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2. 2. 10. 선고 2011구합2906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A, B, C(이하 이들을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라 한다)는 주식회사 D(이하 'E호텔')에 고용되어 객실 청소원으로 근무하다가 2008. 12. 31. 정년에 도달할 예정이었고, E호텔로부터 청소용역을 위탁받은 원고 회사의 E호텔 현장소장 F은 그 무렵 E호텔 소속 G 부장으로부터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하면서 E호텔의 청소원으로 계속 근무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수락하였다.

나.

F은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이들로부터 자신들의 친족이나 지인 명의(A는 H으로, B는 I로, C는 J으로 각 명의를 빌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급여도 그들 명의 통장으로 지급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수락하여 2008. 12.말부터 2009. 1.초 사이에 H, I, J 명의(이하 이들을 '이 사건 명목상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입사지원카드를 제출받고, 이 들 명의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은 2009. 1. 1.부터 종전과 동일하게 E호텔 청소원으로 계속 근무하였음에도 피고의 전산망에는 이들이 E호텔에서 이직하여 고용보험법(2011. 7. 21. 법률 제10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4조 제3호에 의하여 피보험자격이 상실된 상태로 등재된 것을 악용하여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피고에게 구직급여를 신청하여 아래와 같이 지급받았다(이하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구직급여를 부정하게 수급한 행위를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라 한다.

라.

피고는 2010. 5. 10. 신고를 받고 조사한 결과 이 사건 부정수급행위를 적발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나 명목상 근로자들 누구에 대해서도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취득신고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부정수급사건이 적발된 이후인 2010. 8. 12.에야 고용보험법 제13조, 제15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 '2010. 7. 1.'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는 내용의 각 피보험자격취득신고서를 제출하였다<1>.

바.

피고는 2010. 9. 28. 고용보험법 제62조 제1항, 같은 시행규칙 제104조 제1호, 제105조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 구직급여 각 960만원을 부정하게 수급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그 전액을 반환할 것을 명하면서 그들이 받은 급여액의100%인 각 960만원을 추가징수하는 처분을 하였고(합계 각 1,920만원), 동시에 원고가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피보험자격 취득사실을 신고하지 아니하다가 뒤늦게 신고한 것을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 소정의 '거짓된 신고'로 보아 원고에게도 이 사건 실제근로자들과 연대하여 각 반환 및 추가징수에 응할 것을 명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내지 4, 6호증, 을 제1,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1)

E호텔의 현장소장 F은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명의차용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 이 사건 명목상 근로자들을 채용한 것으로만 원고 본사에 보고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였음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였다.

2)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은 대리인이나 사용인, 종업원 등의 거짓된 신고 · 보고등 잘못된 행위에 대하여 회사에게도 무과실책임을 부여하고 있는바, 설령 현장소장 F의 허위보고에 의하여 원고 회사의 책임 요건이 충족된다고 해도, 위 법률 규정은 책임주의에 반하여 위헌 · 무효이므로, 이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이 사건 경위와 관련하여 원고 회사의 현장소장 F과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각 진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F의 진술

가)

2010. 8. 24.자 의견진술서(을 제6호증)

○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취업경위

E호텔 G 부장은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 2008. 12. 31.자로 E 호텔에서 정년퇴직할 무렵 자신에게 원고 회사가 계속 고용해줄 것을 권했고, 본인이 본사에 이력서 등 인적 사항을 보고한 후에 채용되었다. 본사에 보고하였을 때에는 인적 사항이 실명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고 회사는 구인이 힘든 업체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즉시 채용했던 것으로 안다.

○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명의차용 이유

자신이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에게 급여 수령을 위해 통장 사본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자 이들은 본인 명의 통장으로 급여가 입금될 경우 압류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사정하면서 이 사건 명목상 근로자들의 통장을 제출하였다. 그래서 자신이 원고 본사의 급여 담당자에게 A 등 3명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 사람들이 제출한 계좌번호를 본사에 보내줬고 본사에서 그 계좌로 급여를 지급하였다.

○

이 사건 부정수급사건 인지 여부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 개인 부채 때문에 다른 사람들 통장을 제출한다고 이야기하였고,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라는 말을 듣지 못하여 자신은 이를 전혀 몰랐다.

