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자동차 및 수송용 기계기구와 동 부분품의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B공장, C공장, D공장 및 판매 지점 등에서 일반직, 생산직, 기술직, 영업직으로 근무하다가 별지2 '퇴직일' 란 기재 각 일자에 퇴직한 사람들이다. 원고 66 E, 원고 67 F는 피고의 간부사원(일반직 과장 이상, 연구직 책임연구원 이상, 별정직 과장 이상의 직급자를 의미한다)이다.
단체협약을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 경과
피고는 2012. 9. 17. G노동조합 H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체결한 2012년 단체협약에서, 소속 근로자의 정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였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되었는데, 주된 개정 내용은 ①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고,<1> ②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게 하는 것이다.<2> 이러한 개정 규정은 고령자고용법 부칙(2013. 5.22) 제1호<3>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2016. 1. 1.부터 적용되었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을 앞둔 2014. 10. 28. 2014년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정년에 관한 내용이 아래와 같이 변경되었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4. 11. 27. 2014년 단체협약 제33조 제2항 등에 따라 정년 연장자의 처우기준에 관하여 합의(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라 한다)하였고, '정년 연장자(59+1세)'의 처우에 관한 주요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16. 11. 8. 체결한 2016년 단체협약에서는 정년에 관한 내용이 아래와 같이 변경되었다.
간부사원 취업규칙 개정을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 경과
피고의 간부사원은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데, 2012. 10. 31.부터 시행된 간부사원 취업규칙(제6차)은 제19조에서 '간부사원의 정년은 만 58세 되는 해 연말로 하되, 본인이 희망할 경우 건강 등 결격사유가 없는 자에 한하여 소정의 절차를 거쳐 만 59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다.
피고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시점에 맞추어 대상인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2016. 1. 1.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개정(제7차)하였고, 임금피크제 관련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0 내지 14, 3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
2014년 및 2016년 단체협약(이하 포괄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근거 규정이 없으므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노사 합의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피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을 근거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원고들의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원고들에 대하여 58세 이후부터 60세까지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한 것은 연령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적 처우를 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원고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수당, 성과금, 퇴직금 합계액에 해당하는 별지2 '청구금액' 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과 증거에 갑 제8, 10, 13 내지 17호증, 을 제1 내지 9, 15 내지 31,33 내지 41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보면, ① 피고는 노사 합의에 따른 이 사건 단체협약 및 간부사업 취업규칙을 통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②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적 처우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임금피크제는 노사 합의에 따라 도입됨
이 사건 단체협약에 '임금피크제' 라는 단어가 명시적으로 등장하지는 않는다.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합의한 2014년 단체협약 제33조 제1, 2항은 정년을 58세가 되는 연말까지로 하되, 58세 연말일과 59세 연말일에 각각 본인이 희망하고 건강상 결격사유가 없을시 각각 1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59세 임금은 58세 기본급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지급하며, 60세 임금은 기존 59+1세 계약직 총액연봉 산정기준 대비 평균 2.6% 인상하되, 적용방식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별도 협의하기로 정하였고, ② 이 사건 부속합의에서는 60세의 기본급은59세 기본급의 90%를 기준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간부사원이 아닌 피고의 근로자들이 기존의 정년인 58세가 되는 해의 연말일 이후에도 정규직 신분을 유지하면서 60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사실상 정년을 연장하는 한편, 그에 따라 기본급을 다소 감액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임금피크제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피고는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해당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해 왔고, 2016년 단체협약에서도 고령자고용법에 부합하게 정년을60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로 규정하였을 뿐, 2014년 단체협약 및 이 사건 부속합의를 철회하거나 60세가 되는 해의 처우에 관한 다른 합의를 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고령자고용법의 시행에 맞추어 이 사건 단체협약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합의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단체협약의 문언에 단순히 '임금피크제' 라는 명칭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표면적인 사정만을 근거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노사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한편 원고 66, 67과 같은 피고의 간부사원의 경우, 대상인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2016. 1. 1. 개정된 간부사업 취업규칙(제7차) 제15조가 명시적으로 '임금피크제'라는 항목 아래 정년을 연장하고, 정년 연장 구간의 임금을 조정하는 내용을 규정하였다. 원고들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가 없다.
연령을 이유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볼 수도 없음
도입 목적의 타당성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 제1항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이고,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 일부를 삭감하는 이른바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임금피크제는 고연령 근로자의 임금을 조정하는 대신 정년 연장을 통한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고, 목적의 타당성도 인정된다.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조치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더구나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에 있어서 연장된 정년 기간 기본급이 감소하였다고 해도, 이는 기존에 정함이 없었던 연령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정년이 연장된 구간에 한하여 기본급이 종전보다 감액되었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근로자의 불이익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간부사원이 아닌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60세가 되는 연말까지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되었고, 조합원의 자격도 유지하였다. 또한 임금의 경우에도 기본급, 상여금 등은 감소하였으나, '근속관련 제수당'을 계약직 1년차가 아닌 '전체 근속기간'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60세 근로자의 임금 총액은 평균 약 4.3% 증가하였다. 또한 간부사원의 경우에도 정년이 60세가 되는 연말까지 연장되었고, 정년이 연장된 기간인 59, 60세에는 각 전년도 연봉의 90%를 받기는 하였으나, 종전과 비교하여 볼 때 정년 연장 기간의 총소득이 오히려 증가한 점에 비추어 보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과도하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근로시간 · 업무량 · 업무강도가 감축되지 않았고, 적정한 대상조치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해당 근로자의 근로시간이나 업무량이 당연히 경감되어야 한다는 근거도 없고,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정년 연장, 정년 연장 기간 동안 정규직 신분 및 조합원 자격 유지, 총소득 증가라는 이득을 얻은 점에 비추어 볼 때, 근로시간 또는 업무량 단축이 없었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임금피크제가 과도하게 불이익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노사 합의를 통하여 정년퇴직 예정자의 재취업 및 창업 관련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I 교육'(퇴직 지원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베테랑 프로그램'(퇴직 후 재고용)을 도입하여 소속 근로자에게 퇴직 다음 해부터 최대 6개월 단위로 재고용의 기회까지 부여하였으므로, 적정한 대상조치를 취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