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2. 5. 24. 선고 2011구합3161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1. 5.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홍보부 등에서 근무하던 중 2006. 1. 1. 홍보부장으로 승진한 자이고, 참가인은 1978. 11. 1. 위 주소지에서 상시근로자 약 290명을 고용하여 'C호텔'이라는 상호로 호텔서비스업 등을 경영하는 회사이다.

나.

참가인은 2010. 5. 12. 원고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명하였다가(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 2011. 1. 13. 원고에게 조리부서 내 기물관리부장으로 전보한다고 통보(이하 '이 사건 전보처분'이라 한다)하였고, 같은 해 2. 22. 원고에게 2011년도 원고의 연봉을 50,517,000원으로 한다는 내용의 연봉통지(이하 '이 사건 연봉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다.

원고는 2011. 4. 1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전보처분 및 연봉통지가 부당전보 및 부당감급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부당전보 신청 부분을 기각하고, 부당감급 신청 부분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같은 해 6.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초심과 유사한 취지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9, 11, 2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전보처분 관련 주장

참가인은 디자인 전문가로서 중견간부(과장)로 특채되었다가 부장으로 승진한 원고를 그 전문성과 관련이 없고 말단 사원의 업무에 해당하는 기물관리·세척 및 주방보조를 담당하는 보직으로 전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처분의 실질은 강등 및 징벌적 전직에 해당함에도 참가인은 원고에게 합리적 이유를 제시하거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는 인사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2)

이 사건 연봉통지 관련 주장

참가인은 원고를 포함한 관리직 직원들에게 연봉제를 실시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고, 참가인 회사의 연봉제 규정에는 평가등급별 지급율 기준, 인사고과 평가자 및 평가항목에 대한 규정이 없는 등 위법요소가 있으며, 위 연봉제 규정을 2011. 2월부터 시행하려면 2011년도에 대한 인사고과를 소급하여 진행하여야 하는데 평가대상인 업무목표 설정 등이 없었기 때문에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참가인은 연봉제 규정을 게시하거나 고용노동부에 신고하지도 아니하였다. 결국 참가인은 2011년 당시 연봉제를 실시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연봉통지의 실질은 감봉처분에 해당되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대상이 되고 참가인은 아무런 근거 없이 원고의 임금을 20% 이상 삭감하였으므로 이 사건 연봉통지는 위법하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전보처분 부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및 쟁점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54498, 5450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참가인의 이 사건 전보처분이 사용자의 권한인 인사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01. 5. 1. 참가인 회사에 홍보과장으로 입사하여 2003. 9월 차장으로 승진하였고 그 즈음 연회판촉부서로 전보되어 위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2005. 8월경 홍보부서로 다시 전보되었다. 그 후 원고는 2006. 1월경 홍보부장으로 승진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까지 홍보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07년도에 36억 원, 2008년도에 59억 원 가량의 영업손실이 발생하였다. 그 후 현 대표이사인 D 등이 2009. 7. 17.경부터 참가인 회사의 경영을 담당하게 되면서 같은 해 8. 7. 기존의 5부 16팀을 9부 15팀으로 확대하였으나 2009년에 호텔사업부에서 34억 원 가량, 회사 전체적으로는 59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였다.

다)

참가인이 경쟁호텔인 E, F, G, H 등의 2009년 재무구조 등을 분석한 결과, 경쟁호텔에 비하여 참가인의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판매관리비를 낮추기 위해 불필요한 부서를 폐지하는 등 조직을 축소하기로 하고, 2010. 4월경 대한노무법인에 의한 조직체계 진단 등을 거쳐 같은 해 5. 12. 홍보부를 홍보과로 축소하는 것을 포함하여 '9부 15팀'을 '6부 15과'로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였다(조리부를 식음료부 소속과로 축소하고 외부운영부 및 외부개발부를 외식사업부로 통합하였다).

라)

한편 위 조직개편 당시 참가인 회사의 홍보부는 주로 갤러리 유치 및 작가관리, 대외용 제휴 관련 업무(할인행사, 기자관리), 호텔 관련 디자인(메뉴판, 안내문, 팜플렛 등) 및 홈페이지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였는데, 위 각 업무들을 I대학교 미대를 졸업하고 컬러리스트 자격증이 있는 사원 J, K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디자인과 광고 업무 경력이 있는 과장 L, M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사원 N 및 O가 분담하여 수행하였고, 원고는 홍보부장으로서 업무를 총괄하면서 직원관리를 담당하였다. 또한 홍보부의 업무 중 홈페이지 유지·보수, 번역, 홍보물 제작 및 홍보용 사진촬영 등의 업무는 외주업체에 의해 수행되었다.

마)

참가인은 2010. 5월경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부터 2011. 2월경 이 사건 연봉통지 전까지 원고에게 대기발령 전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였고, 이 사건 전보처분이 있었던 2011. 1월경에는 상여금 293만 원 가량을 포함하여 658만 원 가량의 급여를 지급하였다.

