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사건의 개요
피신청인은 1983. 2. 15. 설립되어 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약 220명의 근로자(정규직 직원 26명, 계약직 직원 27명, 교원 약 120명, 조교 약 50명)가 이 사건 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1996. 8. 1.부터 2003. 3. 1.까지 이 사건 대학교에 입사하여 근무한 근로자들로서 산업별 노동조합인 노동조합의 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들이다.
피신청인은 2015. 2. 2. 이 사건 근로자들이 결재선에서 최종 결재권자인 총장을 배제한 문서 또는 피신청인의 2012. 1. 1.자 인사발령 이전의 결재선에 따른 문서를 기안・결재하거나, 이 사건 대학교의 내부문서를 외부에 유출하였다는 등의 징계사유로 참가인 , , 에 대하여 파면의 징계를 하고, 나머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해임의 징계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은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2015. 3.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5. 11.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한편,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그 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면서 피신청인에게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과 노동조합 및 피신청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5. 6. 19. 신청인에게 재심을 신청하였고, 신청인은 2015. 9. 14.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사유 중 일부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나머지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피신청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고, 이 사건 징계해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 및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한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부분을 취소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며,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 또는 약화시키는 행위를 중지하고, 신청인의 재심판정서를 송달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피신청인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2015. 2. 2. 이 사건 근로자들 13명을 해임 또는 파면한 것은 부당해고이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제81조 제1호 및 제4호의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판정을 받았습니다."라는 내용의 공고문과 신청인의 재심판정문을 이 사건 대학교 내부 전산망(인트라넷)을 포함한 학내 게시판 등 이 사건 대학교의 교직원이 쉽게 볼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 15일 동안 게시(등록)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피신청인은 2015. 6. 12. 이 사건 초심판정서를 송달받았음에도 그로부터 30일이 지나도록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거나 이 사건 근로자들이 부당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7. 29. 피신청인에게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를 한 뒤 같은 해 9. 3. 피신청인에게 9,1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다.
피신청인은 2015. 10. 26. 서울행정법원에 2015구합11752호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같은 해 12. 18. 위 법원에 2015아11914호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 부분의 효력을 위 본안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정지하여 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 신청을 하였으나 위 신청은 2016. 1. 11. 기각되었으며, 같은 달 25. 위 기각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였으나 같은 해 4. 29. 기각되었다.
이 사건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은 2016. 1. 12. 신청인에게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에 대한 이행명령을 법원에 신청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신청인은 이 사건 징계해고로 인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29명 중 13명이 해고되었고, 위 13명 중에는 지부장 등 간부 6명이 포함되어 있어 남아 있는 일반 조합원들만으로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이 어렵고 그 존폐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행명령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16. 3. 11. 이 법원에 신청취지와 같은 내용의 이행명령을 신청하였다.
이행명령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정당한 조합활동이나 단체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 정당한 이유 없는 단체교섭 거부, 노동조합의 조직 및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면서(제81조),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권리를 침해당한 경우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여 구제명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제82조, 제84조), 구제신청을 기각당한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여 구제명령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제85조 제1항),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기각결정 또는 재심판정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의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함을 명시하면서(제86조), 사용자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 관할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써,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5조 제5항).
노동조합법은 집단적 노사관계질서를 파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예방・제거함으로써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확보하여 노사관계의 질서를 정상화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부당노동행위 구제제도를 두고 있으나, 구제명령이 있더라도 사용자는 이를 이행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하게 될 뿐 이로 인하여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의 사법상 법률관계가 형성되거나 변경되지는 아니하고, 민사집행절차에 의하여 이를 강제할 수 없으며, 구제명령이 확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도 아니하여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노동조합법은 사용자가 재심판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한 뒤 소송이 종료되기까지 구제명령을 따르지 아니하여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결과가 오랫동안 시정되지 아니함으로써 노동조합의 활동이 심각하게 저해되거나 그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이행명령 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관할법원으로서는 사용자의 구제명령 불이행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존립 및 활동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의 이행을 명하여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노동조합과 피신청인이 2010. 11.경 단체교섭을 시작하여 2014. 7. 4. 유효기간이 2014. 7. 4.부터 2016. 7. 3.까지인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징계해고 이전 이 사건 노동조합원은 29명이었으나, 이 사건 해고 전후로 8명이 노조를 탈퇴하거나 퇴사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원들 13명이 해고되었으며, 남아 있는 조합원 8명 중 2명이 휴직하여 현재 조합원은 6명에 불과한 점, 이 사건 근로자들 중 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지부장, 은 부지부장, 는 사무국장, 은 총무부장, 은 정책부장, 는 감사의 지위에 있었는데, 이 사건 징계로 인하여 간부들이 모두 해고되고 일반 조합원들만 남게 되어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5년도 사업운영 및 회계 운영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위와 같이 이 사건 징계해고로 인하여 2015. 2. 이후 간부 없이 일반 조합원만으로 운영됨으로써 사업계획 수립조차 하지 못하는 등 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일반 조합원 6명만으로는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충분한 교섭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며, 단체협약 체결이 좌절될 경우 조합의 존립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인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의 이행을 명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이행명령의 대상이 되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의 범위
노동조합법 제84조 제5항은 관할법원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써,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인용하면서 구제명령을 한 후 사용자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기각하면서 별도의 구제명령을 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이 사건과 같이 근로자 등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면서 원직 복직 등의 구제명령을 한 후 근로자와 사용자가 재심신청을 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부분을 파기하고 근로자 등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나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동일한 내용의 구제명령을 별도로 하지 아니한 경우, 이행명령의 대상이 되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 또는 부당해고 구제명령이 포함되는지가 문제된다.
살피건대, 위와 같은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이행명령의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볼 경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구제명령을 받은 근로자는 이행명령을 통한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으나, 위 노동조합법 조항이 이행명령의 대상을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으로 명백히 한정하고 있어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까지 포함한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이행명령의 위반에 대하여 과태료의 제재가 따르므로 그 근거 규정은 문언에 따라 엄격히 해석할 것이 요청되는 점, 이행명령의 대상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으로 한정되어 있고, 이 사건 초심판정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지 않아 이에 대한 구제명령이 없고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만이 있을 뿐이며,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면서 이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 또는 약화시키는 행위를 중지할 것 등'을 명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행명령의 대상은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이행명령의 대상이 되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 또는 약화시키는 행위를 중지하고, 재심판정서 등을 공개된 장소에 게시할 것을 명한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이라 할 것이다.
개별 이행명령의 당부
이행명령은 임시의 응급조치이므로 회복 불능한 조치를 명하는 것은 필요성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중 재심판정서 등을 공개된 장소에 게시할 것을 명한 부분은 사용자에게 회복 불가능한 심리적 효과를 불러오는 조치로서 이행명령의 잠정성에 비추어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이행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구체적인 행위 유형을 특정하지 않고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조합원 등을 해고 등의 징계에 처하거나 기타 불이익취급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등과 같이 포괄적・추상적인 부작위명령이 가능하다고 볼 경우, 확정된 구제명령 위반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제재를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의 처벌규정을 입법할 권한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포괄적・추상적인 부작위명령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중 이 사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 또는 약화시키는 행위를 중지할 것을 명한 부분도 이행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6. 7. 22.
판사 김용철(재판장) 황지원 김남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