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11. 1. 선고 2019구합5020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노사관계 발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상시 약 28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노사 협력 촉진 관련 사업 등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0. 4. 30. 참가인에 입사하여 E팀에서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고용노동부는 관련자 제보에 따라 원고 등을 상대로 감사를 실시하였고, 2018. 1. 18. '① 원고가 2016. 10.경부터 2017.경에 걸쳐 여직원 ○○○의 특정 신체 부위 특징(함몰유두) 및 성관계에 관해 동료 직원에게 말하고 다니는 등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 ② 원고가 2017. 3.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35회에 걸쳐 업무추진비 5,379,600원을 유용한 사실, ③ 원고가 2017. 상반기 7차례에 걸쳐 노동조합 활동인 노조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업무상 출장으로 허위 상신하고 출장비 1,073,700원을 수령하여 유용한 사실'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중징계(파면) 요구를 참가인에 하였다(고용노동부의 위 감사를 이하 '이 사건 감사'라 한다).

다.

이에 참가인은 2018. 2. 2.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① 원고의 성희롱 언행으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 및 굴욕감을 유발한 행위(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 ② 5,379,600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행위(성실의무 위반행위), ③ 1,073,700원 상당의 출장비를 유용한 행위(성실의무 위반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를 파면하는 징계처분을 하였다(해고에 해당하는 위 파면의 징계처분을 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하고, 위 징계사유를 그 숫자에 맞춰 이하 '이 사건 제○징계사유'라 하며, 통틀어 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라.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7. 16. '이 사건 징계는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과하지 않으며 징계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는 정당하고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도 없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F/G(병합),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30. 이 사건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재심판정을 하였다[C/D(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기본적 주장

1)

동석자나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제1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성희롱 발언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제2, 3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들도 사용자 측의 지시 내지 승인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불기소 처분까지 받았으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2)

가사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 및 경위, 참가인의 기존 징계 사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는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참가인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징계에 해당한다.

3)

원고가 이 사건 징계 과정에서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 받은 바 없고 인사위원회에서도 소명할 기회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등의 절차상 하자도 존재한다.

4)

결국 이 사건 징계는 부당해고이자 노동조합 간부인 원고에 대한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1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 징계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제1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고용노동부의 익명제보시스템인 헬프라인(이하 '헬프라인'이라 한다)에 2017. 10. 16. '원고가 ○○팀의 ○○○가 함몰유두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녔다.'라는 등의 제보가 접수된 바 있다.

(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이하 '서울서부지청'이라 한다)은 고용노동부의 2017. 10. 26.자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의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 지시에 따라 참가인 등을 상대로 성희롱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위 조사를 이하 '이 사건 성희롱 실태 조사'라 한다).

(다)

이 사건 성희롱 실태 조사 당시, 제보자 ■■■은 '원고가 2017. 초경 누구 직원이랑 잤다는 얘기를 신체 부위까지 들먹거리며 직원들에게 하고 다니는 것을 다른 동료를 통해 들었으며, 피해 여직원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얘기들을 직원들에게 대놓고 얘기한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크게 있다.'라는 취지의 제보를 하였다.

(라)

서울서부지청의 근로감독관은 2017. 12. 6. 참고인1과 전화 통화를 하였는데, 참가인 직원인 참고인1의 주요 진술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마)

서울서부지청의 근로감독관은 2017. 12. 6. 참가인 직원인 참고인2와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참고인2는 '원고에게 2번 정도 들은 것 같다. 작년에 한 번, 올해 한 번 정도인 것 같다. 원고가 ○○○과 잤다는 얘기였는데, 그 이상은 들은 바 없다. 남자들끼리의 잡담 수준이었고, 그 내용에 있어 신빙성도 없었다. 또한 본인은 남녀관계를 물어보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냥 원고에게 그 얘기를 듣고 흘려보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바)

