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6. 12. 9. 원고에 대하여 한 대체지급보험급여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업무상 재해의 발생
B은 원고가 운영하는 C 소속 근로자로서 2012. 12. 22.경 폐기물 등을 화물차 적재함에 싣고 이를 고정하기 위하여 그물망으로 덮는 과정에서 몸의 중심을 잃어 추락하는 사고로 우측 골반관절골절, 우측 하지 비골신경 마비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민사소송의 경과
B은 피고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던 중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단5313129호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제1심과 제2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16나4302 사건)에서 모두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는데, 판결에 따라 인정된 손해배상금의 내역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6. 11. 22. B에게 위 판결에 따른 치료비 3,939,135원과 위자료 7,000,000원 및 지연손해금 2,117,589원 등 합계 13,056,724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원고가 대체지급한 향후치료비 3,853,200원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6. 12. 9. 원고에 대하여 "향후치료비는 아직 발생하지 않아 요양급여를 대체지급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대체지급보험급여 부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B의 향후치료의 내용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40조 제4항 제4호의 재활치료 비용 또는 재요양급여에 포함되는 것이고, 같은 조 제2항 단서, 제51조에 의하면 부득이한 경우에 재요양을 갈음하여 재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확정된 판결에 따라 향후치료비를 지급하였다면 이는 재요양에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는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산재보험법 제89조에 따라 피고에 대한 B의 권리를 대위하여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와 달리 대체지급 보험급여의 지급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 그 자체는 사용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나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을 가지고 그 책임보험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고, 손실전보라는 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과 상호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서 위와 같이 중복되는 범위 내에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으로 인한 손해까지 전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한편 산재보험법 제89조가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관하여 이 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 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그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급권자가 보험가입자로부터 재해보상금을 먼저 지급받은 경우 그 금액 범위 안에서 수급권자에게 보험급여의 지급의무가 없게 되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보험가입자는 위 산재보험법 제89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구상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아래에서 살펴보는 산재보험법의 규정내용과 취지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급권자인 B에게 확정된 판결에 따라 향후치료비를 지급하였다면 이는 요양에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는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단서에 정해진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지급한 일부 향후치료비는 피고의 보험급여를 대체지급한 것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피고의 보험급여 지급의무 범위 내에서 산재보험법 제89조에 따라 B의 수급권을 대위행사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향후치료비가 아직 발생하지 않아 보험급여를 대체지급한 것이 아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부당하다.
산재보험법 제40조 제4항은 요양급여의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향후치료비는 장래에 발생한다는 점 이외에 위 요양급여의 내용에 포함된다.
이미 요양을 종료하고 원고로부터 향후치료비를 지급받은 B에 대하여 원고가 그 보험급여 신청을 강제할 방법이 없는바, 그럼에도 B이 향후치료비를 실제 지출할 때마다 보험급여신청을 전제로 하여서만 대위권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수급권자의 보험급여 대위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산재보험법 제89조, 같은 법 시행령 제82조는 보험가입자가 수급권자를 대위하기 위해서는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만을 요건으로 하고 있을 뿐, 재해근로자의 보험급여 신청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
산재보험법 제80조 제3항에 의하여 보험가입자인 원고가 B에게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는 보험급여를 지급할 의무를 면하게 되는데, 장래 지급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된 보험급여 상당액을 미리 일시금으로 지급한다고 해서 피고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원고가 재해자의 수급권을 대위하여 피고에게 청구한 향후치료비에 대한 보험급여 대체지급 청구 중 금속제거술 비용은 신체 내 고정물의 제거를 위한 수술비용으로서 요양급여의 대상에 해당되나, 나머지 반흔제거술 비용은 외모 개선 목적의 성형수술에 해당하는 비용으로서 요양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부분은 대체지급 보험급여의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피고의 보험급여 지급의무 범위 내에서 수급권을 대위행사 할 수 있어 그 인정범위가 문제된다 할 것이나, 이 사건 처분은 '향후치료비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음'을 그 처분사유로 하는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에 이르러 위와 같이 향후치료비 중 일부가 비급여 대상에 해당함을 주장하는 것은 그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한 처분사유를 추가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진
각주1) 원고는 청구취지 기재에 처분일자를 누락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