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결정의 경위
참가인은 1971. 9. 20. 성립되어「고등교육법」제2조에서 정한 학교에 해당하는 '영남대학교'를 설립하여 경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다. 원고는 '영남대학교'의 직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여 1988. 8. 20. 설립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4. 7. 25.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단체협약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들이 담겨 있다.
원고는 2014. 8. 27. 참가인에게 단체협약 제18조를 근거로 하여 ① 2014. 9. 1.자 직원 승진인원 결정 공문, ② 2014. 9. 1.자 직원 승진후보자 명부, ③ 2014. 9. 1.자 직원 승진 인사평정 내역, ④ 2014. 9. 1.자 직원 인사(승진) 제청 공문, ⑤ 2014. 9. 1.자 직원 인사(승진) 발령 공문을 제공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에게 위 ①, ④, ⑤에 해당하는 자료는 제공하였으나, 위 ②, ③에 해당하는 자료(이하 '이 사건 비공개 자료'라 한다)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다'는 이유로 제공하지 않았다.
원고와 참가인은 2014. 9. 3. 단체협약 부칙 제6조 제1항에 따라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의 해석에 관하여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였으나 서로 간에 이견이 조정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2014. 9. 22. 단체협약 부칙 제6조 제2항과「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4조 제1항에 근거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2014단협3호로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의 해석에 관한 견해의 제시를 요청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10. 22. 위 각 조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인사 제도 운영과 관련된 자료의 제공을 요구할 경우 노사 간 신뢰 증진을 위하여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인사 제도 운영 관련 자료를 제공하여야 함이 타당하나, 관련 법규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평가 자료의 유출로 인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원고의 자료 제공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원고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위와 같은 견해 제시에 대하여 2014. 11. 21. 중앙노동위원회에 2014단협3호로 '참가인은 원고가 요구할 경우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에 따라 자격, 업적, 시험 성적, 근무 성적 및 기타 능력의 객관적 실증 자료가 포함되어 승진 제도의 공정성을 실증할 수 있는 승진 인사 평정 자료를 원고에게 제공하여야 한다'는 해석을 요청한다는 취지를 밝혀 재심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 19.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위와 같은 견해 제시가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재심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 갑 제4호증의 2,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중앙노동위원회에 의하여 위법이나 월권이 없다고 인정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견해 중 다툼의 대상이 되는 부분은 '참가인은…관련 법규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평가 자료의 유출로 인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원고의 자료 제공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을 해석할 때 참가인이 원고의 인사 제도 운영 관련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관련 법규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이하 '제1 거부 사유'라 한다)와 '평가 자료의 유출로 인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이하 '제2 거부 사유'라 한다)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위 두 가지 사유별로 나누어 그 해석의 타당성을 살펴보도록 한다.
제1 거부 사유를 인정한 해석이 타당한지 여부
단체협약도 우리 사회의 전체 법질서 속에서 효력을 가지며 승인되는 행위인 이상 헌법을 정점으로 하는 규범 체계에 따른 외재적 한계를 가진다. 그리하여 강행법규에 위배되는 단체협약은 효력이 없고(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22174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중 위법한 내용이 있는 경우 행정관청은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다(노동조합법 제31조 제3항 참조). 따라서 단체협약을 해석할 때에도 헌법과 법률 등 상위 법규범에 어긋나지 않게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 바탕을 두고 먼저 '관련 법규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하여 본다.「개인정보 보호법」은 제2조 제5호에서 '개인정보처리자'를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고등교육법」에 따라 설치된 학교를 포함한다. 같은 법 제2조 제6호 나목,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5호 참조),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으로 정의하면서, 제3조에서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적합하게 개인정보를 처리하여야 하며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2항),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처리 방법 및 종류 등에 따라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받을 가능성과 그 위험 정도를 고려하여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4항),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의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6항). 나아가「개인정보 보호법」은 위와 같은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구체화하여 제17조, 제18조 등에서 개인정보처리자는 원칙적으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 등 일정한 경우에 한하여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한편「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 라목,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호는「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를 '공공기관'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같은 법 제3조, 제9조 제1항 본문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면서도, 같은 법 제9조 제1항 단서, 제6호에서 '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함으로써 정보 공개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될 위험성을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고등교육법」제2조에서 정한 학교인 '영남대학교'를 설립하여 경영하는 학교법인인 이상 참가인은 '공공기관'을 운영하는 자이자 '개인정보처리자'로서 위에서 본「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공개법의 규정에 따라 개인정보의 공개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 등 일정한 경우에만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을 해석하면서 '관련 법규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은 참가인이 단체협약의 위 각 조항에 따라 자료 제공을 할 때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법률상의 제한을 따라야 한다는 당연한 내용을 부연한 것에 불과하고 거기에 어떤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이 부분 해석은 타당하다.
