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4. 1. 선고 2018구합68391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5. 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C중학교는 지방자치단체인 원고가 설립·경영하는 공립학교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9. 9. 1. C중학교의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된 후 2017. 8. 31.까지 위 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여 왔다(위 기간 동안 구체적인 계약갱신 등 근무가 계속된 경위는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본다).

다.

C중학교장은 2017. 7. 26.경 참가인에게 2017. 8. 31.자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라.

참가인은 2017. 11. 22. 원고가 계약기간 만료를 사유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2. 14. ‘참가인의 채용 등에 관한 종국적인 책임은 법인격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인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을 가진다.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단절 없이 2009. 9. 1.부터 2017. 8. 31.까지 4년을 초과하여 계속근로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2013. 9. 1.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2017. 8. 31.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1. 원고가 2017. 8. 31. 참가인에게 행한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2.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초심판정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18. 3.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5. 9.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초·중등교육법상 교원 또는 직원에 해당되지 않아 근로기준법에 따라 법적 지위를 판단하여야 한다. C중학교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2항에 따라 부여받은 임용권자로서 참가인을 직접 임용하였고, 참가인의 근무시간, 근무내용 등은 C중학교장과 학칙에 의하여 결정되었으며, 임금도 C중학교장이 지급하는 등 C중학교장은 참가인과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형성하였기 때문에 참가인의 사용자는 C중학교장이다. 사용자가 아닌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참가인의 구제신청은 각하되어야 함에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만, 동조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에 의하면, 다른 법령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을 법 제4조 제1항과 달리 정하거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5항은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참가인에게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있으므로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3)

참가인은 2013. 8. 31. 근로계약이 종결되었고, 이후 신규임용절차에서 새로이 임용되어 계속적 근무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관계 법령

별지1.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에서는 2009년도에 초·중·고등학교 실용영어 중심의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해 영어회화 전문강사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교육부장관은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인사노무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2009. 8. 3.경 각 시·도교육감에게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 업무편람’을 송부하였는바, 위 업무편람에 담긴 ‘제도운영의 개요’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참가인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영어회화 전문강사 선발 모집공고에 응시하여 합격하였고, 그에 따라 2009. 9. 1. 최초로 C중학교장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제도 시행 시 초기 인원 배치를 위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대규모로 선발하되, 개별 학교에서 임용하도록 하였음).

3)

이후 참가인은 아래와 같이 1년씩 C중학교장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C중학교에서 2013. 8. 31.까지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였다.

4)

서울특별시교육감은 2013. 7. 11. 각 학교장들에게 영어회화 전문강사 신규채용과 관련하여 부당 사례(채용 비리 등) 발생 우려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음을 알리면서 2013. 9. 1. 기준 동일 학교 근무기간 4년인 영어회화 전문강사 신규채용 시 ‘해당자에게 계약만료 공문 시행(1단계)’, ‘4대보험 자격상실 신고(2단계)’, ‘퇴직금 정산(3단계)’, ‘신규채용을 위한 공개채용절차 진행(4단계)’ 등 신규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고, 반드시 타 지원자들과 동일한 조건 하에서 공개채용절차를 따르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안내를 하였다.

5)

C중학교장은 2013. 7. 16. 참가인에게 2013. 8. 31.자로 계약기간 만료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하였고, 참가인은 2013. 8. 31.자로 퇴직금을 정산·지급받았다. 다만, 참가인에 대하여 4대 보험 자격상실 신고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6)

C중학교장은 2013. 7. 16.경 영어회화 전문강사 채용을 위한 자체 선발계획을 세우고, 채용 공고를 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고

2013학년도 C중학교 영어회화 전문강사 선발계획을 다음과 같이 공고합니다.

2013. 7. 16.

C중학교장

1.

선발인원 : 1명

2.

지원자격

가.

내국인(대한민국 국적자)으로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

7)

위 채용 공고에 따른 C중학교 영어회화 전문강사 모집절차(이하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라 한다)에는 참가인을 포함한 총 7명이 지원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 중 1차 심사(서류심사)에서 제출서류 미비로 제외된 2명을 제외한 5명 중 2 등을 하였고(별지2. 점수 집계표 참조), 2차 심사(수업실연/영어면접)에서 1등을 하여(별지3. 점수 집계표 참조) 2013. 7. 26. 다시 C중학교의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선발되었다.

