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노281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대표자와 변호인은, (1) 각 주식회사인 E과 피고인은 명백히 독립된 별개의 법인으로서, 피고인은 5인 미만 사업장에 해당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해당 처벌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2) 설령 견해를 달리하여 각 주식회사인 E과 피고인을 단일 사업장으로 봐서 사업장 근로자 수를 합산하여야 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근로자 D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의 '감시적 근로자'로서 근로시간, 휴게, 휴일 규정이 면제될 수 있으므로, 피고인 대표자로서는 근로자 D의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의 파기를 구한다.

2.

판 단

가.

E과의 동일성 문제

(1)

법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계속적,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전체로서의 독립성을 갖춘 하나의 기업체 조직을 의미한다. 한편, 어떤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다른 회사의 도구에 불과한 경우, 또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등의 목적으로 사업장을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둘 이상의 사업장이 경영상 일체를 이루어 단일한 사업장이라고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각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합산하여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1>

(2)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 대표자와 변호인은 원심에도 이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피고인 회사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의 사업장인지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① 내지 ④의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피고인 대표자와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E과 피고인의 동일성이 있다고 보았는바,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면, 피고인 대표자 C은 각 주식회사인 피고인과 E을 하나의 사업체라고 여기고 이들 각 법인을 실질적으로 경영하여 왔고, 이로써 피고인과 E 각 법인은 각각 형식적인 법인격만 갖추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대표자 및 변호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대표자와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감시적 근로자 문제

(1)

법리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2항에 따르면, 감시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는 감시업무를 주 업무로 하며 상태적(常態的)으로 정신적 · 육체적 피로가 적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말한다. 업무의 성질상 감시적 근로자에 해당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에 따라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으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참조).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의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또한 지급된 임금이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이 정한 임금 · 가산임금 또는 수당을 제외한 임금액과 최저임금액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2265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적용하여 보면, C을 대표자로 한 피고인이 피해근로자 D과 사이에 피해근로자가 감시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여 체결한 포괄임금제 약정은 무효이고,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법정수당과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최저임금액에 미달한 금액을 지급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와최저임금법위반죄를 저질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대표자와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만으로는 위 유죄인정 사실에 아무런 합리적 의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①

먼저 피해근로자 D이 수행한 업무가 '감시적 근로'에 해당하는지 본다. 피해근로자는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건물 경비업무에다가 주간 근무시간에는 주차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동료 근무자인 H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근로감독관이 그 진술을 청취하였으며, 피고인 대표자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는 점, 실제로 피해근로자가 주차 관리업무를 수행한 B빌딩 주차장(지상 24대, 카리프트 15대, 이하 '이 사건 빌딩 주차장'이라 한다)의 경우 대리주차(발레파킹, valet parking)가 필요하거나 그중 지상부분에 이중주차가 되어 있는 차량이 있어 주차 차량이 많을 경우 수시로 주차 차량 정리가 필요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점, 피해근로자는 이 사건 빌딩 입주업체 직원들이 출근하는 09:00경부터 퇴근시간인 18:00경까지 사이에는 이 사건 빌딩 주차장 입차 및 출차의 원활함을 유지하기 위하여 주차 관리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피해근로자의 전체 근무시간 중 주차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시간이 적지 않아 보이는 점, 특히 점심시간을 전후하여서는 손님 차키를 받아서 발레파킹을 해 주거나, 다른 손님이 나갈 수 있도록 이동주차를 해주는 등 대기상태로 있어야 하여 점심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음에도, 피해근로자와 H이 격일로 근무하였고, 2023년 2월부터 대체근무자를 지정하여 휴게시간을 부여하기 전까지 근로계약서상 휴게시간 동안 위 주차관리 업무를 대체할 인력도 따로 존재하지 않은 점, 피고인 대표자나 변호인은 점심시간 대에 입차한 차량이 하루 평균 5.4대에 불과하므로 피해근로자는 점심시간에도 편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해근로자와 H의 각 진술기재내용, 이 사건 빌딩 주차장 운영 사진, 2021년 10월의 이 사건 주차장 입차현황(검사증거 순번3, 기록 14~15쪽) 등을 보면, 09:30 이전에 이 사건 주차장 중 지상부분 및 카리프트부분에 거의 빈자리가 없이 입차상태가 되어 그 이후부터는 주차 대수가 부족하고 언제나 대리주차 또는 이동주차를 위해 대기상태를 유지하여야 했던 것으로 보일 따름인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근로자는 감시업무를 주 업무로 하며 상태적(常態的)으로 정신적 · 육체적 피로가 적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라고 보기 어렵다.

②

설령 피해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2항이 말하는 '감시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가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의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않았음은 명백하다. 결국 피해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다.

③

혹시라도 피고인 또는 피고인 대표자에게 피해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최저임금액에 미달한 금액을 지급한 데에 불가피한 사정이라도 있을지 본다. 피고인이나 피고인 대표자가 피해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이 적지 않고, 피해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이 시간당 최저임금액에 상당히 못 미치는 점, 피고인이나 피고인 대표자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감시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거나 감시적 근로자에 관한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감시적 근로계약서와 동의서를 피해근로자로 하여금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근로자가 경비원 겸 주차장관리자로 근무하는 업무가 실질상 감시또는 단속적 근로에 종사한 것으로 피고인 또는 피고인 대표자가 생각한 것이고, 사용자인 피고인이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의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근로계약서상 근로시간을 전제로 임금을 정하여 최저임금법이나 근로기준법 등의 법령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었더라도, 이와 같은 내용을 관할관청에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확정적인 근로기준법위반 및 최저임금법위반의 각 고의가 있었거나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각 고의가 있었다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달리 피고인에게 위 수당 및 법이 정하는 최저임금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데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중호(재판장) 엄철 윤원묵

각주1)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도1309 판결(상고기각)로 확정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11. 선고 2023노589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