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C은 2016. 8. 29.경부터 'B'이라는 상호로 선박임가공업 등을 영위하다가 2016. 12. 20. 피고보조참가인을 설립하였다.
원고 A는 2006. 12. 1. 주식회사 현대미포조선(이하 '현대미포조선'이라 한다)으로부터 선박건조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 받은 법인인 부성마린 주식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원고 A는 주식회사 일영기업, 주식회사 원진플랜트, 주식회사 진영건업, 주식회사 삼원플랜트(이하 '삼원플랜트'라 한다)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현대미포조선 하도급공사현장에서 용접원으로 근무하였으나, 2016. 7. 1. 삼원플랜트에서 근로계약기간 미갱신을 이유로 해고되었다.
원고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원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금속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약 150,000명의 조합원이 가입되어 있다. 원고 A는 2012. 12.경 원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C의 원고 A와의 근로계약 체결 거부
삼원플랜트는 2016. 1. 1. 현대미포조선과 선박건조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 받는 내용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으나, 2016. 8. 16. 현대미포조선에 위 공사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후 같은 달 31. 폐업하였다.
현대미포조선은 위 공사계약의 후속 사업자로 C을 선정하였고, C은 2016. 8. 31. 현대미포조선과 선박건조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 받는 내용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C은 2016. 8. 31. 삼원플랜트가 수행하던 현대미포조선 하도급공사현장에 방문해 위 공사현장에 나와 있던 삼원플랜트 소속 근로자 75명 중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13명을 제외한 나머지 62명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C은 같은 날 삼원플랜트로부터 삼원플랜트 소속 근로자 94명의 명단이 기재되어 있는 주소록을 교부받았고, 앞서 근로계약을 협상한 75명을 제외한 나머지 19명 중 10명과 유선 면접 등을 거친 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주소록 명단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던 원고 A는 2016. 8. 31. C을 찾아가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C은 "아저씨가 원고 노동노합에 가입해가지고 그랬다는 분이시지요?", "노조 탈퇴하시면 제가 면접 봐 가지고 조정합니다. 그런데 안하시면 죄송하지만 저하고 일하기 힘듭니다.", "가입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저는 받을 수가 없습니다." 등의 발언을 하며 원고 A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다.
원고들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재심신청
원고들은 C이 원고 노동조합에서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삼아 원고 A와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행위(이하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2호의 본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9. 5.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C으로 하여금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고 원고 A에게 원고 A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발해줄 것을 신청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0. 26.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2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하면서도, C에게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구하는 구제명령은 발하지 아니하고 대신 'C은 부당노동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판정문 등을 15일 동안 게시판 등 공개된 장소에 게시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부산2016부노57).
원고들은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2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하면서도 C으로 하여금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고 원고 A에게 원고 A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발하지 아니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16. 11.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을 발함에 있어 폭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점, C으로 하여금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고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C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노동위원회에 주어진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2017. 2. 15.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6부노235,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원고 A는 2006. 12. 1.부터 현대미포조선 하도급공사현장에서 용접원으로 근무하며 위 하도급공사를 수행한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고, C은 삼원플랜트 소속 근로자들 중 자진퇴사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전부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고용승계 관행'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C이 고용승계 관행을 저버리고 원고 A와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할 어떠한 이유도 없으므로, C은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제도는 원상회복주의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2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면 그에 관한 원상회복으로서 성격을 갖는 구제명령은, C으로 하여금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고 원고 A에게 원고 A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위와 같은 구제명령이 아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이 사건 구제명령을 발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C이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의 전제로, C이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본다.
삼원플랜트와 C 사이에 영업양도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C은 영업양수인으로서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C이 고용승계 관행에 의해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본다. 대한민국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위 직업선택의 자유에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좁은 의미의 '직업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그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직업수행의 자유'까지 포함된다. 이와 같은 광의의 직업선택의 자유는 개인의 기본권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자유시장경제질서의 핵심적인 구성요소가 되므로, 그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되어서는 아니 된다.
사업주에게 그가 고용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자와 신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사업주가 파견 근로자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고 인사관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다거나 기간제근로자나 단시간근로자를 고용한 경우와 같이 사업주가 먼저 해당 근로자에게 고용될 것이라는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부여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사업주에게 그와 같은 신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사업주가 영업을 하기 이전부터 그 영업장소에서 장기간 근로하고 있던 근로자들이 존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근로자들과 어떠한 관계도 없는 사업주에게 고용승계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그 근로자들과의 신규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C은 원고 A를 포함한 삼원플랜트 소속 근로자들과 어떠한 관계도 없는 상태에서 현대미포조선과 선박건조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 받는 내용의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공사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 삼원플랜트 소속 근로자들 상당수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므로, C이 원고 A에게 고용될 것이라는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달리 C이 원고 A에게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부여하였음을 인정한 증거가 없으므로, C은 고용승계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원고들이 들고 있는 서울행정법원 2012구합41905 판결은 계약서의 일부로 포함된 시방서에 '계약 전일까지 시행하던 업체의 종업원 중 당해 사업장에서 직접 종사하고 있던 종업원은 채용상 결격사유가 없으면 가급적 채용하도록 하여야 한다'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 특별한 사정 등이 존재하던 사안에 관한 것이므로, 사안을 달리하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C은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구제명령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부당노동행위의 유형은 다양하고, 노사관계의 변화에 따라 그 영향도 다각적이어서 그에 대응하는 부당노동행위 구제의 방법과 내용도 유연하고 탄력적일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법 제84조 제1항 또한 노동위원회가 전문적·합목적적 판단에 따라 개개 사건에 적절한 구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정한 때에는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여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구제명령의 유형과 내용에 관해서는 특별히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위원회는 구제신청의 취지, 부당노동행위의 태양과 이로 인한 노동3권의 침해 정도, 그 전후의 노사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불공정한 노사 관행을 바로잡고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적절한 구제명령을 할 재량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것인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부당노동행위로 침해된 근로자의 권리와 노동관계 질서를 원상회복하기에 현저히 부족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 구제명령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아니 된다.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로 침해된 원고 A의 권리와 노동관계 질서는 'C이 원고 A와 근로계약을 협상하면서 원고 노동조합에서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삼은 것'에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이 침해된 원고 A의 권리와 노동관계 질서를 원상회복하기 위해서는 'C이 원고 A를 포함한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협상하는데 있어 더 이상 원고 노동조합에서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삼지 못하게 하는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구제명령은 C에게 다시는 원고 노동조합에서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삼지 않도록 명함과 동시에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문 등을 공개된 장소에 15일 동안 게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부당노동행위로 침해된 원고 A의 권리와 노동관계 질서를 원상회복하기에 충분한 조치라고 보인다.
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로 훼손된 노동관계 질서를 회복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 이상으로 사용자에게 부담을 주거나 필요하지 아니한 내용의 구제명령을 발할 수 없다. 원고들이 구하고 있는 바와 같이 C으로 하여금 원고 A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원고 A가 원래 보유하고 있지 못하던 C과의 근로계약 체결권을 원고 A에게 새롭게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위와 같은 구제명령은 구제명령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구제명령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