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6. 5. 30. 선고 2005구합37182 판결

판결요지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법원의 가처분결정에도 따르지 아니한 채 구미공장의 차량출입을 통제하고, 원고 회사 본사 및 구미공장을 장기간 무단점거하여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게 한 것은 정당한 노동운동의 한계를 훨씬 초과한 중대한 비위행위라 할 것이고, 그 자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라는 점,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참가인을 포함한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직장 상사인 원고 회사 임원들을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극단적인 비속어와 욕설로 모욕하고, 회사 물품을 함부로 가져다 사용함으로써 직장 위계질서에 심각한 손상을 가한 점, 노동조합이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자행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대외적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이 미친 점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원고 회사에 대한 근로자로서의 신뢰관계는 참가인이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자행한 중대한 비위행위로 인하여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회사가 참가인에 대하여 위와 같은 징계사유를 들어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사유에 상응한 적정한 징계로서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 11. 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5부노34호, 2005부해123호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2005부해123호 부당해고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33호증의 1 내지 12(을 제1호증의 1 내지 8, 을 제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 3과 같다), 갑 제34호증의 1 내지 6(갑 제34호증의 1은 을 제13호증, 갑 제34호증의 2는 을 제14호증, 갑 제34호증의 4, 5, 6은 을 제16호증의 1, 2, 3과 같다), 갑 제37, 38호증(을 제16호증의 4, 5와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회사는 상시근로자 3,000여명을 고용하여 섬유류 관련제품의 제조가공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서울에 본사를 두고, 구미시, 김천시, 경산시 등에 공장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89. 5. 29.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구미공장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 회사 구미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1,300여명은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을 상급단체로 1988. 12. 13. 노동조합을 조직하였고(이하 ‘노동조합’이라고 한다), 참가인은 2003. 11. 3. 노동조합 위원장에 취임하였다.

노동조합은 2004. 4. 28.부터 2004. 6. 3.까지 원고 회사와 2004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11차례 진행하였으나 협상이 결렬되자, 2004. 6. 23.부터 2004. 8. 25.까지 파업을 단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파업’이라 한다).

다.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이 사건 파업기간 중 ① 구미공장의 출입문을 장기간 점거하고 폐쇄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막대한 재산적 피해를 입게 하고, ② 원고 회사 본사 및 구미공장 건물 등 업무시설을 장기간 점거하여 업무를 방해하였으며, ③ 원고회사 경영진과 관리자에 대하여 비방, 욕설로 개인적인 명예를 훼손하고, 회사의 대외적 이미지를 실추시켰으며, 회사 시설을 손괴하고, ④ 협정근로 공정인 스판덱스(이하 ‘SPX’라 한다)생산팀의 일부 사원을 파업에 참여시키는 등 다수의 업무방해 및 사규를 위반한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04. 8. 6. 참가인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04. 8. 21. 이 사건 해고에 불복하여 원고 회사 재심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인사위원회는 2004. 8. 26. 참가인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라.

그러자 참가인은 2004. 11. 2.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의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2005. 2. 3.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2005. 2. 22. 중앙노동위원회에 2005부해123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05. 11. 7. 이 사건 해고를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 회사에 대하여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회사의 주장

원고 회사가 참가인의 중대한 비위행위로 인하여 근로관계의 신뢰가 파괴되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해고에 나아간 것은 징계사유에 상응한 적법한 징계권의 행사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징계양정에 있어 과다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을 제10호증과 같다),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22, 갑 제7호증의 1, 2, 3, 갑 제8호증의 1 내지 12, 갑 제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16, 갑 제11호증의 1 내지 18, 갑 제12호증, 갑 제13호증의 1 내지 9, 갑 제14호증의 1 내지 20, 갑 제15, 16, 17호증의 각 1, 2, 갑 제18호증의 1, 2, 3, 갑 제19호증, 갑 제20호증, 갑 제21호증의 1, 2, 갑 제22, 23호증의 각 1 내지 12, 갑 제24호증의 1 내지 6, 갑 제25호증, 갑 제26호증의 1, 2, 갑 제27, 28호증의 각 1 내지 6, 갑 제29호증, 갑 제30호증의 1, 2(을 제7호증의 2와 같다), 갑 제31호증, 갑 제32호증의 1 내지 4, 갑 제35호증, 갑 제36호증(을 제3호증), 갑 제39호증의 1, 2, 갑 제40, 41호증, 갑 제42호증의 1 내지 284,을 제5호증의 1, 내지 17,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호증의 1, 을 제8호증, 을 제11호증, 을 제15호증, 을 제17호증의 1 내지 5, 을 제18호증의 1, 2, 을 제1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⑴ 이 사건 파업의 경위