8)

그에 따라 참가인은 다시 2013. 9 1. C중학교장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9)

이후 참가인은 아래와 같이 1년씩 C중학교장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C중학교에서 2017. 8. 31.까지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였다.

10)

서울특별시교육감은 2017. 7. 25. 각 학교장들에게 아래와 같이 2017. 8.말 기준 동일 학교에서 근무기간 4년이 만료된 영어회화 전문강사 신규채용 시 ‘해당자에게 계약만료 알림 공문 시행(1단계)’, ‘4대보험 자격상실 신고(2단계)’, ‘퇴직금,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정산(3단계)’, ‘신규채용을 위한 공개채용절차 진행(4단계)’ 등 반드시 신규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고, 동일학교 4년 근무기간 만료자의 경우 신규 채용 절차를 거쳐 다시 동일 학교에 임용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계약만료 영어회화 전문강사 재계약 및 동일 학교 4년 만료자 학교 조치사항’ 안내를 하였다.

1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C중학교장은 2017. 7. 26. 참가인에게 2017. 8. 31.자 계약기간 만료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하였다(이 사건 통보). 그에 따라 참가인은 2017. 8. 31.자로 퇴직금을 정산·지급받았다.

12)

이후 C중학교장은 새로이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채용하기 위하여 2017. 8. 10. 아래와 같이 영어회화 전문강사 채용을 위한 공고를 하였다.

13)

위 2017. 8. 10.자 채용 공고에 따른 C중학교 영어회화 전문강사 모집절차에는 참가인을 포함하여 총 20명이 지원하였다. 참가인은 위 모집절차 중 1차 심사(서류 심사)에서 2등을 하여 2차 심사 대상자 4명 중 한 명으로 선발되었으나, 2차 심사(수업실연/면접 등)에서는 3등을 함으로써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지 못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1,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인지 여부

1)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2항에 의하면,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국·공립학교의 경우에는 학교의 장이 임용하도록 되어 있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C중학교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C중학교장이 ‘사용자’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2)

그런데 지방자치법 제3조 제1항, 제9조 제2항 제5호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법인으로서 관할구역의 교육, 체육, 문화, 예술의 진흥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조는「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학·기술·체육 그 밖의 학예(이하 ‘교육·학예’라 한다)에 관한 사무는 특별시·광역시 및 도(이하 ‘시·도’라 한다)의 사무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8조는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으로 시·도에 교육감을 둔다.’(제1항), ‘교육감은 교육·학예에 관한 소관사무로 인한 소송이나 재산의 등기 등에 대하여 당해 시·도를 대표한다.’(제2항)고 규정하며, 같은 법 제32조는 ‘교육감은 그 소관 사무의 범위 안에서 필요한 때에는 대통령령 또는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기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관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학예에 관한 사무와 관련된 권리, 의무는 궁극적으로는 법인격을 보유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는 것이고 교육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교육 사무에 관한 집행기관의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개별 공립학교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하부기관 또는 시설에 불과할 뿐 교육에 관한 궁극적인 권리, 의무 및 책임의 주체가 되는 것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는 교육감이 교육·학예에 관하여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제6호), 소속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제16호), 그 밖에 당해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항(제17호)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지방자치법 제105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고 법령과 조례·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임면·교육훈련·복무·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영어회화 전문강사 등을 비롯한 각급 학교 교사에 대한 임면권은 본래 교육감에게 부여된 것이나, 채용절차의 편의나 학교운영의 자율성 등을 고려하여 각급 학교장이 근로계약체결에 대한 사무를 대행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교사 등의 채용 등에 따른 종국적인 책임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외형적으로 각급 학교장의 명의로 영어회화 전문강사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인적, 물적 시설의 결합체로서 영조물에 불과한 개별 공립학교 또는 그 학교장이 임용권자가 된다고 볼 수 없다.

