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9. 2. 선고 2024가단537824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조선부문(선박의 건조, 판매 및 수출 등), 건설부문(주택건설업, 콘도미니엄 건설분양 및 관리·운영업 등), 집단에너지부문(도시가스사업 및 가스시공업, 신재생 에너지사업 등)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건설부문에 입사하여 근무하다 2024. 1. 1.부로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자들이어서 2023. 12. 31.자로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은 근로자들<1>이다.

나.

피고는 건설부문 근로자들에 대하여 퇴직급여제도를 규율하고자 '퇴직금지급세칙<2>'을 두고 있는데, 위 세칙에서는 평균임금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채"퇴직금의 지급은 1년이상 근속한 자에게1년에 30일분의 평균임금을 지급한다"고만 정하고 있고, 위 세칙에서 정한 사항 외 직원의 퇴직에 관한 사항은 법령 및 단체협약에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

한편, 피고는 인사노무, 재무회계, 안전 및 공사 등 다양한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

리할 수 있도록 1989년경 「사내 전산 시스템」 이라는 내부 전산망을 도입하였고, 그 이후 다른 전산시스템을 사용하다가 2018년경부터 현재까지는 사내 전산 소프트웨어시스템이자 관리망인 「H 시스템」 (이하 'ERP 시스템'이라 한다)을 사용하고 있는데, ERP 시스템에서도 이전 시스템에서 사용하던 퇴직금 계산공식을 적용하여 퇴직금을 산정하여 왔다.

라.

피고는 2024. 1. 1.부터 원고들을 포함한 총 25명의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예정이었으므로, 2023. 12. 말경 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위하여 별도로 수작업을 통하여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퇴직 전 3개월 급여 / 3개월 총 일수) × 30일 × (근속기간 / 365일)]'으로 퇴직금을 산정해 보았는데 그 결과 ERP 시스템에 따른 방식을 통하여 산정한 퇴직금의 액수와 차이가 발견되었고, 이에 ERP 시스템을 확인하여 보니 위 시스템에 따른 방식이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과 달리[(퇴직전 3개월 급여 / 3) × (근속기간 / 365일)]의 산식(이하 '시스템에 따른 방식'이라 한다)으로 적용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원고들에게 시스템에 따른 방식이 아닌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으로 계산한 액수의 퇴직금을 지급하였다<3>.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 이전 다른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퇴직금

을 산정하여 지급하여 오다가, 원고들에 대하여만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을 적용하여 감액된 퇴직금을 지급받도록 하였는바, 이러한 조치는 피고 소속 대표노동조합내지 근로자 과반수(이하 '근로자대표'라 통칭한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퇴직금지급세칙의 내용을 불리하게 변경 및 적용한 것이어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4조 제3항, 제4항<4>을 위반하였거나 기존의 노동관행에 반하는 것 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기지급한 퇴직금과 시스템에 따른 방식에 의해 산정된 퇴직금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에게 기지급된 퇴직금은 이미 제정되어 있던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라 지급된 것이고 시스템에 따른 방식은 위 세칙상의 산식을 잘못 적용한 것이므로, 시스템에 따른 방식을 수정하는 것은 퇴직급여제도의 '내용을 변경'한 경우에 변경에 해당하지 않고,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노동관행으로 볼 수도 없다.

3.

판단

가.

시스템에 따른 방식이 아닌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퇴직급여제도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인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시스템에 따른 방식이

아닌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퇴직급여제도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기존 계산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 근로자대표의 동의 없이도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1)

앞서 본 퇴직금지급세칙의 규정과 피고의 단체협약에서는 평균임금의 개념을 따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결국 퇴직금지급세칙에서 정한 '평균임금'은 관계법령에서 정한 개념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퇴직급여법 제2조 제4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그러므로 퇴직급여법 및 피고의 퇴직금지급세칙에서 규정한 1개월분의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 급여 / 3개월 총 일수)]에 해당하고, '1년 이상 근속한 자에게 1년에 30일분의 평균임금'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는 퇴직금의 액수를 산정하는 계산 공식은 [(퇴직 전 3개월 급여 / 3개월 총 일수) × 30일 × (근속기간 / 365일)]로 되는바, 이는 앞서 언급한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과 같다고 할 것이며, 그 밖에 퇴직금지급세칙의 규정에서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아니한다. 결국 피고가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였던 것은 피고가 설정하고 있던 퇴직급여제도의 내용변경과 무관하게 그 계산 및 해석의 과정에 잘못이 있었던 것에 불과하다.