㈎ 원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2004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은 기본급 6% 인상 등 총 임금의 13.7% 인상, 100% 고용보장 및 신규투자 창출 등을 요구하였고, 원고 회사는 2003년도에 금 684억여원의 단기손실이 발생하여 1970년대에 설치한 폴리에스텔 생산설비 등을 폐기하고, 그로 인하여 야기되는 잉여인력 205명에 대하여는 2006년 말까지 정보통신사업에 102명을 흡수하며, 나머지 인원은 2004. 7. 1.부터 근무형태를 4조 3교대로 전환하여 흡수하는 대신 현재 15년 생산직 근로자 기준 연봉이 금 5,500여만원으로 고액이라는 이유로 임금동결을 요구하였다.

㈏ 노동조합은 2004. 6. 3. 원고 회사와 11차례에 걸친 단체교섭 결과 원고 회사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단체교섭결렬을 선언하고, 같은 달 5.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도위원회가 같은 달 15. 조정중지를 결정하자, 조합원들을 상대로 파업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80.1%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후, 같은 달 16. 구미시청 노동복지과에 쟁의행위신고서를 접수하였다.

㈐ 노동조합은 2004. 6. 18. 15:00경부터 같은 날 18:00경까지 주간 근무자 650명에 대한 부분 파업을 실시한 후, 같은 달 22. 참가인 주제 하에 제9차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같은 달 23. 09:00부터 총파업을 실시하기로 결의하면서, SPX생산팀 조합원은 종전에 시행중인 퇴근 집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같은 달 22. 20:00부터 구미공장의 정문, 동문의 출입을 통제하여 모든 차량은 후문으로만 진ㆍ출입시키며, 협력업체 사원의 출입은 일단 허용하되 같은 달 23. 사태를 지켜본 뒤 다시 결정하고, 원료 및 자재공급 차량의 진입은 허용하되 제품출하 및 원료의 출하는 금지하기로 결의하였다.

㈑ 이에 원고 회사는 SPX생산팀 근로자들이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04카합22호로 노동조합 및 SPX생산팀 조합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2004. 6. 22. 원고 회사 SPX생산팀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하여서는 아니 되고, 쟁의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은 즉시 이를 중단하고 자신의 직무에 복귀하여야 하며, 노동조합은 SPX생산팀 근로자들에 대하여 쟁의행위에 가담하도록 독려하여서는 아니 되고, SPX생산팀 근로자들이 쟁의행위를 중단하고 자신의 직무에 복귀하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결정하였다.

한편 노동조합은 2003. 7. 4. 원고 회사와 사이에 SPX생산팀에 근무하는 조합원에 대하여는 SPX공정의 특성을 감안하여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쟁의행위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의 직무에 종사하기로 합의하였다.

㈒ 참가인을 비롯한 노동조합 간부들인 성○○(부위원장), 이○○(사무국장), 안○○(조직차장), 송○○(사수대장), 배○○(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사무국장)과 노동조합원 약 70여명은 2004. 6. 22. 22:00경부터 2004. 8. 25. 15:00경까지 원고 회사 구미공장 정문에 원고 회사 소유의 파렛트(화물을 적재하여 기중기 등으로 운반하는 받침대) 등 회사집기를 쌓아 2m 정도 높이의 차단벽을 설치하고, 정문 앞에 조합원 농성을 위한 텐트를 설치한 다음, 노동조합원 35여명(일명 사수대)으로 하여금 교대로 공장정문, 동문으로의 차량출입을 막고, 후문의 차량출입을 통제함으로써 SPX생산팀과 비조합원들이 가동하는 정보통신 생산팀에서 생산된 완제품, 원료 등을 운반하는 화물차량 및 협력업체의 납품차량 등 1일 50여대의 차량을 구미공장 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약 650여억원 상당의 매출손실을 입게 하였다.

