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5. 2. 5. 선고 2014구합176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9,000여 명을 고용하여 서울 지하철 제1호선 내지 제4호선의 운영 등을 하는 공기업이다. 원고는 1984. 1. 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지하철 역무원 및 열차 승무원 등으로 근무하였고 2013년경 B사업소 과장(4급)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3. 6. 13.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재물손괴죄, 상해죄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죄의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범죄'라 한다)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되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12고단1711).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서울북부지방법원 2013노781호)하였고, 위 법원은 2013. 9. 25.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이 사건 범죄에 대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원고가 대법원 2013도12339호로 상고하였으나 2013. 12. 12. 상고기각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다.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되자 참가인은 2014. 1. 6. 원고에게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인사규정 제33조 및 제17조에 따라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되어 퇴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형사판결의 형사재판확정증명서를 2013. 1. 9.까지 제출해달라. 당연퇴직일 : 형 확정일에 소급 적용"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보냈다. 참가인은 2014. 1. 15. 및 2014. 1. 23. 원고에게 위와 같은 취지의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다시 보냈다.

라.

참가인은 2014. 2. 10. 인사규정 제33조 제1호 등에 따라 원고를 2013. 12. 12.자로 당연퇴직시켰다(이하 '이 사건 당연퇴직'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14. 4. 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당연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6. 2.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4. 6. 19. 중앙노동위원회에 2014부해61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8. 25. '이 사건 당연퇴직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당연퇴직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고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당연퇴직은 부당해고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한편 원고는 1996년 6월경 다른 사람을 폭행해 상해를 입혀 1997. 11. 14.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아 1999년 10월경 참가인에게서 경고 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2000년경 다른 사람을 폭행해 2001. 9. 27.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아 2001년 12월경 참가인에게서 주의처분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나 제1호증 내지 제4호증, 을나 제6호증, 을나 제7호증, 을나 제10호증, 을나 제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은 이 사건 당연퇴직을 하면서 원고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등 징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2)

이 사건 당연퇴직은 근로기준법상 해고인데, 인사규정 제17조는 직원을 새로 채용할 때의 결격사유이므로 원고처럼 계속 근무하고 있던 직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는 점, 원고는 약 30년 동안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실하게 근무한 점, 이 사건 범죄는 직무와 관련이 없고 원고는 직무와 관련하여 배임죄 등을 저지른 적이 없는 점, 원고는 직장 내 질서유지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하여 징계를 받은 적도 없는 점, 관련 형사판결 확정일이 당연퇴직일이 된다는 근거가 없음에도 이 사건 당연퇴직은 관련 형사판결의 확정일로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하도록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연퇴직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3)

참가인은 해고 예고 통지를 하지 않아 취업규칙 제39조를 위반하였다.

나.

관계 규정

■ 인사규정

제17조(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

4.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 제33조(당연퇴직) 직원이 다음 각 호에 해당될 때에는 당연퇴직한다.

1.

제17조 및 제32조의 규정에 해당된 때, 다만 제17조 제5호에 해당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46조(징계의 종류)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및 견책으로 하며 정직과 감봉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로 한다.

제48조(징계절차)

①

징계는 상벌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사장이 행한다.

다.

판단

1)

첫째 주장에 대한 판단

단체협약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여 그것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처럼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 처분을 하면서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으며, 이는 당연퇴직 사유가 실질적으로는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다5875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을나 제5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사규정 제33조는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나 당연퇴직은 징계의 종류에 포함되지 않아 당연퇴직의 경우 징계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인사규정 제33조의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당연퇴직 처분을 하면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당연퇴직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둘째 주장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되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이다. 위와 같이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종업원이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는 당연퇴직한다고 되어 있어 마치 위 규정상의 요건에 충족되기만 하면 곧바로 퇴직되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하는 당연퇴직처분이 일종의 해고에 해당하는 이상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정당하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인사규정 제33조는 '직원이 다음 각 호에 해당될 때에는 당연퇴직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1호는 '제17조 및 제32조의 규정에 해당된 때'를 규정하고 있다. 인사규정 제17조 제4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관련 형사판결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확정된 원고는 인사규정 제33조 및 제17조 제4호에 따라 당연퇴직된다.

또한 앞서 본 사실들과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참가인은 공기업이므로 그 소속 직원들에게도 공무원에 준하는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일반 사기업 소속의 직원들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점, ② 비록 인사규정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에 의한 퇴직처리도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을 판단할 때 이와 같은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규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하는 점(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참조), ③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취업하기 전에 이 사건 범죄를 저질러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애당초 인사규정상 참가인 회사에 취업할 수 없었던 점, ④ 원고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로 형사처벌을 받아 1999년 10월경 참가인에게서 경고 처분을, 2001년 12월경 참가인에게서 주의 처분을 받은 적이 있음에도 다시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가하는 등 이 사건 범죄를 저지른 점, ⑤ 원고는 다른 사람에게 돌을 던지고 머리를 돌로 가격하기도 하였으며 이미 폭행을 당하여 무방비 상태로 앉아 있는 피해자 E의 얼굴을 발로 가격하는 등 그 죄질이 매우 좋지 못한 점, ⑥ 원고는 2013. 6. 13. 이 사건 범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되었고 이로 인해 참가인의 업무에 지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⑦ 참가인이 이 사건 당연퇴직일을 관련 형사판결의 확정일인 2013. 12. 12.로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당연퇴직 자체가 위법하게 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의 계속은 어렵게 되었고 그에 관하여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당연퇴직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있고, 이 사건 당연퇴직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셋째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한 해고라 하더라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한 해고의 사법상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으므로(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누111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당연퇴직이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당연퇴직 처분을 하면서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연퇴직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이상 이 사건 당연퇴직이 위법하게 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김정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