2)

위 두 가지 방식에 의한 퇴직금액 산정시 금액 차이가 나는 경우는 퇴직전 3개월 근무일이 90일이 넘거나 미만이 되는 경우인데, 원고들과 달리 퇴직 전 3개월 근무일이 89일인 퇴직자들(을 제5호증 참조)은 시스템에 따른 방식에 따를 경우 퇴직급여법에서 보장하는 퇴직금에 미달하는 퇴직금을 받게 되고,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에 따르면 오히려 시스템에 따른 방식에 따라 산정되는 퇴직금의 액수가 증가하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피고가 원가 절감방안으로서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을 도입하는 형태로 퇴직급여제도의 내용변경을 의도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나.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해오던 것이 노동관행으로서 근로계약과 같은 구속력이 인정되는지 여부

살피건대, 기업의 내부에 존재하는 특정의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러한 관행이 기업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기업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하는바(대법원 2002. 4. 23. 선고 2000다50701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사정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의 문제가 발생한 2023. 12.말 이전까지 ERP 시스템에 퇴직금 산정 로직이 잘못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종전 퇴직금 계산 공식을 공식적으로 고지하거나 퇴직금제도의 일환으로 주지시킨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들과 달리 퇴직 전 3개월 근무일이 89일인 퇴직자들(을 제5호증 참조)은 시스템에 따른 방식에 따를 경우 퇴직급여법에서 보장하는 퇴직금에 미달하는 퇴직금을 받게 되어 피고가 퇴직급여법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바, 그와 같이 노동관행이 성립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강행법규, 단체협약 등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상위규범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였던 것은 피고가 설정하고 있던 퇴직급여제도의 내용변경과 무관하게 그 계산 및 해석의 과정에 잘못이 있었던 것에 불과하고, 원고들은 본인들도 피고를 퇴직하게 되면 종전 근로자들과 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이러한 기대가 규범의식 자체 또는 '노사관행'의 핵심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해오던 것이 노동관행으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위 방식에 근로계약과 같은 구속력이 인정될 근거를 찾기 어렵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가 퇴직금지급세칙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한 이상 시스템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과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창우

각주1) 원고 A 1991. 1. 14., 원고 B 1996. 11. 18., 원고 C 1993. 9. 1., 원고 D 1996 5. 27., 원고 E 1993. 1. 1., 원고 F 1993. 1. 1. 각 피고에 입사하였다.

각주2) 원고는 갑 제2호증의 1 및 갑 제2호증의 2 각 퇴직금 지급규정을 제출하였으나, 이는 모두 피고의 '조선부문'에 대하여 적용되는 규정으로, 원고들이 소속된 건설부문에는 적용되지 않는 규정이다.

각주3) 위와 같은 차이는 퇴직전 3개월 급여를 '30일을 퇴직전 3개월의 일수로 나눈 수'에 곱할 것인지, 단순히 '1/3'에 곱할 것인지의 차이가 되므로, 퇴직 전 3개월 근무일이 90일인 퇴직자는 종전 퇴직금 계산 공식에 의하든, 퇴직금지급세칙, 근로기준법, 퇴직급여법이 정하고 있는 평균임금 산정 방법이 반영된 정확한 퇴직금 계산 공식에 의하든 결과적으로 퇴직금 산정 액수가 동일하게 되므로, 퇴직전 3개월의 근무일이 90일이 아닌 경우에만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사건 원고들은 퇴직전 3개월의 근무일이 모두 90일이 넘는 자들이다.

각주4) 제4조(퇴직급여제도의 설정)

③

사용자가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거나 설정된 퇴직급여제도를 다른 종류의 퇴직급여제도로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이하 "근로자대표"라 한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④

사용자가 제3항에 따라 설정되거나 변경된 퇴직급여제도의 내용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