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서울 서초구 C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를 목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들로 구성된 단체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이 사건 아파트에는 관리소장 1명, 경리과장 1명, 경비원 2명이 상시근로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원고와 피고는 2023. 8. 30. 임금 월 285만 원, 근로시간 주 40시간(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및 토요일 격주 근무), 계약기간 2023. 9. 1.부터 2024. 8. 31.까지로 정하여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쟁점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해고
피고는 2024. 2. 5.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해고예정통보서를 교부하였고,2024. 3. 4.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청구원인
이 사건 해고에 관한 피고의 의결 및 회의록이 없고,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아 소명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원고의 고유 업무인 검침업무에 관하여 부당하게 간섭하였는바,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절차적 ·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이 사건 해고가 있었던 2024. 3. 4.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의 임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해고무효 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4. 8. 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어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판단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앞서 본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은 2023. 9. 1.부터 2024. 8. 31.까지이고,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5. 4. 11. 당시 위 계약기간은 이미 만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의 적법 여부
절차적 하자에 관한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관한 피고의 의결과 회의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피고는 2024. 2. 3. 입주자대표회의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예정통보서 발송에 관하여 의결한 사실, 이에 관한 회의록이 작성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아 소명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징계위원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의무가 없고,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에게 입주자대표회의에 출석할 것을 통지함으로써 소명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실체적 하자에 관한 주장
관련 법리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체결된 고용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민법의 고용 조항이 적용된다. 이 경우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민법 제661조 본문의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다9800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아파트는 상시 근로자수가 4명 이하인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민법 제661조가 적용되는바,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호증, 을 제6, 8, 9, 10,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가 깨어져 이 사건 근로계약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와 D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 제7조에 따르면 이 사건 아파트 경리과장으로 근무한 D은 토요일에 격주로 근무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와 협의 없이 D이 토요일에 근무하지 않는 것을 방치한 채 D을 대신하여 경리과장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서에 규정된 근무시간을 임의로 변경하지 말 것을 수차례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시정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관행적으로 경리과장이 해오던 전기 ·수도 · 급탕 검침업무를 여자가하기 힘든 업무라는 이유로 다른 관리원(경비원)들에게 수행할 것을 지시하였고, 이로 인하여 관리원의 불만이 제기되자, 피고는 원고에게 검침업무는 본래 경리과장의 업무이니 관리원들에게 검침업무를 부담시키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전기 검침업무를 제외한 수도 · 급탕 검침업무를 계속하여 관리원들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피고의 지시시항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고유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아파트의 검침업무는 피고가 원고에게 위임한 업무일 뿐 원고의 고유업무가 아니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하나, 근로기준법 제24조 제2항이 정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은 정리해고와 같은 경영상 이유에 따른 해고에서 요구되는 요건일 뿐, 상시 근로자수가 4명 이하인 피고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5조 제2항은 근로계약 해지와 관련하여 '계약자의 근무 불성실(지시시항 미이행 포함), 건강, 근무수행능력 부족, 입주민과의 마찰·분쟁 또는 재산상의 중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업무상의 과실 및 세대, 관리부분의 도난 등이 발생할 경우 피고가 의결을 통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계약자에게 변상조치하고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사정들은 위 해지사유 중 '근무 불성실(지시사항 미이행 포함)'에 해당한다.
피고는 이 사건 해고사유로 '직원 간 화합과 아파트 내 질서유지에 소홀하고, 이 사건 아파트 내 관례에 따른 피고의 업무 지시에 소홀하였으며, 여러 차례 시정조치를 요구하였으나 개선된 점이 미비한 점'을 주장하였는바, 앞서 본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위 해고사유는 일응 인정되는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이 상호 간의 신뢰가 파탄된 상태에서 고용관계를 계속 유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 관리를 위임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소결
이 사건 해고에 절차적 ·실체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 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이수경 김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