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 9. 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중앙2016부해587/부노104호 A 주식회사 부당전보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의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8. 4. 10. D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어 2013. 6. 1. 현재의 명칭으로 상호를 변경하였고, 위 주소지에서 상시근로자 30여 명을 고용하여 동물용 의약품 및 의료용구의 수입판매·연구개발 등을 영위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B는 2002. 5. 2.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비즈니스 업무전략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 기술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마케팅매니저(Technical Marketing Manager, TMM)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C노동조합(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1999. 4. 10. 전국의 중소규모·영세 사업장에 종사하는 사무직 노동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5. 11. 16. 원고 회사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A 지부를 설치하였고, 위 지부에는 지부장인 참가인 B를 포함하여 소속 근로자 10여 명이 가입·활동하고 있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5. 11. 30. 원고에게 참가인 노동조합 지부 설립사실 및 지부장인 참가인 B, 사무국장 E 등 임원선출 결과, 9명의 교섭위원 명단 등을 통보하면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같은 해 12. 13.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2015. 12. 4. 원고에게 2015년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노사상견례를 2015. 12. 14.자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같은 달 10일 '당사 회의실이나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정규근무시간 외에 진행하며 교섭위원을 3명으로 하자'라고 하면서 참가인 노동조합이 제시한 교섭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이후로도 2016. 2. 16.까지 원고와 사이에 단체교섭 일정 및 장소, 교섭위원 구성 등에 관한 의사를 여러 차례 교환하였으나 의사가 일치되지 않았다.
한편, 원고는 2016. 1. 25. 참가인 B를 2016. 2. 1.자로 제품판매 및 고객관리가 주요 업무인 경기남부지역(KG2, 안성, 여주, 이천, 평택, 화성, 양평으로 구성되어 있음) 담당 기술영업사원(Technical Sales Representative, TSR)으로 전보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
참가인 B 및 노동조합은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전보이고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이며, 원고는 참가인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면서 2016. 3. 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4. 26. '이 사건 전보발령은 부당전보발령이자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참가인 노동조합의 교섭을 거부한 것도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고 하면서 참가인 B 및 노동조합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하였다.
원고는 2016. 6. 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9. 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20,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부당전보 및 관련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발령은 참가인 노동조합이 설립되기 이전인 2015. 8.경 이미 참가인 B가 소속되어 있는 양돈팀 부서장 F 이사가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고도의 경영판단에 따라 제안·계획한 것이고, 매년 초에 인사발령을 하였던 회사 관례에 따라 부서장의 요청을 고려하여 인사발령의 시기도 결정된 것이며, 원고 회사의 인사발령 관행·취업규칙, 당사자 의사 등에 비추어 참가인 B의 업무가 기술마케팅매니저(TMM)로 특정된 것도 아니므로 부당전보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심문과정에서 명시적으로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은 심리에서 제외하였음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 부분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였으므로 원고 회사의 재심판정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였고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반하여 위법하다. 원고 회사는 기존에 노동조합이 없었던 사업장으로서 상당한 단체교섭 경험이 있는 참가인 노동조합과 대등한 입장에서 단체교섭을 진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교섭원칙을 정하기 위하여 참가인 노동조합의 부당한 교섭조건을 거절하였을 뿐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하거나 해태한 적이 없으므로 부당노동행위를 한 적이 없다.
관계 법령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체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함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티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 다만,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제24조 제4항에 따른 촬동을 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함은 무방하며, 또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은 예외로 한다.
인정사실
참가인 B는 2002. 3. 29. 원고와 사이에 담당업무를 '양돈/축우 기술매니저(Technical Manager for Swine/Cattle)'로 기재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고 같은 해 5. 2. 원고 회사에 입사한 이래 이 사건 전보발령 전까지 TMM으로서 직무변경 없이 계속 근무하여 왔다.
참가인 노동조합의 현황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이사이자 양돈팀 부서장인 F은 2015. 12. 17. 대표이사 K 및 차장 L에게 참가인 B를 KG2의 TSR로, 참가인 노동조합 지부의 사무국장이자 경남지역(KS2)의 TSR인 E을 경기북부지역(KG1)의 TSR로, KG1의 TSR인 M를 TMM으로 각 전보 발령하는 내용의 조직변경안을 이메일로 송부하였다. F은 위 이메일에서 전보발령과 관련하여 2016. 1. 22. 해당 TSR/TMM을 면담하고, 2016. 2. 1. 팀 내 새로운 조직을 공지하며, 2월 내 KS2에서 근무할 신규 TSR 채용 및 인수인계를 거쳐 2016. 3. 1. 개편안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원고는 2016. 1. 18. 13:00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2016년도 조직변경 및 배치전환에 대한 인사원칙 등을 설명하였는데 참가인 B는 같은 날 노사협의회 개최를 앞둔 점심시간에 '일하기 좋은 회사를 위해 노동조합이 출범하였다. 신의를 바탕으로 회사의 성실한 교섭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본사 건물 앞에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였다.