위와 같은 원고 성희롱의 피해자로 언급된 ○○○은 2017. 12. 20. 서울서부지청의 근로감독관에게 '원고의 성희롱 제보 건의 피해자가 본인임을 알게 된 순간부터 매시간, 매분, 매초마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덜컹거려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다. 이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며, 본인이 인지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가 이미 이러한 상황을 알 수 있고 수근 대고 있었다는 사실에 수치스러워 밤잠을 이룰 수 없는 정도이다. 당장 본인 이야기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듣는 2차 피해가 발생하였고, 본인은 이제 원고와의 성관계 사실 여부와 원고가 발언한 본인 신체에 관한 증빙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성희롱이고 사생활 침해이며 인권침해이다. 진술인 본인은 원고와 친밀한 동료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진술인 본인은 원고에게 그저 원고 본인이 소비하는 물건이고 삐뚤어진 욕구 해소 방안일 뿐이었다. 부디 이러한 사항을 엄중히 처리하여 본인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사)

원고는 2017. 12. 7.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감사담당관에게 '술자리에서 ○○○과 성관계를 한 사실을 얘기한 적이 없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아)

서울서부지청장은 2017. 12. 27.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 성희롱 실태 조사결과, 원고가 직장 내 성희롱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참가인에 시정지시하겠다.'라는 취지의 보고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 19호증, 을가 제10, 12,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리 등

(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별표1]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 제1호 나목 (3)항에서는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를 성적 언동의 예시로 제시하고 있다.

(3)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직장 내 성희롱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가)

이 사건 성희롱 실태 조사 내지 헬프라인 제보 과정에서 '원고가 ○○○와의 성관계 및 신체 부위에 관하여 이야기를 한 사실'이 3차례 가량 언급되었고, 특히 참고인1의 진술 내용은 상세하면서도 구체적이다. 또한 참고인2 역시도 원고로부터 ○○○와의 성관계 사실을 들은 점 자체는 인정하고 있어 위 각 진술과도 일부 부합하고 있다. 반면 원고는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술자리에서 ○○○와의 성관계 사실을 이야기한 점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원고의 이와 같은 진술은 다소 믿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가 직원들과 함께한 술자리 등에서 여직원 ○○○와의 성관계 및 특정 신체 부위 특징(함몰유두)에 관해 동료 직원에게 말한 사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위와 같은 원고의 언행을 이하 '이 사건 원고의 언행'이라 한다).

(나)

그리고 직원들이 함께한 술자리 등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원고의 언행은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제보자 ■■■이나 피해자 ○○○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실제로 이 사건 원고의 언행 내용이 참가인 직원 사이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피해자 ○○○가 이로 인해 상당한 성적 굴욕감·수치심을 느낀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원고의 언행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나)

이 사건 제2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2017. 3.경 2017년도 지출예산 운영관리 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였는데, 업무추진비 관련 부분은 아래와 같다.

(나)

원고는 2017. 3. 7.부터 같은 해 9. 6.까지 총 35회에 걸쳐 품의서 기재와는 다르게 참가인 직원들과의 식사비로 업무추진비(법인카드)를 사용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2 표 기재와 같다(위 35건의 업무추진비 사용을 이하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17. 11. 28.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실제로는 별지2 표 소명 내용란 기재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을 하였다는 취지의 자료를 제출하였고, 같은 날 고용노동부 담당 감사관에게 '관련 규정상 내부 직원과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없어서 잘못된 일이지만 관례에 따라 외부업체와 간담회 등 명목으로 집행 품의서를 작성하였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라)

참가인 E팀의 팀장 H은 2017. 12. 6. 고용노동부 담당 감사관에게 '35건의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 중 19건(2,981,000원)은 진술인 본인이 원고에게 사용을 지시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마)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과 관련하여, 해당 식사자리에 참석한 참가인 직원들이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진술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바)

참가인은 '원고가 2017년도 지출예산 운영관리 지침을 위반하여 팀 회식이나 일부 직원들 간의 식사비 등으로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을 함으로써 참가인 예산을 횡령하였다.'라며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원고를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하였다(2018형제20364호).

