60세 근로자’라 한다)은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라.

1)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3. 5. 22. 고령자고용법이 위와 같이 개정되자 그 시행 전 2014. 10. 28.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58세가 되는 해의 연말로 유지하되, 대신 60세 연말까지 58세 임금에서 기본급 호봉 상승 없이 정년을 연장 가능하도록 하여 60세 근로자들을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변경하고, 60세 근로자의 임금은 기존 계약직이었던 상태보다 총액 연봉 산정기준 대비 평균 2.6% 인상하는 전제에서 별도 정년 관련 합의서를 통해 60세 근로자의 임금 중 기본급 부분을 59세 근로자 기본급 대비 90% 수준으로 조정하였다.

2)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시행일 이후인 2016. 11. 8.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의 취지에 따라 2016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60세가 되는 해의 연말로 연장하되, 59세 근로자와 60세 근로자들의 기본급 등과 관련한 아래 2014년 단체협약 제33조 제2항이나 정년 관련 합의 내용은 별도로 변경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유지하였다.

3)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2. 10. 19. 2022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60세 근로자의 임금 중 기본급을 59세 기본급의 90%에서 95%로 조정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개정하였다(이하 2014년 단체협약, 2016년 단체협약과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구체적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0 내지 14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임금피크제 유효 여부(쟁점)

가.

원고들 주장 요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정년이 60세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59세, 60세 생산직 등 원고들에게 58세 정규직 근로자였을 때와 동일한 호봉을 적용하고, 60세 근로자들의 경우는 도리어 기본급을 감액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바, 이는 연령에 따라 원고들을 차별한 경우에 해당하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58세 기본급에 매년 1월 2호봉씩 승급하는 호봉 정기승급분을 포함하여 산정한 금액에서 실수령 기본급을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여 별지 기재와 같이 산정한 미지급 임금, 수당, 성과급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여야 한다(쟁점에 대한 판단이 선행하므로 금액 산정 내역의 기재는 생략한다).

나.

판단

1)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기는 하다.

다만,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시행과 맞물려 노사합의를 통한 단체협약을 통해 이루어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는 임금피크제가 법령에 근거를 둔 노사자치의 결과물이라는 점도 아울러 고려되어야 한다.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 내지 9호증, 15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임금삭감 등의 차별을 하여 강행법규인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 봄이 타당한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2012년 단체협약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은 58세 연말(59세 연말까지 기본급 호봉 상승 없이 연장 가능)까지이고, 60세 근로자들은 계약직으로 고용하였으나, 2014년 단체협약을 통해 60세 연말까지 기본급 호봉 상승 없이 정년을 연장 가능하도록 하고, 2016년 단체협약에서는 정년을 60세 연말로 규정함으로써 60세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편성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나)

한편, 정년 연장이 의무화될 경우 피고와 같이 근속에 따라 임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임금체계에서 사업주의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지출한 인건비 대비 정규 근로자들의 고령화로 생산성이 저하되며,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려워지는 것은 통상 예견가능하다(을 제16호증 참조).

고령자고용법이 제19조의2 제1항으로 사업주와 노동조합에 정년 연장의 경우 노사 합의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 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여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필요한 조치를 한 사업장의 사업주나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고용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제28조의2가 임금 삭감을 전제로 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예정하고 사업주나 근로자에게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를 규율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아도, 연장된 정년과 맞물려 일정 연령 이상인 고령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관계 법령에서 이미 예정되었다고 볼 수 있고, 나아가 한정된 자원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정년 연장의 의무화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것으로서 그 목적의 타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을 통해 법적으로 정년 연장이 의무화된 피고 근로자들(59세, 60세 근로자)을 모두 기존 피고 연공 임금체계에 그대로 편성하지 아니하고, 59세 근로자는 종전과 같이 그 기본급을 58세 근로자의 기본급으로 동결하고, 60세 근로자는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되 58세 기본급의 10%를 삭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임금 체계를 개편한 것으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 따른 노사합의의 결과이다(을 제14호증).

이에 따라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60세 연말까지 확정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수령하는 기회를 보장받았고, 특히 종래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편성된 60세 근로자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자체가 종전 계약직 60세 근로자의 경우보다 총액연봉 산정기준 대비 평균 2.6%를 인상하는 것으로 연봉의 인상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다, 정년 관련 별도 합의에 따라 전체 근속을 인정받게 됨에 따라 수당 등의 산정이 종전보다 유리해져, 피고 생산직의 경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이전보다 총액 4.3% 가량 연봉이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였다.

또한 복리후생 등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받고, 조합원으로서 노사협의 상대방 지위가 연장되었다. 정년 연장과 맞물린 위 정황들은 모두 원고들에게 유리한 사정이다.

라)

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의 노동강도가 줄어들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뚜렷하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59세 근로자의 경우에는 임금을 동결하고, 60세 근로자의 경우에는 전체 임금이 아닌 기본급을 기준으로 동결하거나 5 ~10% 삭감하는 조치에 불과하여, 피고의 기존 임금체계에 비추어 볼 때 그 삭감의 정도가 결코 크다고 볼 수 없고, 전체적으로 59세 근로자는 임금피크제 전후와 임금 총액이 동일하고 60세 근로자는 오히려 증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마)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2018. 1. 19. J 교육 시행(퇴직 지원 교육)을 시행하고, 2020. 1. 20. ‘K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소속 근로자들에게 퇴직 익년부터 최대 6개월까지 노동의 기회를 확대하는 등 고령자들에 대한 대상조치를 취하였다.

또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 총액이 오히려 늘어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경우 곧바로 절감된 재원을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이후 이어진 피고의 특별채용이나(을 제24, 25호증), 신규채용(을 제26호증)을 이 사건 임금피크제 목적에 상응하는 고용창출 조치라 보지 못할 바 아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