K, F은 2016. 1. 22. 참가인 B와 사이에 이 사건 전보발령에 대해 각각 면담을 하였는데 참가인 B는 위 자리에서 이 사건 전보발령이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부당노동행위임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였다.
원고는 2016. 1. 25. F의 조직변경안대로 인사발령을 공지하였다.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기존에 편도 약 28.3km, 소요시간 약 36분(자가용 이동기준, 이하 같다)이었던 참가인 B의 출근거리는 편도 약 81.5km ~ 124.6km(목적지에 따라 편차가 있음), 소요시간 약 1시간 10분 ~ 1시간 39분으로 증가하였다.
참가인 B는 회사 이익에 따른 인센티브 프로그램(AIP, Annual Incentive Program)에 따라 원고로부터 2012. 3. 15. 10,738,761원, 2013. 3. 15. 9,302,375원, 2014. 3. 15. 6,568,061원, 2015. 3. 15. 12,363,430원의 각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는데 이 사건 전보발령 이후에는 개인영업실적에 따라 차등화된 인센티브 프로그램(SIP, Sales Incentive Program)에 따라 2016년도 인센티브로 1,064,000원을 지급받았다.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5. 11. 30.부터 2016. 2. 16.까지 원고와 사이에 단체교섭 일시·장소 등에 관하여 주고받은 문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TMM 및 TSR에 대한 원고 회사 업무설명서의 기재는 아래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에 관여한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N은 2016. 9. 2. 심문회의에서 참가인 노동조합과 원고 사이에 교섭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교섭이 진행되고 있음을 이유로 참가인들의 대리인 공인노무사 O에게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한 구제신청을 취하할 것을 권유하였다. O는 위 권유에 따라 위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한 구제신청을 취하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P은 위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더 이상 심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러한 의사진행 과정은 모두 속기록에 기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6, 16, 18, 19, 21, 23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5, 6, 7,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전보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계약의 변경으로서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 부당한지 여부
의사표시의 해석은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4447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 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등 참조).
참가인 B가 2002. 3. 29. 원고와 사이에 '양돈/축우 기술매니저(Technical Manager for Swine/Cattle)'를 담당업무로 기재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TMM으로 근무해 온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참가인 B는 근로계약상 담당업무를 TMM으로 한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을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참가인 B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사용자가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사전 협의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전직처분에 부동의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전직처분을 하였다면, 그 전직처분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 B에게 중대한 생활상의 변경을 주는 인사조치를 하면서도 K과 F이 2016. 1. 22. 단 하루 참가인 B와 면담하였을 뿐 추가적인 면담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위 면담절차에서 원고가 강력히 항의하였음에도 불과 3일 만인 2016. 1. 25.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게 되었으므로 성실한 사전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근로자의 동의 없이 근로계약을 변경한 것으로서 부당전보에 해당한다.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가사 근로계약상 참가인 B의 업무가 TMM으로 한정되지 않는다거나, TSR과 TMM의 직무가 유사하여 이 사건 전보발령이 근로계약의 변경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6호증, 을가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은데 반하여 참가인 B에게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주는데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부당전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TMM의 주요 업무는 마케팅 전략 수립, 기술지원인 반면 TSR의 주요 업무는 제품판매 및 고객관리이다. 원고가 KG2 지역으로 참가인 B를 전보시킨 주된 이유는 KG2 지역의 전임 TSR인 Q의 공백으로 인하여 위 지역의 실적이 부진하고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으므로 조속한 안정화가 필요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 B는 약 14년 동안 TMM만을 담당하면서 주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하루 3군데 이상 직접 고객을 방문하여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등 영업활동을 하는 TSR의 업무는 익숙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TMM이 지역 TSR의 요청에 따라 농장에 지원 방문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월 5회 이내의 간헐적인 방문에 불과하여 통상적으로는 참가인 B와 KG2 지역의 고객들과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 오히려, 참가인 근로자보다는 타 지역에서 TSR 업무를 담당하던 M 또는 E 등을 KG2에 배치하여 동일한 TSR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것이 KG2 지역의 빠른 안정화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구태여 TMM과 TSR 사이에 보직을 변경하면서까지 전보발령을 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원고 회사에는 TSR이 TMM으로 전보된 사례만 존재할 뿐 TMM이 TSR로 전보된 경우는 없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TMM과 TSR 사이에 형식적인 직급 차이가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TMM이 제품 전략·연간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면, 이에 따라 TSR은 개별 농장 및 딜러들을 방문하여 실제 판매를 담당하였으므로 TMM이 조직 내에서 상위의 업무분장을 담당하고 있었고, TMM의 경우 최소 학력 등에 있어서 수의학 박사 또는 그 보다 더 높은 학력이 요구되는 반면 TSR은 4년제 대학에서 수의학 또는 가축 공학을 전공하면 족하며, 최소 경력 면에서도 TMM은 4~6년의 경력이 요구되는 반면 TSR은 1~3년이면 담당할 수 있었다. 