담당 검사는 2018. 9. 6. '원고가 2017년도 지출예산 운영관리 지침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사용하지 말아야 할 회식비 등에 사용한 잘못은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7, 17, 20호증, 을가 제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35회에 걸친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을 통해 업무추진비 5,379,600원 상당을 유용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제2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가)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중 팀 점심, 팀 저녁 등 팀(부서) 내 식사비로 사용한 부분은 2017년도 지출예산 운영관리 지침상의 '부서운영관련 직원상호간 회식 금지' 규정에 명백히 반한다.

(나)

2017년도 지출예산 운영관리 지침에 의하면 업무추진비 중 기관업무비는 직원 간담회, 업무 관련 내부 직원 격려를 목적으로 한 사용이 일응 가능한 것으로도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중 일부는 타 부서와의 업무 협력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진술한 바도 있다.

그러나 관련자들 모두 '원고와 가진 식사자리는 업무와 상관없는 친목 모임이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 원고 스스로도 외부기관과의 업무 협력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허위의 품의서를 작성한 점에 비추어 보면, 해당 소명 내용과 같이 참가인 직원 간의 업무 협력 내지 간담회 등을 위해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을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해당 부분의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 역시 부당한 사용으로 봄이 타당하다.

(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 직원 간 회식 등의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관례가 존재한다.'라고도 주장하나, 참가인이 2017. 3.경 마련한 2017년도 지출예산 운영관리 지침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목적의 사용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을 살펴보아도 원고는 참가인 직원 간의 식사비 등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더욱이 원고는 참가인 직원 간의 식사비 등으로 사용한 다음 허위의 품의서까지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직원 간 회식 등의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관례가 있었다거나 이러한 관례를 이유로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라)

이와 같이 이 사건 업무추진비 사용이 2017년도 지출예산 운영관리 지침에 반하고 결국 임직원 행동강령 제9조, 제12조 등에도 위반되는 이상, 팀장인 H의 지시에 의해 사용한 것이라거나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는 점만으로 이를 비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

이 사건 제3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7. 1. 1.부터 O노동조합 P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사무처장으로 활동하였다.

(나)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7. 4. 7. 노사실무소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참가인 경영진 측은 Q 팀장, R 과장, I 대리가, 노동조합 측은 S 부위원장과 원고가 참석하였다(위 노사실무소위원회를 이하 '이 사건 노사실무소위원회'라 한다). 이 사건 노사실무소위원회 회의록에는 2017. 4. 10.부터 같은 해 5. 25.까지 실시되는 노동조합 상반기 조합원 간담회(이하 '노동조합 간담회'라 한다) 참석에 복무 협조를 하기로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17. 4.경부터 같은 해 5.경까지 7차례에 걸쳐 노동조합 간담회에 참석하였으면서도 'T 출장' 등 업무상 출장을 간 것처럼 여비정산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다음 참가인으로부터 총 1,073,700원을 지급받았다.

(라)

원고는 2017. 12. 4.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담당 감사관에게 위와 같이 출장비를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참가인 측과 노동조합 측이 노동조합 간담회 참석비용을 참가인 측에서 부담하기로 구두 합의<1>한 바 있고, 이에 따라 업무상 출장으로 처리하여 출장비를 수령한 것이다. 다만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어 그 합의를 자료로 남기지는 않았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마)

참가인은 '원고가 2017. 4.경부터 같은 해 5.경까지 7차례에 걸쳐 노동조합간담회에 참석하였으면서도 T 출장 등 업무상 출장을 간 것처럼 여비정산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다음 참가인으로부터 총 1,073,700원을 지급받음으로써 금원을 편취하였다.'라며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 원고를 사기죄로 고소하였다(2018형제20364호).