나)

2010. 12. 29.자 진술서(갑 제5호증) 및 법정 증언

원고 본사에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실명을 보고한 바 없고, 명목상 근로자들의 입사지원카드, 근로계약서만을 제출하였으므로 원고 본사에서는 이 사건 실제 근로자와 명목상 근로자가 다르다는 사정을 전혀 보고받지 못하였다.

2)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각 의견진술서(갑 제6호증의 1 내지 3)

실업급여를 수급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개인적인 빚이 너무 많아 생활이 너무 힘들어 F에게 실업급여를 수급해야하니 고용보험 취득신고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였고, F이 이 부탁을 들어준 것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라. 판단

1)

고용보험법 제15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그 사업에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상실에 관한 사항을 신고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고, 같은 시행령 제7조 제1항은 사업주는 고용노동부장관에게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 취득 및 상실에 관한 사항을 그 사유가 발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달 15일까지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을 2009. 1. 1.부터 고용하였으므로, 2009. 2. 15.까지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피보험자격 취득신고서를 제출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가 2010. 8. 12.에야 피보험자격 취득일을 '2010. 7. 1.'로 허위로 기재한 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이 거짓이나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었던 이상, 이는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에 의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 사업주의 거짓된 신고 · 보고 또는 증명으로 인한 것'에 해당하므로, 사업주인 원고도 그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자와 연대하여 책임을 부담해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원고는, 본사 담당자가 현장소장F으로부터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명의차용사실을 전혀 보고받지 못하여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먼저 살펴본다.

2)

원고 회사의 인지 여부

앞서 언급한 증거들과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본사 담당자는 현장소장 F으로부터 이 사건 근로자들의 명의차용사실을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①

F은 2010. 8. 24.자 의견진술서에서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인적 사항을 실명으로 보고하였고, 원고 본사의 급여 담당자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이 사건 명목상 근로자들의 계좌번호를 본사에 보내주었다'는 취지로 명확하게 진술한바 있다.

②

F의 2010. 12. 29.자 진술서 및 이 법정에서의 증언은 이 사건 부정수급사실이 적발되고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내려진 이후에야 뚜렷한 근거 없이 종전 진술을 뒤집는 것이어서 이를 신빙하기 어렵다.

③

현장소장 F이 본사의 승인 없이 실제 근로자가 아닌 명목상의 근로자들을 채용한 것처럼 허위로 보고한다는 것은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적 책임문제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이고, F이 그와 같은 무리한 결정을 할만한 동기를 발견하기 어렵다.

④

원고 회사가 이 사건 명목상 근로자들의 인적 사항과 서류들만을 제출받고 그들을 고용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 이들에 대한 피보험자격취득신고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업무처리임에도 이를 하지 않았고, 원고 회사로서도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구인이 힘든 청소원들을 쉽게 확보하고, 피보험자격취득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고용보험료를 포함한 4대 보험료 납부를 회피할 수 있는 등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그들의 요구를 들어줄만한 동기가 인정된다.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라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되는 것이고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 ·과실을 요하지 아니하나, 위반자의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이를 부과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두5972 판결의 취지 참조).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은 '사업주의 거짓된 신고'에서 '사업주'의 개념에 사업주의 대리인 ·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은 사업주의 대리인이나 사용인의 허위 신고 등으로 인하여 부정수급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사업주가 이를 알지 못하였거나 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면책할 경우 부정한 구직급여 수급행위를 차단해야 한다는 행정목적을 달성하는데 심대한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이 행정법상의 의무위반은 엄격한 고의 · 과실을 책임요건으로 하는 형사벌과 달리 고의나 과실을 요건으로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책임주의위반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이 책임주의에 반하여 위헌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소결론

위와 같이 원고 회사의 현장소장 F이 이 사건 실제 근로자들의 명의차용사실을 알고 이를 원고 본사에 보고하였고, 원고 회사의 고용보험관련 담당자가 이들의 피보험자격취득신고를 해태한 것은 사업주의 사용인 또는 종업원의 거짓된 보고 내지 신고로 볼 수 있으며, 나아가 원고에게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에게 고용보험법 제62조 제2항에 의한 연대책임을 부담시킨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형(재판장) 정재희 손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