한편 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출입문 차단을 위하여 구미공장 창고 등에 적재해 있던 원고 회사 소유의 파렛트 등 자재를 임의로 가져다 사용하였고, 2004. 7. 2. 및 같은 달 8. 원고 회사소유의 선풍기를 임의로 반출하였으며, 같은 달 13. 조합원들의 침식도구로 사용하기 위하여 원고 회사 소유의 단열재를 임의로 반출하였다.

㈓ 이에 원고 회사는 2004. 6. 23. 및 2004. 7. 5.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불법행위를 중지하고, 차량출입 통제 등을 철회하도록 요청하였고, 위 법원2004카합23호로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 사건에서 위 법원이 2004. 6. 28. 노동조합은 원고 회사의 임직원, 종업원 기타 원고 회사와 업무상 관련있는 사람이나 차량, 원료, 제품, 자재 등이 구미공장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결정하자 이를 구미공장 등에 게시하였다.

㈔ 위 성주엽, 이석채는 노동조합원 150여명과 함께 2004. 7. 5. 15:40경부터 2004. 8. 2. 15:00까지 원고 회사 본사에 침입한 후, 그 곳 1층 로비를 점거하고 “구조조정 박살내고 고용안정 쟁취하자, 무능력한 사장은 해고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북, 꽹과리 등을 이용하여 노래를 제창하면서 본사 건물 승강기 5대를 점거하여 가동을 중지시켰다. 한편 당시 원고 회사 본사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 및 건물이용자들은 1일 2,300여명에 달하였다.

㈕ 참가인, 안○○, 송○○ 외 노동조합원 100여명은, ① 2004. 7. 6. 09:00경부터 같은 날 10:30경까지 구미공장 본관 사무동 1층에 있는 인력지원팀 사무실과 2층에 있는 경영지원팀 사무실 및 공장장실을 점거하고 “고용안정 쟁취”등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제창하면서 농성을 하였고, ② 같은 달 7. 09:00경부터 같은 날 10:30경까지 위 공장장실 입구를 점거하여 구호를 외치는 등 농성을 함으로써 공장장 사무실 출입을 통제하였으며, ③ 같은 달 9. 09:00경부터 같은 날 09:30경까지 위 인력지원팀 사무실에 난입하여 “구조조정 분쇄, 고용안정 쟁취”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제창하였다.

㈖ 위 안○○는 2004. 7. 6. 09:05경 구미공장 본관 2층 공장장실 입구에서 원고 회사 직원 오○○이 노동조합의 집회현장을 촬영한다는 이유로 오○○의 가슴을 치고 욕설을 하면서 신체에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이고, 오○○으로부터 디지털카메라 1대(시가 650,000원)를 빼앗았다.

㈗ 노동조합은 2004. 7. 6.경부터 같은 달 9.경까지 구미공장 본관 현관 및 내부 벽에 “장기파업 유도하는 주동자 지명수배, 이○○(두목), 한○○(부두목), 김○○(행동대장), 조○○(삐끼), 상기 씹새끼들이 장기 파업을 유도하는 개새끼들입니다. 보는 즉시 보신탕을 해먹기 바람(미친개한테 물릴 수 있으니 주의바람)”, “이○○ 개새끼는 화형시키고, 한○○는 좆물고 자살, 송○○ 교수형 시키자, 그 밑에 모두 개새끼는 자폭하라”라는 등 원고 회사 임원들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게시하였고, 구미공장 정문부터 본관건물에 이르는 도로상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구미공장 임원진을 비방하는 문구를 기재하였으며, 2004. 7. 14. 구미공장 사내체육관(우정관)에서 원고 회사 경영진과 정치인을 비방하는 풍자물을 작성하여 게시하였다.

