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2. 5. 15.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 D대리점(이하 '이 사건 대리점'이라 한다)을 설립하여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E<1> 16여 명을 두고 자동차판매업을 하는 사람이다.
참가인은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F지회<2>를 설치하였고, 이 사건 대리점 소속 E 중 2명이 그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8. 10. 18.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서면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2018. 10. 22.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여 줄 것을 재차 촉구하였으며, 2018. 10. 23. 부터 2018. 10. 25. 사이에 2회에 걸쳐 교섭 요구 사실 공고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018. 11. 2. 노동조합법에 따른 공고 등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요청하는 서면을 보냈다.
참가인은 2018. 11. 1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2. 31. '참가인의 조합원인 이 사건 대리점의 E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가 참가인의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서울 2018부노71, 72 병합).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2. 1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10.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중앙2019부노28,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대리점 소속 E(이하 '이 사건 E'라 한다)를 비롯하여 C의 판매대리점에서 근무하는 E<3>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참가인은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가 아닌 E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어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는 참가인의 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
E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가 참가인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E가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관한 판단기준
노동조합법은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주체라고 명시하고(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 근로자에 관하여 직업의 종류를 묻지 않고 임금·급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노동조합법 제2조 제1호).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에 있으면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그 밖의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을 말하고,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한 노무제공계약이 고용, 도급, 위임, 무명계약 등 어느 형태이든 상관없다.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주로 특정 사업자에게 의존하고 있는지,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제1조), 개별적 근로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제정된 근로기준법과는 목적과 규율내용이 다르다.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 규정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라는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두33712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등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E를 비롯하여 C의 판매대리점에서 근무하는 E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E의 주된 소득원은 원고로부터 받은 판매수당과 인센티브 등이다. 원고와 이 사건 E 사이에 작성된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서는 E로 하여금 C가 정한 판매조건을 성실히 수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C와 원고 사이에 작성된 판매대리점계약서는 다른 회사 자동차 판매행위, C의 영업과 동종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에 이중 등록하는 행위 등을 금지행위로 정하고 있다. 설령 이 사건 E가 실제로 다른 회사 자동차를 판매하는 경우 등이 있더라도 그로 인한 소득은 부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미리 마련한 정형화된 형식의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서를 이용하여 이 사건 E와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E의 주된 소득원인 판매수당이 판매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율, 인센티브 금액과 그 지급 조건 등도 원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E가 제공하는 노무는 원고가 C 판매대리점을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이 사건 E는 다른 회사 자동차 판매행위, C의 영업과 동종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에 이중 등록하는 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원고를 통해서만 자동차판매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이 사건 E는 여러 해에 걸쳐서 원고와 지속적·전속적으로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해 왔다.
이 사건 E는 직급체계가 C 직영점 근로자과 유사하게 되어 있고, 원고는 일정한 출퇴근 관리, 조회, 당직 등을 통해 이 사건 E에 대한 근태관리를 하였다. 위와 같은 직급체계와 근태관리에다가 표준업무지침 하달, 판매목표 설정, 영업 관련 지시나 교육 등이 이루어진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E를 지휘·감독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 E가 원고로부터 받은 판매수당이나 인센티브는 이 사건 E가 원고에게 제공한 노무인 차량 판매행위의 대가라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E가 C 이외의 다른 회사 자동차도 판매하는 등으로 독립사업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원고와 경제적·조직적 종속관계가 있는 이상, 이 사건 E에게 대등한 지위에서 노무제공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도록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원고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이 정하는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 또는 해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였다고 믿었더라도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없고 불성실한 단체교섭으로 판정되는 경우에도 성립한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7누8076 판결 참조).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1542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산하 F지회의 형태 변경 전 조직인 G노동조합(이하 'H'라 한다)은 전국의 자동차 판매대리점에 근무하는 E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여 2015. 9. 18.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바 있다.
H는 2016년경 그 조합원이 소속되어 있는 다수의 자동차 판매대리점주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판매대리점주들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자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였다. 각 지방노동위원회는 E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H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하므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의무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H의 시정신청을 인용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동일한 이유로 판매대리점주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2018. 8. 16. 판매대리점주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 등에서, E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6구합53098 등 다수).
판단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8. 10. 18.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당시 원고로서는 이미 E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노동위원회 결정 및 법원의 제1심 판결이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사용자는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를 부담하며, 이는 헌법 제33조 제1항, 노동조합법 제30조, 제81조에 근거하여 인정되는 구체적인 의무이다.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해태 행위는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교섭의 기회를 상실하게 하거나 적절한 교섭시기를 확보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교섭력을 저하시켜, 노동조합의 본래적이고 핵심적인 기능인 단체교섭권의 침해를 가져오게 된다. 조합원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일응의 판단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정된 판결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해태할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볼 경우 만연히 단체교섭관계의 수립을 지연시킴으로써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이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 설령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에 응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가, 추후 조합원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그 노동조합 역시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이 없는 노동조합이 체결한 위 단체협약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어 무효로 되는 것에 불과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E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확정판결이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에는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단체교섭 거부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3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