제2 거부 사유를 인정한 해석이 타당한지 여부
다음으로 '평가 자료의 유출로 인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하여 본다. 앞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단체협약 제11조는 "대학은 조합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근로조건에 관계되는 제반 문서 및 자료의 열람과 제공에 최대한 협조하여야 하며 이를 거부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단체협약 제18조 제3항은 "대학이 조합원의 인사제도를 운영할 때에는…조합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협의하여 관련 자료를 제공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단체협약 제11조는 근로조건에 관한 자료 전반(全般)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반면에, 단체협약 제18조 제3항은 근로조건에 관한 자료 중 인사 제도와 관련된 부분만을 특별하게 규율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 두 조항은 각각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인사 제도와 관련한 자료에 대해서는 특별법인 단체협약 제18조 제3항만이 적용된다고 봄이 체계적인 해석에 부합한다.
그런데 단체협약 제18조 제3항과 같이 사용자의 경영권·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 사용자가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경영권·인사권에 제약을 가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이유는 없으므로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배되지 않는 한 그러한 단체협약이 유효함은 당연하다(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18542 판결 참조). 다만 그러한 단체협약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에게 그 단체협약의 이행을 강요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단체협약에서 정한 제약에서 벗어나서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두20406 판결 참조). 그러므로 단체협약 제18조 제3항에서 '참가인은 원고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원고와 협의하여 인사 제도 운영 관련 자료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그러한 자료의 제공이 사용자인 참가인의 인사권을 침해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참가인은 그 자료의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을 해석하면서 '평가 자료의 유출로 인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은 자료의 제공으로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만큼 참가인의 인사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 그 자료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는 당연한 내용을 부연한 것에 불과하여 거기에 어떤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이 부분 해석 역시 타당하다.
소결론
결론적으로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의 해석과 관련하여 '관련 법규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평가 자료의 유출로 인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원고의 인사 제도 운영 관련 자료 제공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인정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견해는 타당하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결정 역시 적법하다[다만 이러한 결론이 원고가 참가인에게 제공을 요구한 특정한 자료인 이 사건 비공개 자료가 위와 같은 거부 사유에 해당하여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비공개 자료의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는 판단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비공개 자료가 위와 같은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노동조합법 제34조는 단체협약의 해석 또는 이행 방법에 관하여 관계 당사자 간에 의견의 불일치가 있는 때에는 당사자 쌍방 또는 일방의 요청에 따라 노동위원회가 그 해석 또는 이행 방법에 관하여 견해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해석'이란 문장으로 표현된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사건을 떠나서 단체협약이 담고 있는 일반적·추상적 의미를 밝혀내는 작업을 말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노동위원회가 위 제34조에 따른 절차를 통하여 할 수 있는 행위는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의 일반적·추상적 의미를 선언하는 것에 그치고, 여기서 더 나아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건에서 참가인이 위 각 조항에 따를 때 특정한 자료, 즉 이 사건 비공개 자료를 원고에게 제공해야 하는지 여부는 노동위원회가 위 제34조에 따른 절차를 통하여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구체적·개별적 사건에서 특정한 자료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원고에게 그러한 자료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는 위 각 조항의 의미를 '해석'하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위원회가 해석한 위 각 조항의 일반적·추상적 의미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안을 위 각 조항에 '포섭' 또는 위 각 조항을 특정한 사안에 '적용'하는 문제로서 위 제34조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견해 제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역시 이를 전제로 주문에서 '참가인은 제1 거부 사유 또는 제2 거부 사유에 해당하면 원고의 자료 제공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결정하여, 단체협약 제11조와 제18조 제3항의 일반적·추상적 의미에 관한 견해를 제시하고 있을 뿐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비공개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을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비공개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의 문제는 판단의 대상이 아니므로, 이와 관련한 당사자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위와 같은 문제는 궁극적으로 원고가 단체협약의 위 각 조항을 근거로 직접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비공개 자료의 제공을 구하는 민사 소송(이행 소송)을 제기하거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영남대학교'가 정보공개법상 '공공기관'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하여 영남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이 사건 비공개 자료의 공개를 구하는 정보 공개 청구를 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