참가인 B는 이 사건 전보발령에 대하여 K에게 강력히 항의하면서 인격모독임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 회사 내 참가인 B의 사회적 평가 내지 지위를 저하시키는 처분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참가인 B의 출퇴근시간 및 거리는 최소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인센티브 프로그램의 변경 및 익숙하지 않은 업무수행으로 인해 수령한 연간 인센티브 금액도 대폭 감소하게 되었으므로 그 생활상의 불이익은 적지 않다.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5. 11. 30. 원고에게 그 설립사실을 알리고 2015. 12. 4. 노사상견례를 요구한지 얼마 되지 않아 F은 2015. 12. 17. K에게 참가인 노동조합의 핵심 간부들이 포함되어 있는 양돈팀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직변경안을 송부하였다. 당초 F은 이 사건 전보발령의 공지일을 2016. 2. 1.로, 시행시기를 2016. 3. 1.로 각 제안하였음에도 원고는 참가인 B가 2016. 1. 18. 1인 시위를 한지 불과 1주일만인 2016. 1. 25.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이 사건 전보발령을 공지하였고, 전보발령에 따라 발생될 KS2 지역 TSR 공석을 보충할 신규 인원 채용 및 인수인계에 필요한 시간을 생략한 채 그 시행일을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선 2016. 2. 1.자로 정하여 긴급히 전보발령을 시행하였다. 당시 원고는 참가인 노동조합과 사이에 단체교섭을 위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상호 의견 충돌로 대립 중이었는데,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참가인 B와 E은 각 자신의 주거지로부터 멀리 전보되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가인 노동조합의 지부장인 참가인 B가 더 이상 본사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됨으로써 그 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되었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전보발령의 시기 및 대상 등 제반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참가인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견제 의도가 있었음이 추단된다.
원고는, F이 2015. 8.경 이미 참가인 B를 KG2 지역으로 전보하는 방안을 마련해두었으므로 2015. 11. 16. 설립된 참가인 노동조합 지부와 이 사건 전보발령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사 F이 2015. 8.경 이미 조직변경안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참가인 노동조합이 2015. 11. 30. 원고에게 그 설립사실을 통보한 직후 F이 2015. 12. 17. K에게 그 실행을 제안하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양자의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 B에게 위와 같이 중대한 생활상의 변경을 주는 인사 조치를 하면서도 참가인 B와 사이에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배치전환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배치전환의 동기, 목적, 배치전환에 관한 업무상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의 존부,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형량, 배치전환의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배치전환을 하기에까지 이른 과정이나 사용자가 취한 절차, 그 밖에 배치전환 당시의 외형적 객관적인 사정에 의하여 추정되는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12. 23. 선고 97누18035 판결).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업무상의 필요성, 참가인 B에 대한 생활상의 불이익,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 준수 등 측면에서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무효인데다가 참가인 B가 노동조합을 조직·운영하는 것에 대한 불이익한 취급이자 이를 지배하거나 개입할 의도가 있었음이 추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제4호가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노동위원회규칙 제75조 제1항은 신청인이 판정서가 도달되기 전까지 서면으로 신청의 전부나 일부를 취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위원회규칙이 신청의 취하를 서면으로 하도록 규정한 것은 그 취하의사의 존재 및 범위를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노동위원회규칙 제75조 제1항의 규정취지에 민사소송법 제266조 제3항이 소의 취하를 서면으로 하도록 규정하면서도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에서는 말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의 취하는 반드시 취하서 형태의 문건으로 노동위원회에 접수할 것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문회의에서 취하의 의사 및 범위를 분명히 밝혀 그러한 의사가 심문회의 속기록에 기록됨으로써 그 의사의 진정성 및 취하의 범위를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신청을 취하한 경우에 준하여 당해 구제신청 부분은 취하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보더라도 취하한 부분에 대한 구제이익은 소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들은 2016. 9. 2. 심문회의에서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관하여 구제신청 취하의사를 명확히 밝혔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의사가 속기록에 기재되어 그 취하의사의 진정성 및 범위를 분명히 하는데 별다른 장애가 없는 이상 그 범위에서 구제신청은 취하되었거나 구제이익은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하된 위 구제신청 부분에 대하여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으므로 위법하다 할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 사건 전보발령이 부당전보임을 인정한 부분,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 부분은 정당하다 할 것이나,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김남균 강민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