3)

나아가 초·중등교육법 제30조의2 제2항은 국가의 일반회계나 지방자치단체의 교육비 특별회계로부터 받은 전입금, 학교발전기금으로부터 받은 전입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및 지원금 등의 수입을 학교회계의 세입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30조의3 제6항에 따르면 ‘학교회계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국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육부령으로,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시·도의 교육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각급 공립학교가 교사나 직원 등에 대한 인건비, 4대 보험료, 퇴직금 등에 사용하는 재원 중 상당 부분이 지방자치단체의 교육비 특별회계나 보조금 등으로부터 얻은 수입으로 충당되고 있는 이상 개별 공립학교가 그 재정이나 회계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독립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4)

또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서울특별시 관할구역 내 공립학교의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대한 채용 및 그 관리, 처우에 관한 사항 및 근로조건과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까지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지침에 근거하여 통일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5)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과 C중학교장 명의로 체결된 근로계약에 있어 그 사용자의 지위는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고, 결국 원고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을 가진다. 이와 배치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참가인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1)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같은 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는 다른 법령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 제1항과 달리 정하거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초·중등교육법 제22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학교에 교원 외에 산학겸임교사·명예교사 또는 강사 등을 두어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제1항), 학교에 두는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자격기준 및 임용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제2항). 이에 따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은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로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규정하고, 같은 조 제5항은 제1항에 따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용자는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라 임용된 기간제근로자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이러한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 또는 갱신되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한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기간제법 규정 내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 또는 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 또는 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을 전후한 기간제근로자의 업무 내용·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와 반복 또는 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그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자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결과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그 시점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7두52153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2013. 9. 1.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이 체결됨으로써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 그 시점에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2013. 9. 1.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어 참가인의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참가인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①

2009. 9. 1. 최초 임용 이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1년 단위로 갱신하여 온 참가인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정한 근무기간 4년이 경과할 무렵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절차를 거친 후 별도의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2013. 9. 1.부터 새로이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②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는 자격증 유무, 영어공인시험성적, 교육 경력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아 1차 서류심사를 통해 합격 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고, 1차 서류심사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교수․학습 과정안 작성 및 이에 따른 영어수업 실연 및 영어면접이라는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에는 참가인을 비롯한 총 7명이 응시하였고, 참가인은 1차 서류심사 및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었다. 참가인이 응시한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진 신규 채용 절차로 평가할 수 있다.

③

원고가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 전에 참가인을 비롯하여 영어회화 전문강사 근무기간이 4년인 사람들을 계속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거나 그와 같은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 직전인 2013. 7. 11. 서울특별시교육감이 각 학교장들에게 보낸 안내에는 2013. 9. 1. 기준 동일 학교 근무기간 4년인 영어회화 전문강사 신규채용 시 ‘해당자에게 계약만료 공문 시행(1단계)’, ‘4대보험 자격상실 신고(2단계)’, ‘퇴직금 정산(3단계)’, ‘신규채용을 위한 공개채용절차 진행(4단계)’ 등 신규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고, 반드시 타 지원자들과 동일한 조건 하에서 공개채용절차를 따르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④

피고는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 당시 채용 공고가 실제 이루어졌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원고가 실제로는 기존의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음에도 형식적으로 신규 채용절차를 밟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C중학교의 2013년 영어회화 전문강사 자체 선발계획 내용(갑 제4호증, 2013. 7. 16.부터 2013. 7. 22.까지 서울시교육청, 강남교육청, 학교홈페이지에 5일간 공고하도록 되어 있음) 및 실제로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에 7명이나 지원한 것을 보면,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 당시 위 선발계획에 따라 실제로 채용 공고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에서 참가인이 선발된 과정 등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 전·후의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면, 2013. 9. 1.을 전후하여 이루어진 종전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 절차 및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진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⑤

비록 2013. 8. 31. 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참가인에 대하여 4대 보험 자격상실 신고는 이루어지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참가인이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인 2013. 8. 31. 전인 2013. 7. 26.에 이 사건 공개채용절차에서 최종 선발되었기 때문에 굳이 자격상실 신고의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참가인이 2013. 8. 31.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퇴직금을 정산지급받은 점까지 보태어 보면, 4대 보험 자격상실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2013. 9. 1. 전·후로 참가인의 근로관계가 계속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바.

소결

이와 달리 기간제근로자인 참가인이 4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로함으로써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