㈘ 송○○외 노동조합원 7명은 2004. 7. 27. 09:20경 구미공장 본관 출입구 계단에서 원고 회사 직원 최○○이 노동조합의 파업동향을 파악하고 그 모습을 촬영한다는 이유로 최○○에게 욕설을 하면서 신체에 위해를 가할 듯한 태도를 보이고, 최○○으로부터 디지털카메라 1대(시가 650,000원)를 빼앗았다.

㈙ 노동조합은 2004. 8. 16. 22:00경 조합원들을 상대로 일괄하여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였고, 이러한 사실은 일간신문 등 언론에도 보도되었다.

㈚ 원고 회사 구미공장 공장장 상무이사 조○○은 2004. 8. 17.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6조에 따라 같은 날 15:00부터 구미공장을 폐쇄한다고 공고하고, 이 사건 파업에 참가중인 노동조합원 전원은 구미공장에서 퇴거할 것을 공고하였다.

그러나 참가인, 성○○, 이○○, 안○○, 송○○ 외 노동조합원 1,200여명은 같은 달 25. 15:00까지 위 퇴거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채 구미공장에서 파업을 계속하였다.

㈛ 원고 회사는 2004. 8. 25.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4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유효기간은 조인일로부터 2005. 3. 15.까지이다).

⑵ 형사처벌의 경위

참가인은 위와 같은 범죄행위로 인하여 2005. 9. 27.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야간ㆍ공동주거침입)죄, 업무방해죄가 인정되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병합 기소된 성○○, 배○○은 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이○○, 안○○, 송○○은 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위 판결은 2005. 10. 5. 확정되었다.

한편, 참가인은 위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2004. 9. 22. 구속되었다가, 2004. 10. 25. 보석으로 석방되었다.

⑶ 이 사건 징계절차의 경위

㈎ 원고 회사 구미공장 인사위원회는 2004. 7. 23. 참가인을 비롯한 노동조합원 13명에게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불법행위에 대한 징계를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같은 달 30. 13:30 개최한다고 통보하였고, 같은 달 30. 다시 위 징계대상자들에 대하여 인사위원회를 2004. 8. 3. 13:30 개최한다고 통보하였다.

㈏ 위 인사위원회는 2004. 8. 3.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을 포함한 조합원 11명에 대하여는 각 해고, 나머지 조합원 2명에 대하여는 각 출근정지 30일의 징계를 의결하고, 같은 날 노동조합에 대하여 징계결과를 합의하기 위한 회의를 같은 달 4. 11:00 개최할 것을 요청하였으나(노동조합에 대하여 징계대상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노동조합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의 참석을 요청하였다), 노동조합은 같은 달 4.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 그러자 인사위원회는 2004. 8. 4. 및 같은 달 5. 노동조합에 대하여 재차 징계결과 합의를 위한 회의를 개최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노동조합이 계속 불참하자 2004. 8. 6. 노동조합에 대하여 위 징계결과를 통보하면서, 참가인을 포함한 조합원 13명에 대하여 당초 인사위원회에서 의결한 징계내용대로 징계한다고 공고하였다.

한편 노동조합은 2004. 8. 4.부터 같은 달 20.까지 사이에 5차례에 걸쳐 위 조희정에게 원고 회사의 징계절차는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고 부당노동행위이므로 이를 중지할 것을 요청하였다.

㈑ 참가인은 2004. 8. 21. 노동조합 위원장의 지위에서 위 인사위원회에 대하여 위 징계결과에 대한 재심의를 요청하였고, 이에 위 인사위원회는 2004. 8. 21. 참가인을 포함한 피징계자들에 대한 재심인사위원회를 같은 달 23. 14:00 개최한다고 통보하였다.

그러자 노동조합은 2004. 8. 23. 재심인사위원회를 이 사건 파업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연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 위 인사위원회는 2004. 8. 23. 재심인사위원회에 참가인을 포함한 피징계자들이 출석하지 않자, 참가인에 대하여 재심인사위원회를 같은 달 24. 16:00 개최한다고 다시 통보하였으나 참가인을 포함한 피징계자들은 같은 날 개최된 재심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이에 위 인사위원회는 같은 날 참가인에 대하여 다시 재심인사위원회를 같은 달 26. 15:00 개최한다고 통보하였다.