바)

참가인은 위 조직개편과 함께 2010. 5. 12.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을 명한 후 무보직 대상자 업무능력 검증·향상 및 배치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송부하였으나 원고가 그 교육의 강도 및 합리성 등에 이의를 제기하여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사)

참가인은 2011. 1. 13. 회사 조직을 '6부 15과'에서 '7부 16과'로 변경하면서 원고를 기물관리부장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였는데, 기물관리부장의 주된 업무는 주방 내 기물 및 집기 등 고정자산 관리, 은기류 등 세척, 식기세척기 주변 정돈, 정기적인 기물정리 및 부족기물 발주관리, 기물 도금 및 재발주 담당, 각 업장 기물관리, 출장행사시 주방업무 보조 등이다.

아)

원고가 기물관리부장으로 전보되기 이전에도 P 과장, Q 과장 등이 판촉부서 또는 구매부서에서 근무하다가 일정기간 기물관리 담당으로 전보되어 근무한 후 다시 판촉부서, 구매부서로 전보된 바가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11, 13, 30, 38호증, 을 제1, 2, 3, 7, 8, 19, 42, 43, 44(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P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앞서 본 전보의 적법성 판단에 관한 법리 및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처분이 사용자의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가)

참가인 회사가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34억 원에서 59억 원 사이의 영업손실이 계속적으로 발생하여 원인을 분석한 결과 그 원인의 하나로 참가인 회사의 판매관리비(인건비 포함) 비중이 경쟁호텔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조직 규모를 축소하여 경영효율 및 수익률 증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었던 점, 참가인은 홍보부의 업무가 상당 부분 외주업체에 의해 수행되고 있고 경쟁호텔에 비하여 규모가 방만하다는 판단 하에 홍보부를 홍보과로 축소한 점, 그 과정에서 홍보부장이었던 원고의 직책이 없어지게 된 점, 홍보부에는 L 과장 등 직원 4명이 홍보부의 담당 업무를 분담하고 있었고 참가인이 홍보부의 업무에 비하여 인력이 과다하다는 판단 하에 조직을 축소하였기 때문에 원고를 축소된 홍보과의 다른 직책으로 전보하는 것은 인사구조 및 조직개편의 취지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면이 있는 점, 이 사건 전보처분 당시 세 개 부서를 축소하였기 때문에 원고를 보임할 다른 부서장의 공석이 없었고 순환배치과정에서 다른 과장급 직원들이 기물관리 담당으로 배치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를 기물관리부장으로 배치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나)

홍보부장이었던 원고가 기물관리·세척 및 주방보조 업무를 담당하게 되어 심리적 상실감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이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에도 원고에게 그 전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였고, 이 사건 전보처분 전후 사이에 급여 내지 복리 후생상 불이익이 없었던 점, 출퇴근 장소가 동일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담당할 업무가 특별히 어려워 원고가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기물관리 업무에 은기류 세척 및 주방보조 등 단순노무도 있으나, 은기류 등 고가의 제품들이 연회과정 등에서 손상되지 아니하도록 관리하여야 할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각 업장의 기물을 관리하며 호텔 기물의 부족분이 발생할 경우 발주 및 재발주 업무를 담당하는 등 호텔경영에 있어 비교적 중요한 업무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홍보부에서 주로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2년가량 연회판촉부서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고 2006년 이후에는 홍보부장으로서 관리직 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전문적 기술을 요하는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였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원고에게 종전 급여를 제공하면서 업무능력 향상 등을 위한 재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쳤는데,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에 앞서 원고와 사이에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사이의 협의절차가 다소 미흡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전보처분이 곧바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이 2003년경 당시 이사장 등 퇴진을 위한 성명서를 주도한 직원들에 대한 보복조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갑 제12, 34, 3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3년경 당시 이사진에 대한 퇴진운동을 주도하였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징계판정에 의하여 구제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든 제반 사정 및 2003년 성명서 작성 등을 주도한 직원들 중 일부는 명예퇴직하였고 일부는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 역시 2003년경 성명서 작성 등에 대한 보복조치의 일환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4)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이 사건 연봉통지 부분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2010. 12. 13.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1, 2급 직원에 대하여 연봉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을 변경하였고(참가인은 2010. 12. 28. 변경된 취업규칙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신고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이 마련한 인사고과 결과에 따른 연봉책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나)

참가인은 그 즈음 1, 2급 관리직 근로자에 해당하는 차·부장급 직원 11명을 대상으로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 따른 연봉제 실시와 관련한 의견청취 및 동의절차를 진행하였는데, 차·부장급 직원 11명 중 원고와 R를 제외한 9명이 연봉제 실시에 동의하였다. 이들이 서명한 '동의 여부 서명 연명부'에는 "본인은 '연봉제규정' 내용을 자유롭게 열람하고 회의를 실시한 후 그 취지 및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동의여부를 서명합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다)

참가인은 2011. 2. 21. 관리직 연봉제도 규정에 따라 2011. 2. 1.자로 연봉제를 시행하기 위해 관리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고과를 실시하였는데, 고과 평가자는 대표이사, 영업이사(총지배인), 부사장 3명이었다.