담당 검사는 2018. 9. 6. '참가인 측에서 노동조합 간담회 참석비용을 지원해 주기로 함에 따라 이와 같이 출장비 신청 및 수령을 한 것이라는 원고의 변소에 신빙성이 있으므로, 해당 피의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7, 15, 20호증, 을가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원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노사실무소위원회에서 참가인 측이 노동조합 간담회 참석비용을 지원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고 이로 인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와 같은 비용 지원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로 인한 문제 발생을 피하기 위해 업무상 출장을 간 것으로 허위의 여비정산신청서를 작성·제출하여 참가인 담당직원으로부터 출장비를 수령한 이상, 이는 출장비의 목적 외 용도 사용으로서 임직원 행동강령 제9조 등에 위반되는 행위이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노사실무소위원회에서 위와 같은 방식으로 허위의 출장비 지급 처리를 하기로 합의를 하였다면 그 합의를 한 참가인 측 임직원 역시 징계대상에 해당할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제3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가)

관련법리

(1)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고용노동부장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부터 각 표창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제2, 3징계사유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참작할만한 사정이 존재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각 인정한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로 인해 원고와 참가인 간의 고용관계는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를 징계해고(파면)한 이 사건 징계가 참가인의 징계 재량권을 벗어나 이를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가)

참가인은 고용노동부 산하의 공공기관으로서 참가인 소속 직원들에게는 어느 곳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특히나 참가인 직원은 노사관계를 다루는 업무를 행한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의 근로자보다 더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따라서 참가인으로서는 참가인 직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엄정히 대처함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참가인 직원의 내밀한 사생활과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성희롱을 하였고, 이는 누구라도 그 당사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낄만한 내용이며, 실제로 피해자 ○○○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원고에 대한 강한 징계처분을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원고의 성희롱 발언은 적어도 두 차례 가량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원고의 언행(이 사건 제1징계사유)은 그 비위정도와 책임이 매우 중하다.

(다)

허위의 품의서, 여비정산신청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참가인으로부터 그 비용을 지급받았고, 그 횟수나 유용한 총액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2, 3징계사유 역시 그 잘못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라)

원고 징계기준 제9조 제1항 [별표2] 징계양정기준 제7호에 의하면, 이 사건 제1징계사유는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품위유지의무 위반행위로서 파면 내지 해임도 가능하다. 또한 원고 징계기준 제9조 제1항 단서와 [별표3] 금품 등 수수금지 위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이 사건 제2징계사유만으로도 파면의 징계가 가능하다. 더욱이 원고 징계기준 제12조 제1항에 따라 이를 위 각 징계양정기준상의 징계보다 한 단계 가중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원고가 고용노동부장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부터 각 표창을 받은 바 있다 하더라도, 원고 징계기준 제11조 제3항에 따라 감경사유로 삼을 수도 없다.

(마)

참가인의 상급기관인 고용노동부 역시 이 사건 감사를 통해 드러난 위와 같은 사정들을 참작하여, 원고에 대해 파면의 징계처분을 할 것을 참가인에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3)

징계절차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8, 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감사 과정에서 3가지의 이 사건 징계사유에 관하여 모두 구체적으로 소명한 바 있고, 특히 이 사건 제1, 2징계사유의 경우 그 횟수나 일자까지 모두 특정하여 확인하고 소명하기까지 한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였을 당시 성희롱 발언, 500여만 원의 업무추진비 유용, 107만 원 가량의 출장비 유용이 징계혐의사유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위 인사위원회에서 이에 대해 소명할 기회를 부여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소명할 기회조차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징계 과정에서 자신의 방어권을 보장받지 못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4)

소결

따라서 원고를 해고한 이 사건 징계는 정당하고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라.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①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는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여 정당한 징계해고로 인정되는 점, ② 이 사건 징계는 고용노동부의 이 사건 감사와 그 징계요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 점, ③ 그 밖에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원고를 해고한 이 사건 징계는 정당하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도 아니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