㈓ 그 후 원고 회사 상무이사 조○○은 2004. 8. 25. 참가인이 대표자인 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①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파업과 관련하여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제기한 민ㆍ형사상소는 취하하며, 노동조합은 제기한 고소, 고발 및 노동위원회에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취하한다.

②

이 사건 파업기간 중 노동조합에서 진행한 근골격계 질병과 관련해서는 산업재해신청을 포함하여 해당기관에 진정 및 법률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

③

원고 회사는 노동조합원에게 파업으로 인한 연차상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④

노동조합은 공장 정상화 및 생산성 향상에 적극 협력하며 원고 회사는 파업기간 중 조합원의 사규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징계를 최소화 한다.

⑤

원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사원간의 인화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노사 상호 사원간 인화 저해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처한다.

㈔ 원고 회사는 이 사건 합의 이후 참가인을 제외한 피징계자들에 대한 징계를 모두 정직 30일로 감경하였다.

⑷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한 원고 회사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취업규칙]

제62조(징계대상자) 회사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에 대해서는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

2.

사원간의 인화를 저해한 자

14.

고의 또는 과실로 기물을 파괴하거나 또는 제품, 원료 등을 사용 불능케 하거나 기물을 낭비한 자

20.

허가 없이 회사의 기밀을 누설한 자 또는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 자

21.

타 직원에게 폭행협박으로서 업무진행을 방해한 자

22.

회사재산에 대한 절도, 횡령, 허가 없이 물품을 반출하거나 또는 하려고 한 자

23.

불법으로 태업 또는 파업한 자

29.

회사의 이익을 저해하거나 사원으로서 부적격한 자

30.

전항 각 호의 행위를 사주하거나 방조한 자

[2003년 단체협약]

제22조(인사원칙) ③ 조합임원의 인사 및 징계는 사전에 조합과 합의하여 행한다.

제36조 (징계심의)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하고자 할 경우, 조합 대표자는 심의위원으로 참석하고, 해당부서 대의원(1명)은 참고인으로 참석한다.

[부칙]

제5조 (협약의 유효기간) 이 협약은 노사 쌍방대표의 조인일로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만료일은 2004. 3. 15.로 한다.

다.

판 단

⑴ 이 사건 해고절차의 적법 여부

㈎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징계절차가 진행되어 피징계자가 징계사유를 다툰다거나 정상에 관한 사유를 주장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2003년도 단체협약 제36조에 의하면 인사위원회에는 참가인이 노동조합 대표자로서 참석하여야 함에도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이 피징계자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대표성을 부인하여 참가인의 인사위원회 출석을 거부하였으며, 위 단체협약 제22조 제3항에 의하면 노동조합 임원에 대한 징계는 노동조합과 합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원고 회사는 참가인이 피징계자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노동조합 대표성을 부인한 채 합의절차를 무시하였고,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인사위원회를 이 사건 파업 등 쟁의행위가 종료한 이후 개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원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채 재심인사위원회를 그대로 강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2003년도 단체협약 및 인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절차를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 보건대,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2003년도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절차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03년도 단체협약은 그 유효기간이 2004. 3. 15.까지로 약정되어 있었고, 비록 2004년도 단체협약이 적시에 체결되지 아니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이 3개월 연장되었다 하더라도 2003년도 단체협약은 2004. 6. 15. 그 효력이 만료되었으므로, 2003년도 단체협약은 2004. 6. 22.부터 개시된 이 사건 파업기간 중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2004. 7. 23.경부터 진행된 이 사건 해고절차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2004. 8. 25. 체결된 2004년도 단체협약이 이 사건 해고절차에 적용되지 아니함은 물론이다), 2003년도 단체협약의 규정을 근거로 이 사건 해고절차가 위법하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 설령 2003년도 단체협약이 이 사건 해고절차에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진행하도록 단체협약에 규정된 경우에도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행사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용자인 노조원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이 발견된 경우에 어떠한 경우를 불문하고 노동조합측의 적극적인 찬성이 있어야 그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고, 또한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측의 절차흠결이 초래된 경우이거나, 피징계자가 사용자인 회사에 대하여 중대한 위법행위를 하여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비위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회사가 노동조합측과 사전 합의를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징계에 반대함으로써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러한 합의 없이 한 해고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3. 6. 10. 선고 2001두3136 판결 참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에게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중대한 불법행위를 자행한 명백한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징계절차의 진행이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라는 이유로 수 차례에 걸친 원고 회사의 징계 및 합의 절차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으며, 피징계자의 지위에서는 참가인이 자신을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사정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가 2003년도 단체협약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가 중대하고도 명백한 이상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가 이 사건 파업기간 중에 진행되었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절차상 위법하게 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절차에 있어 적법하다.

