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1. 6. 17. 선고 2010구합31393 판결

주문

1.

원고 B의 소를 각하한다.

2.

피고가 2010. 6. 23. 원고 A, C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E 부당대기발령 구제재심 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2.

원고 B의 소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원고 B의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자가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투던 중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징계처분 기간 중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사용자로부터 지급받을 실익이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이익은 민사소송절차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어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구제이익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두798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고 B의 소에 관하여 보건대, 을나 제20,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B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의 효력을 다투던 중 2011. 2. 15. 개인사정을 이유로 참가인에게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 B에 대하여 의원면직 처리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 B이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한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임금청구소송 등 민사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 원고 B으로서는 더 이상 이 사건 소송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어 소의 이익은 위 근로관계 종료와 동시에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원고 B의 소는 부적법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A, C의 주장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당연히 징벌에 해당함에도 아무런 절차도 없이 임의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 진 것으로서 부당하다. 또한 원고들은 참가인에 대한 횡령에 가담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 사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임금이 삭감되는 등 실질적으로 많은 손해를 입었으므로 위 대기발령은 위법하고, 이와 결론을 달리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의 취업규칙에서 대기발령을 징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에 절차적 위법은 없다. 원고들은 성인승차권을 아동승차권으로 바꿔 그 차액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참가인의 재산을 횡령하였고, 참가인은 횡령사건과 관련하여 원고들을 조사하면서 혹여 원고들이 조사과정 중에 심신이 불안하여 운전 중에 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무보직 대기발령을 한 것이고, 대기발령과 관련하여 취업규칙, 단체협약, 보수규정에서 징계와 따로 규정하고 있어 대기발령을 불이익한 인사처분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2010. 4. 1. 사실상 철회된 것으로 실제 대기발령 기간은 2009. 12. 13.부터 2010. 3. 31.까지로 3개월을 약간 초과하였을 뿐이어서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고, 대기발령 기간이 길어진 주된 책임이 원고들에게 있었음을 고려하면 위 기간은 적정하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을나 제1, 2, 3호증).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09. 9. 17. 참가인의 성남사업소 승차권 개찰업무를 담당하던 G로부터 2007. 9.경부터 2009. 8.경까지 H 승차권을 참가인 승차권으로 교환하면서 성인승차권을 아동승차권으로 교체하여 그 차액을 환불받는 방식을 통해 참가인의 운송대금을 횡령(이하 '이 사건 횡령')하였다는 진술을 확보하여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였다.

2)

G는 참가인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원고들을 비롯하여 I, J 및 매표원들과 공모하였고, 횡령금액은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하거나 공범들과 나누었다고 진술하였으며, 2009. 9. 21.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사하였다.

3)

2009. 10. 12. G와 참가인의 총무부장이 대화한 내용을 기재한 녹취서(을가 제1호증)에 의하면 G가 원고들, I 및 J에게 횡령한 금액을 나누어 주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4)

참가인은 이 사건 횡령과 관련하여 2009. 10. 28. 및 2009. 11, 11. 원고들과 I, J에 대하여 각 조사를 한 결과 I, J은 G와 공모 사실을 인정하였으나 원고들은 이 사건 횡령에 가담한 사실을 부인하였다.

5)

이에 참가인은 2009. 12. 12. G와 원고 B, C를 상대로 대질조사를 하였는데, 원고 B, C는 G와 이 사건 횡령을 공모하거나 G로부터 횡령한 금액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G는 원고들과 이 사건 횡령에 대한 공모사실을 인정하였으나, 2009. 12. 20. 참가인에게 위 공모사실 인정을 번복하면서 '원고들과 금전적 거래는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6)

참가인은 2009. 12. 14. 이 사건 횡령과 관련된 자료의 수집 및 징계사유 해당 여부의 판단을 위해 2009. 12. 13.자로 소급하여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고 원고들에게 기본급의 60%만 지급하였다.

7)

참가인은 2009. 12. 13.부터 원고 A는 K터미널, 원고 B, C는 화성시 본사로 각 대기발령을 명하여, 원고들은 같은 달 15. 각 대기발령 장소에 갔는데, 원고 B은 직원 구내식당에서, 원고 C는 회의실에서 앉아 대기하였다. 원고들은 2010. 1. 4. 참가인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낸 후 같은 달 5.부터 참가인이 지정한 대기발령 장소에서 대기하지 않고 참가인의 성남사업소에 대기하였고, 이후 6차례에 걸쳐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8)

참가인은 2010. 1. 8.부터 2010. 2. 19.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원고들에게 '근무지 복귀이행 촉구'라는 내용증명 우편물을 보내어 이 사건 횡령에 대한 조사 등을 위해 대기 장소로 복귀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9)

참가인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 판정결과에 따라 2010. 4. 1.자로 원고들에 대한 대기발령을 철회한 후 원고들을 참가인의 성남사업소로 발령하였고, 그 때까지 대기발령으로 인한 임금 차액분 전액을 지급하였으며, 2010. 7. 30.까지 원고들의 이 사건 대기발령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재심판정이 송달된 이후인 2010. 8. 1.부터는 원고들에게 심야수당, 대기수당, 초과수당 등 운행내역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10)

한편, 참가인은 2010. 3. 17. 수원지방검찰청에 G를 업무상 횡령죄로 고소하였고, 수원지방검찰청은 2010. 10. 29. G를 업무상횡령죄로 기소하였다. 수원지방법원은 2010. 12. 29. G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2010고단3920)하였고, G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1. 3. 31. 위 항소를 기각(수원지방법원 2011노146)하여 위 판결은 2011. 4. 8. 확정되었다.

