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6. 선고 2024고정201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o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 5층에서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라는 상호로 근로자 2명을 상시 사용하여 전자상거래 소매업을 한 사용자이다.

-

사용자는 매달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은 그렇지 않다.

→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12. 9.부터 2023. 11. 18.까지 일한 근로자 D에 대한 임금 정기지급일이 다음 달 8일임에도, 2022. 12.분 임금 4,018,818원을 2023. 1. 9.에, 2023. 7.분 임금 5,416,660원을 2023. 8. 9.에, 2023. 9.분 임금 5,416,660원을 2023. 10. 10.에 각각 지급했다.

2.

판단

가.

법리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갖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검사가 법관이 위와 같이 확신을 갖게 하는 정도로 범죄사실을 증명하지 못했다면, 비록 피고인이 한 주장이나 변명에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피고인이 유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한다.

2)

피해자와 피고인의 진술은 모두 각각 일부는 진실을, 일부는 허위나 과장·왜곡·착오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상반되고 모순되는 진술들 가운데 허위·과장·왜곡·착오를 배제한 진실을 찾아내고, 그 진실들을 조합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

법원은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 검사의 공소사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에서 보이는 여러 불일치, 모순, 의문에는 애써 눈감으면서, 피고인이 한 주장과 제출한 증거는 믿지 않고 현미경의 잣대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법원이 가지면 안 되는 태도다.

그러므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은 선입견 없는 태도로 검사와 피고인 양쪽의 주장을 귀 기울여 듣고, 증거를 조사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헌법에 규정된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도1662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 회사가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법

가)

이 사건 회사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사업<1>을 수행하는 회사로서 정부에서 직원들 임금을 지원받고 있다.

나)

이 사건 회사가 정부로부터 직원들 임금을 지원받아 임금을 지급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회사 대표인 피고인이 매달 직원들 임금지급일에 맞춰 RCMS<2>에 증빙서류(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급여대장)를 업로드 하면, 정부는 업로드 된 서류를 검토한 뒤 이 사건 회사 법인계좌로 직원들 임금을 입금하고, 그러면 이 사건 회사 법인계좌에서 직원들 계좌로 임금이 빠져나간다.

2)

피고인이 D에게 임금을 뒤늦게 지급한 기간

피고인은 D에게 세 차례 임금을 늦게 지급했는데, 그 늦게 지급한 기간은 하루 또는 이틀이었다.

3)

피고인과 이 사건 회사 다른 직원들의 진술

가)

피고인은 경찰에서 D에게 세 차례 임금을 늦게 지급한 이유에 대해 '이 사건 회사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려면, RCMS에 증빙서류를 업로드 해야 하고, RCMS 는 18:00이 지나면 업로드가 불가능한데, 다른 업무 때문에 바빠 부득이 몇 차례 업로드가 늦어 결과적으로 하루 이틀 임금 지급이 늦어진 일이 있다. 그럴 때마다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진술했다(증거기록 2권 32쪽).

나)

D을 제외한 이 사건 회사 다른 직원들도 '피고인으로부터 RCMS에 증빙서류 업로드가 안 되어 부득이 임금 지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직원들도 모두 양해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변호인이 2024. 10. 29. 제출한 증 제2호증 참조).

4)

D의 반응

기록상 D이 임금 지급이 늦어진 직후 그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없다.

5)

소결론

그렇다면, ▲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를 포함한 이 사건 회사 직원들은 급여(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된 2022. 12.분, 2023. 7.분, 2023. 9.분) 지급일을 하루 또는 이틀 미루는 데 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고, ▲ 설령 피고인과 D 사이에 그와 같은 합의가 없었더라도, 적어도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2항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병곤

각주1)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각주2) 가. 사업명 : L

각주3) 나. 과제명 : M

각주4) 다. 사업기간 : 2022. 10. 1.부터 2025. 3. 31.까지

각주5) 국가 R&D 예산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에서 구축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RCMS는 우리나라 연구개발예산 교부부터 연구비 집행, 결산 및 국고반납까지 관리하여 효율적인 R&D 예산 관리를 지원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