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및 원고의 진정 제기
피고는 1999. 10. 15.경 아들인 C과 함께 공동사업자로서 서울 서초구 D을 사업장 소재지로, 상호를 'E식당'(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으로 하여 음식점업(간이음식점)의 사업자등록을 마친 사람이고, 원고는 2014. 3. 15.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포장 및 배달 업무에 종사하다가 2023. 5. 12. 퇴사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23. 10. 19.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다른 근로자들(F, G, H)과 함께 피고를 상대로 피고로부터 시간외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이하 '연차휴가수당'이라 한다),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이하 '이 사건 진정'이라 한다), 위 노동청은 2024. 4. 9.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2024. 4. 19.까지 미지급 임금(시간외근로수당) 8,117,009원, 연차휴가수당 5,352,480원, 퇴직금 22,622,678원(합계 36,092,167원, 구체적인 산정내역은 별지1 표의 기재와 같다)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하였다.
피고는 2024. 4. 22. 원고에게 위 시정지시 금액 중 8,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과 관련된 사건의 진행 경과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I는 2023. 2. 10. 피고를 상대로 이 법원 2023가단5042511호로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3. 7. 11.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당사자 모두 항소하지 않아 2023. 7. 29. 확정되었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H은 2023. 9. 27. 피고를 상대로 이 법원 2023가단5382684호로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5. 3. 25.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같은 법원 2025나6424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항소심 법원은 2025. 12. 4.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의 남편인 망 J이 이 사건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편의상 사업자등록 명의인을 배우자인 피고와 아들인 C으로 해두었을 뿐,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 운영에 관여한 바 없으므로,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책임이 없는 피고를 상대로 제기된 이 사건 소는 당사자적격이 흠결되어 부적법하다.
구체적 판단
이행의 소에서 피고적격은 원고의 청구 자체로써 판가름되고 그 판단은 청구의 당부의 판단에 흡수되는 것이므로 급부의무자로 주장된 자가 정당한 피고인바(대법원1995. 11. 28. 선고 95다184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소에서 원고에 의하여 급부의무자로 주장된 피고는 피고적격을 가진다 할 것이고, 피고에게 급부 의무가 있는지 여부는 본안에 관한 사항이므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망 J과 공동으로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한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미지급한 임금 합계 28,092,167원(= 이 사건 진정에 따른 시정지시 금액 36,092,167원 - 이 사건 변제금 8,000,000원 = 2,621,969원 + 2,847,520원 + 22,622,67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망 J이 이 사건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편의상 사업자등록 명의인을 배우자인 피고와 아들인 C으로 해두었을 뿐,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 운영에 관여한 바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임금 등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시간외근로수당과 연차휴가수당 등 제수당이 포함된 일정액을 월급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미지급한 연차휴가수당은 존재하지 않으며, ② 망 J은 원고의 근로기간 동안 원고의 4대 보험료 중 본인부담금 합계14,000,000원을 대신 납부하였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미지급 임금 등에서 위 14,000,000원은 공제되어야 한다.
피고가 미지급한 임금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소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되어 소멸한 부분이 있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의 사용자 해당 여부
살피건대,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진정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24. 10. 29. '피고의 남편 망 J이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한 실제 대표로서 사용자성이 존재하나 2024. 7. 10. 사망하여 공소권이 없음' 등의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단순히 사업주 명의만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남편인 망 J과 공동으로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직원들의 표준근로계약서상 '사업주'란에는 망 J이 아닌 피고의 이름만이 기재되어 있고, '서명'란에도 피고 명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업장과 관련된 3개의 은행계좌 모두 '피고(E식당)' 명의로 개설되어 있다는 것이고, 원고의 급여도 매달 위 피고 명의의 계좌에서 입금되었다.
피고는 2024. 6. 3.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된 피의자신문과정에서 "가정주부로 지내다 지금 사업장을 한 지 25년 정도 됐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실질 대표가 본인이 아닌데 피의자로서 출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제 남편(망 J)이 돈 관리라든가 실제적으로 운영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관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그러나 저 또한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남편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중략) 그래서 제가 출석하여 진술하는 것이며, 민사소송 또한 제가 하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H과 원고의 채용경위, 근로기간, 실 근로시간, 업무 내용, 휴식을 취하는 방식, 임금 인상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I가 피고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한 관련 사건에서 피고는 실제 사용자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없고, 피고의 I에 대한 시간외근로수당의 지급 의무를 인정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와 망 J이 부부 사이인 점을 앞서 든 사정들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는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면서 남편인 망 J과 함께 이 사건 사업장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미지급 임금, 수당, 퇴직금
살피건대, 갑 제1, 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2023년 1월 이후 근무기간 동안 기본급으로 3,000,000원을 지급받았고, 별도로 월 500,000원을 시간외근무수당의 명목으로 지급받은 사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주 6일(주휴일 화요일), 하루 12시간(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휴게시간 1시간) 동안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기초하여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2023년 1, 3, 4, 5월의 시간외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및 퇴직금을 산정한 내역은 별지2 체불임금 등 산정내역 기재와 같다.<1>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와 같이 산정된 별지2 체불임금 등 산정내역 기재 시간외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퇴직금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 2,621,969원, 연차휴가수당 2,847,520원, 퇴직금 22,622,678원 등 합계 28,092,16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3. 5.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포괄임금약정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직원들과도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다른 직원들과 사이에 작성한 표준근
로계약서에 의하더라도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여함'이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월급여액에 연차휴가수당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의 기재는 없는 점, ③ 원고의 근로형태가 실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이루어진 피의자신문과정에서도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직원들의 실 근로시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대 보험료 대납분 공제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의 4대 보험료 중 근로자 부담금 합계 14,000,000원을 원고 대신 납부하여 주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설령 피고가 원고의 부담금을 일부 대신 납부하여 주었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인바(대법원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4대 보험료 대납과 관련된 구상금 채권이 원고의 임금 등 채권과의 상계 내지 공제가 허용되는 자동채권이라고 볼만한 아무런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 피고 주장의 채권으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 채권과 상계하거나, 공제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미지급 임금 중 일부는 소멸시효기간인 3년이 도과되어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24. 7. 18.부터 역산하여 3년 이내에 발생하여 그 변제기가 도래한 2023년 1, 3, 4, 5월분 시간외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을 뿐이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혜진(재판장) 정도성 제갈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