11)

참가인은 2010. 12. 3. '회사수입금 횡령공모, 방조, 은폐, 직장질서문란 등'의 징계사유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해고' 의결하였으나, 참가인의 대표이사가 징계양정을 각 정직 2개월로 감면하여 징계처분을 하였다.

12)

참가인은 원고들의 정직 기간이 지난 후인 2011. 2. 13. 원고 A를 동서울사업소로, 원고 B을 호남선사업소로, 원고 C를 경부선사업소로 각 발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내지 10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4 내지 8, 11, 12, 13, 17, 18,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대기발령의 존속 기간

이 사건 대기발령이 언제까지 계속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010. 4. 1.자로 원고들에 대한 대기발령 철회 후 그 때까지 대기발령으로 인한 임금 차액분 전액을 지급하였으며, 2010. 7. 30.까지 원고들의 이 사건 대기발령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한 사실은 있으나, ① 고속버스를 운전하는 것이 원고들의 본연의 업무인데도 원고들은 위 기간동안 고속버스 운전을 하지 못하였고, ② 참가인의 위와 같은 임금 지급으로 원고들의 경제적 손해는 회복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본래의 근로제공을 하지 못함으로써 받는 침해가 회복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위 기간에도 존속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이 송달된 이후인 2010. 8. 1.부터는 원고들에게 심야수당, 대기수당, 초과수당 등 운행내역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이 2010. 12. 3.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을 때까지 이 사건 대기발령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은 2009. 12. 13.부터 2010. 12. 3.까지 약 1년간 계속되었다고 할 것이다.

2)

대기발령의 위법성 판단 기준

회사의 취업규칙 등에 대기발령이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위 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 할 것이고(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지만(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참조), 대기발령이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이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휴직,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대기발령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대기발령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대기발령 규정의 설정 목적과 그 실제 기능, 대기발령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만일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참조).

3)

이 사건 대기발령의 적법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적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우선, 절차상 하자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67조에서 견책, 근신, 감봉, 정직, 면직만을 징계의 종류로 규정하고 있을 뿐 대기발령을 징계로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원고들에게 절차상 참여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대기발령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다음으로, 실체상 하자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지속되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규정한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거나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므로 위법하다.

(1)

G가 참가인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한 진술, 녹취서(을가 제1호증)의 기재 및 아동 승차율, 고속버스 1대당 아동승차인원과 승차권 환불현황(을나 제9, 10호증)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원고들이 이 사건 횡령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한데다가, G에 대한 형사사건의 기록 전체를 면밀히 살펴보아도 원고들이 이 사건 횡령에 가담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2)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 후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횡령에 대한 조사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바, 앞서 살핀 바와 같은 이 사건 대기발령의 존속 기간을 고려하면 참가인은 번잡한 징계절차를 회피하면서도 사실상 원고들에 대하여 징계의 효과를 얻기 위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 상태를 유지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3)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56조 제1항 사.목에서 '대기발령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되어도 재보직되지 않았을 때'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이 사건 대기발령이 해고로도 연결될 수도 있었다.

(4)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원고들은 심야수당, 대기수당, 초과수당 등 운행과 관련된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연차수당, 무사고 포상 박탈 등 경제적인 불이익을 입었고, 근로자로서 출근을 하여도 본래의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이 대기발령 상태에 있지 않더라도 참가인은 원고들에 대한 근무시간 조정 등을 통해 이 사건 횡령과 관련한 조사를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 보여지고, 원고들의 고속버스 운전 경력 등에 비추어 그와 같은 방법의 조사가 진행된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심신이 불안하여 고객에게 안전운행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소결

따라서 원고 A, C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적법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 A, C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B의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 A, C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원고 B과 피고 및 참가인 사이의 소송비용에 관하여는 비록 원고 B의 소에 대하여 소각하판결을 선고하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소송 진행 중 원고 B의 사직원 제출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소의 이익이 흠결되는 사정에 연유한 것으로서, 원고 B의 행위가 이 사건 소송 수행과정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데 필요하였던 행위로 말미암은 비용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민사소송법 제99조 참조), 원고 B과 관련한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에게 부담시키고 나머지는 피고에게 부담시키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형(재판장) 정재희 손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