라)

위 인사고과에서 원고는 평가자들로부터 각 38점을 받아 'E'등급으로 결정되었고,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1. 2. 22. 원고에게 관리직 연봉제도 규정 제6 내지 8조 등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의 연봉제도 이전(2010년) 급여 수준에서 직책수당(월 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서 다시 10%를 공제한 47,832,000원을 원고의 기본연봉으로 하고 여기에다가 업적연봉 2,685,000원을 합한 50,517,000원을 2011년 연봉으로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20, 21, 22, 23호증, 을 제9, 10, 11, 21 내지 3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 제1항 제4호는 구제신청의 내용이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대상이 아닌 경우 심판위원회는 심판사건을 각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고 등의 제한 규정과 근로자의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권은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래 내용의 변경없이 그 조문의 위치만 변경되어 계속 유지되어 오고 있는데, 종래의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110조에서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었으나,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제33조의6, 제110조, 제113조의2로 부당해고 등에 대한 구제명령 불이행자에 대하여 이행강제금 및 벌칙규정을 신설하였고, 위 각 규정은 조문의 위치만 변경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나)

살피건대,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기타) 징벌'을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규정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한 점, 당초 이러한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하여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어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해석을 엄격히 해왔는데 조문내용 자체는 아무런 변경이 없고 단지 처벌규정만이 삭제되었다고 하여 그 해석을 달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원칙적으로 사적자치가 지배하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그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행정의 과도한 관여가 될 수 있다는 점, 임금 미지급·부당한 업무명령 등 사용자의 불이익한 처분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관하여 금원지급을 구하는 민사상 청구가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이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부당해고 등은 열거적, 한정적 규정으로서 엄격하게 해석함이 상당하다.

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연봉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그 문언의 해석상 명백하다. 나아가 '감봉 또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바, 여기서 '감봉'은 징계사유가 있음을 전제로 일정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징계처분 중 하나라고 할 것이고, '그 밖의 징벌'이라 함은 그 문언 자체의 의미와 앞서 본 해석원칙에 비추어 보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을 제외한 처분으로서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에게 제재로서 가하는 불이익한 처분만을 의미하고, 근로계약관계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라)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23의 해석에 관한 법리 및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연봉통지는 '감봉 기타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징계의 종류로 견책, 근신, 감봉, 정직, 강급, 권고퇴직, 징계면직만이 규정되어 있고 인사고과평가에 의한 연봉결정을 징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에 대한 인사고과는 차·부장급 직원 전원에 대한 능력과 자질 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이 아니다.

②

원고가 E등급의 인사고과평가로 인하여 기본급의 10% 삭감이라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능력과 업적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능력주의를 실현함으로써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참가인 회사와 노동조합 및 연봉제 실시 대상자들 사이에 이루어진 보수기준 등에 관한 합의의 결과이다.

③

근로자에 대한 인사고과는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한 전인격적, 복합적인 평가로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인바, 모든 평가요소를 객관화하기는 곤란하여 원칙적으로 그 평정을 위한 평가기준이나 항목의 설정, 점수배분에 있어 사용자에게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인사고과의 결과는 보수수준 등 각종 인사관리에 활용·반영될 것이 예정되어 있는데, 평가대상에 해당하는 참가인 회사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동일한 기준에 의해 이루어진 참가인 회사의 인사고과평가 결과가 어느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하여 그 평가 자체를 일정한 규칙이나 관습 등의 위반에 대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의미하는 제재로서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④

참가인 회사는 2010. 12월 말경 1, 2급 관리직 직원들에 대하여 연봉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노동조합과 사이에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1, 2급 관리직 직원에 대한 연봉제 실시에 관하여 노사간 합의가 있었고, 이에 더하여 연봉제 실시 대상에 해당하는 차·부장급 이상 관리직 직원 11명 중 9명의 동의를 받아 이들에 대한 연봉제를 실시하였으므로, 참가인 회사의 연봉제 실시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⑤

참가인 회사의 관리직 연봉제도 규정에 의하면, 연봉제 적용 대상자, 기본급 및 수당, 연봉의 계산과 지급방법, 개정률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경과규정에 2011년도 연봉은 2011. 2. 1.부터 적용하고 2011년도에 대한 인사고과는 1차례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연봉제 적용대상자들은 위 규정을 열람하고 상호 협의를 거쳐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규정에 따라 2011년부터 연봉제를 실시한 이 사건 연봉통지 내용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위 규정에 따른 목표설정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2011년도 연봉결정을 위한 인사고과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⑥

참가인이 2010. 12. 28.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연봉제가 규정된 취업규칙을 신고하였고, 연봉제 적용대상자들로 하여금 관리직 연봉제도 규정을 열람하게 하였는바, 연봉제 규정을 신고하거나 게시하지 아니하고 은폐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⑦

참가인이 관리직에 대하여 연봉제를 실시하는 이유가 원고에게 일정한 제재를 가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업적에 따른 보상을 통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바, 설령 이 사건 연봉통지에 있어 연봉제 적용 절차 및 그 내용에 일부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이 사건 연봉통지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감봉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마)

따라서 비록 원고가 그 연봉에 있어서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제재로서의 성질을 가진 것으로서 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 대상이 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감봉 또는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화(재판장) 김태환 김진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