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3. 20. 선고 2024고정235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이하 'C'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무역업을 경영했던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임금을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2019. 8.경부터 위 회사에서 근무한 근로자 D의 2019년 9월분 임금 중 일부인 527,016원을 그 임금 지급일인 2019. 9. 25.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9회에 걸쳐 합계 8,961,612원을 각각 그 정기 임금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검사는 위 공소사실이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 제기하였다.

위 공소사실이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고의, 즉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에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이 사건에 있어서는 미 지급되었다는 휴일근로수당)의 존재에 대한 인식 및 그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려는 의사가 있었어야 하고, 이러한 고의는 행위 시에 존재하여야 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나.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휴일근로수당 미 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①

근로자 D는 C에서 해외영업팀 파트장(2020. 4. 1.부터 2021. 1. 5.까지) 및 팀장(2021. 1. 6.부터 2022. 1. 18.까지)으로 근무하면서 해외수출 관련 트레이딩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해외출장이 상시 빈번하였다.

②

C의 해외출장·연수규정에 의하면, 해외출장 시 기본적으로 여비(교통비, 체재비)를 지급하고, 사장의 승인을 얻어 특별경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제6조). 이에 따라 D는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위 규정에 따른 여비(이동일을 포함한 출장일수별로 산정하여 US달러로 지급)를 정액으로 지급받아 왔고, 그 외에 별도로 D가 휴일근로수당 등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

③

D는 파트장 및 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매월 200,000원 또는 300,000원의 정액 직책수당을 지급받아 왔고, C는 2021. 12. 31. '직책수당을 지급받는 경우 별도로 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사내에 공지하였으며, 2022년부터는 위와 같은 내용을 내규로 지정하여 시행해왔다.

④

이처럼 직책에 다른 실제 근무 형태에 따라 지급되어야 할 시간외, 야간 및 휴일수당 등을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고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는 판례(대법원 1991. 4. 23. 선고 89다카32118 판결, 2001. 1. 16. 선고 99다37924 판결,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등) 취지에 비추어, 피고인이 D의 직책 및 근로형태를 고려하여 휴일근로수당을 포함한 정액 수당의 형태로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으로서도 이를 무효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⑤

D가 수사 과정에서 제출한 출장, 여비 정산서의 결재라인에는 피고인 대신 부사장 E 또는 F이 최종 결재권자로 되어 있다. 또한 D가 주장한 휴일근로 중 2019. 10. 9.을 제외한 다른 일자의 경우 출장지로 이동하거나 도착한 날짜인데, 위와 같이 휴일을 포함시킨 출장계획을 피고인이 지시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오히려 D가 출장계획을 스스로 수립하여 결재를 상신한 것으로 보이며, 위 결재가 반려되었다는 자료도 없다).

⑥

D는 2019. 8. 19.부터 C에서 근무하였는데, D가 연장·휴일근로수당 미지급에 관한 문제를 진정한 시기는, D의 해외법인 G PTE. LTD 사이에 연봉인상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된 2023. 8. 16.로부터 약 한 달 뒤인 2023. 9. 18.이다. 그 이전에는 D가 GPTE. LTD 또는 C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나 연장·휴일근로수당 부족 여부에 관하여 불만을 표시한 바가 없었다(최초 D는 C로부터 연장·휴일근로수당 합계112,841,943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정하였으나, D의 근무장소가 사무실로 한정되어 있지 않은 점, 시차 출퇴근과 지각 등의 문제가 있어 소정 시업시각과 종업시각을 기준으로 연장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점, 메일 보낸 시간을 기준으로 모든 시간을 실 근로시간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부분에 대하여는 공소가 제기되지 않았다).

⑦

상사 트레이더의 직책 특성상 실 근로시간(시업시간 및 종업시간)을 특정하기 어렵고, 해외 출장이 빈번하므로(D의 경우에도 출장기간 동안 시업시간 및 종업시간을 따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미팅이 있는 경우 미팅계획에 대해서만 전자우편으로 보고하였으며, 출장지에는 대부분 자신보다 하급자와 동행하였다), 동종업계에서도 트레이더의 경우 근태관리를 엄격하기 받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D의 경우 별도로 출퇴근 기록이 되거나 출퇴근 관리를 받았다는 자료가 없고, 해당 기간 동안 연봉 1억 1,000만 원~ 1억 2,000만 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다) 및 정액의 수당 및 출장비를 수령하는 대신 실 근로시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연장근로수당 등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 계약조건도 존재한다. 따라서 D가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까지는, C 내지 피고인은 D에 대하여 휴일근로수당을 미지급한 부분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더구나 C의 회사규모, D의 급여액 및 출장 시마다 지출되는 여비 및 수당의 액수에 비추어 피고인이 D에게 8,961,612원에 불과한 이 사건 휴일근로수당을 의도적으로 지급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

3.

결론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박찬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