⑵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보건대, 참가인은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파업의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종국적인 책임을 부담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이 사건 파업이 그 목적과 수단에 있어 관계법령이 정하는 적법성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통제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 회사와 2004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 원활히 진행되지 아니하자 2004. 6. 22.부터 원고 회사 소유의 물품 등을 임의로 반출하고, 장기간에 걸쳐 구미공장의 차량출입을 봉쇄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게 하였고, 조합원들로 하여금 원고 회사 본사 및 구미공장 건물 등을 무단점거하고 구호를 외치게 하는 등으로 원고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게 하였으며,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원고 회사 및 위 임원들을 극단적인 욕설과 언어로 비하하는 각종 유인물을 게시함으로써 원고회사 및 위 임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또한 원고 회사와 2003. 7. 4. 체결한 협약에 따라 SPX생산팀 근로자들은 쟁의행위에 참여시키지 않도록 약정하였음에도 SPX생산팀 근로자들도 이 사건 파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였고, 법원의 가처분결정 및 원고 회사의 직장폐쇄 명령에도 불복하여 이 사건 파업을 강행하였으며, 나아가 일부 노동조합원들은 이 사건 파업기간 중 동료직원들에게 위해를 가하고 물품을 절취하기까지 하였는바, 참가인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는 원고 회사 취업규칙 제62조 제2호, 제14호, 제20호, 제21호, 제22호, 제23호, 제29호, 제30호를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참가인이 노동조합 위원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우발적으로 발생한 조합원들의 비위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알 수 없었고, 지시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를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모든 행위와 결과에 대한 종국적인 책임자로서 이 사건 파업이 적법한 절차 내에서 정당한 수단과 과정을 거쳐 진행되도록 관리하고 통제할 의무가 있었고, 노동조합이 이 사건 파업에 이르게 된 경위와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참가인은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조합원들에 의하여 위법행위가 자행될 개연성이 높다는 사정을 잘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바, 사정이 그러하다면 참가인은 최소한 조합원들의 위와 같은 위법행위를 방조한 책임은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⑶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

보건대, 참가인이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법원의 가처분결정에도 따르지 아니한 채 구미공장의 차량출입을 통제하고, 원고 회사 본사 및 구미공장을 장기간 무단점거하여 업무를 방해함으로써 원고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입게 한 것은 정당한 노동운동의 한계를 훨씬 초과한 중대한 비위행위라 할 것이고, 그 자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라는 점,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참가인을 포함한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직장 상사인 원고 회사 임원들을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극단적인 비속어와 욕설로 모욕하고, 회사 물품을 함부로 가져다 사용함으로써 직장 위계질서에 심각한 손상을 가한 점, 노동조합이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자행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대외적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이 미친 점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원고 회사에 대한 근로자로서의 신뢰관계는 참가인이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자행한 중대한 비위행위로 인하여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회사가 참가인에 대하여 위와 같은 징계사유를 들어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사유에 상응한 적정한 징계로서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편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 회사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이 사건 파업기간 중 조합원들의 사규위반 행위에 대하여 징계를 최소화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피징계자들 중 참가인에 대한 징계만 감경되지 아니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보건대, 원고 회사가 노동조합과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한 징계를 최소화하기로 합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 합의의 취지는 원고 회사가 파업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노사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하여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의 최소화에 협조하겠다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를 무조건 감경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그러한 관점에서 참가인의 이 사건 파업 당시의 지위와 책임, 앞서 인정된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합의의 취지를 최대한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 징계양정이 결코 무겁다고 볼 수 없다. 피고와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⑷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징계양정에 있어 과다하여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김선희, 오태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