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21. 10. 7. 경영 컨설팅업을 업종으로 하는 유한회사 C라는 회사를 설립하였던 사람이다. 피고는 2018. 7. 24.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에 따른 사모투자전문회사의 설립, 투자 및 경영컨설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원고는 2022. 7.경 지인 소개로 피고의 이사 D을 만난 뒤 그 무렵부터 2023. 2.경까지 피고에 출근하였는데, 2023. 2.경부터 2024. 2.경까지는 주식회사 E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4. 2. 26.자로 피고와 고용계약서(을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 따르면 원고는 PE부 고문의 직위로 2024. 3. 1.부터 2025. 2. 28.까지 3,600,000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하여 원고는 2024. 3.경부터 2024. 11.경까지 피고에 고문 직위로 출근하였다.
원고는 2024. 11. 4. 피고의 금융감독원 승인신청서, 투자 딜 회사와의 정보보안 계약서를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였는데, 이 행위가 피고의 CCTV를 통하여 발각되었다. 피고의 자문변호사인 F은 2024. 11. 18. 원고를 만나 위 촬영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하였으나, 원고는 그대로 피고의 사무실을 나가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4. 12. 7. 피고가 자신을 부당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5. 4. 8. 원고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보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지방노동위원회 G 판정).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8. 12. 피고의 상시근로자 수는 5인 미만이므로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적용 대상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재심신청을 각하하였다(중앙노동위원회 H 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호증, 을 제1 내지 7,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주위적 청구원인
피고는 상시 근로자 수 5인 이상의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원고는 2024. 2. 26. 체결한 고용계약에 따라 피고의 이사 D으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가 2024. 11. 4. 단순히 업무에 참고할 목적으로 문서를 촬영한 행위를 자의적으로 비난하면서 이를 근거로 2024. 11. 18.경 변호사를 통하여 구두 해고 통지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제27조를 위반한 것인데다가 정당한 이유도 없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미지급된 임금으로 원고의 적정한 연봉에 해당하는 154,520,547원 및 지연손해금을, ② 원고와 피고가 근로관계의 존속을 예정한 3년의 기간인 2025. 5. 12.부터 2027. 5. 31.까지 월 12,500,000원의 급여를, ③ 피고의 부당해고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0,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1예비적 청구원인
원고와 피고는 민법상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는 부득이한 사유 없이 고용계약을 해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661조에 따라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및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2예비적 청구원인
원고와 피고는 최소한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피고는 부득이한 사유 없이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위임계약을 해지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689조 제2항에 따라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및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위적 및 제1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가 2024. 2. 26.자로 연봉 3,600,000원, 계약기간 2024. 3. 1.부터 2025. 2. 28.까지로 하는 이 사건 고용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원고가 2022. 7.경부터 2023. 2.경까지 및 2024. 3.경부터 2024. 11.경까지 피고 사무실에 출근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9 내지 35호증, 을 제9 내지 11, 14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에 상시 근로하였던 근로자가 5인 이상이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위적 및 제1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가 없다.
피고에 I, J, K 이외의 다른 직원이 상시 근무하였음을 알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 원고는 L 고문과 피고의 미국 뉴욕 사무소 상주인력까지 근로자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L은 피고의 이사 D의 장인일 뿐 피고에 상주하며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실제로 뉴욕 사무소를 두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은 대한민국 내에 위치한 사업 또는 사업장을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46074 판결 참조), 피고가 뉴욕 사무소를 두고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이 사건 고용계약서는 원고의 건강보험 적용을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 나타난 연봉 3,600,000원도 건강보험법상 직장가입자 최저보험료 납부를 위한 금액에 불과하여 이를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피고에 출퇴근하며 M 딜을 유치하는 등 피고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2023. 10.경 피고의 이사 D과 M 대표 N의 일회성 만남을 주선한 것을 넘어서 핵심적인 투자를 유치하였다거나, 이에 수반되는 회계 및 법률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원고는 피고에 상시 출퇴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유한회사 C라는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한 상태에서 피고 사무실에서 자신의 개인 업무도 상당 부분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이사 D의 실질적인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고, 오히려 D과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다. 결국 원고가 피고에 실질적인 노무를 제공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의 대가로 보수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와 피고가 민법상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제2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하여
민법상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그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 그리고 수임인이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던 중 사무처리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임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위임인이 그 사무처리의 완료에 따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별도로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에서는 시기 여하를 불문하고 사무처리 완료 이전에 계약이 해지되면 당연히 위임인이 그 사무처리의 완료에 따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계약 당시에 예정되어 있으므로, 수임인이 사무처리를 완료하기 전에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만으로 위임인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다71411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가 2024. 2. 26.자로 이 사건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원고가 최소한 그 무렵부터 2024. 11.경까지 피고에서 고문으로서 활동한 것 으로 보이기는 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으로 위임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원고가 2024. 11. 4. 피고의 동의 없이 금융감독원 승인신청서와 투자 딜 회사와의 정보보안계약서를 촬영한 것이 CCTV를 통하여 발각되었고, 원고는 2024.11. 18.경 피고의 사무실을 이탈한 후 더 이상 피고에 출근하거나 복귀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임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적어도 2024. 11. 18.경 이후에는 피고가 아니라 원고의 의사에 따라 위임계약이 해지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피고의 의사에 따라 위임계약이 해지되었다고 보더라도, 원고의 위 촬영행위로 인하여 위임계약 존속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뢰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위임관계를 해지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제2예비적 청구도 이유가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
1원고는 2026. 2. 6. 제5회 변론기일에서, 2026. 1. 8.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의 주위적 청구취지 및 제1예비적 청구취지는 철회하였으나, 청구원인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진술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