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5. 2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3. 12. 27. 설립되어 D를 운행하며 상시 약 6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철도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공기업이다. 원고는 2016. 8. 22. ‘개통준비 7단계 공개채용 절차’ 중 ‘신입직 역무원’ 채용절차(이하 ‘이 사건 채용절차’)를 통해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8. 9. 22.까지 E역 역무원 등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참가인은 2018. 6. 15. 원고에 대하여 2018. 6. 18.자로 직위해제하는 처분을 하였고, 2018. 9. 20.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가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인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직권면직을 의결한 후, 2018. 9. 22. 인사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
원고는 2018. 12. 18. 이 사건 직권면직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2. 18. ‘채용청탁을 받은 F 등이 원고 등의 점수와 순위를 조작하여 원고가 참가인에 입사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의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된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의 사유는 정당하다. 또한, 참가인은 적법하게 소집된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였기 때문에 절차적으로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3.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5. 27.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 11, 1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절차적 하자
참가인은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면서 내부 인트라넷에 인사발령문을 게재하였을 뿐 원고에게 직권면직 및 그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직권면직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가 징계사유에도 해당함에도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한 위법도 있다.
실체적 하자
원고는 이 사건 채용절차에 따른 서류접수 마감일 전날인 2016. 7. 19. 참가인에 지원할 당시 참가인이 요구하는 외국어능력시험인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 - Computer, 이하 ‘OPIc’) 성적을 취득한 상태였고, OPIc 홈페이지에서 성적 증명서를 출력하려 하였으나 전산상의 문제로 출력하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는 당시 참가인의 기획처장으로 근무 중인 숙부 G에게 문의하였고, G이 참가인의 인사팀 소속 직원 J으로부터 참가인이 서류평가기관에 지원자들의 서류를 발송하기 전인 2016. 7. 21.까지만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된다고 말을 듣고 원고에게 알려주었다. 원고는 2019. 7. 20.에도 OPIc 홈페이지에서 성적증명서를 출력하는 데 실패하여 2019. 7. 21. G에게 부탁하여 원고의 OPIc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아 참가인의 인사팀에 제출하도록 하였다. 당시 참가인의 인사팀은 이 사건 채용절차상 서류접수 기간이 도과된 후에도 지원자가 문의할 경우에는 이메일 등을 통한 증빙서류의 추가 접수를 허용하였다. 위와 같은 정당한 문의 외에 G이 참가인의 인사팀에 원고의 채용을 청탁한 사실이 없고, 이는 관련 형사절차에서 무죄판결 등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의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채용절차 당시 참가인의 불완전한 전산시스템, 원고가 서류접수 기간 종료 후 OPIc 성적증명서를 제출한 동기와 경위, 원고처럼 서류접수 기간이 도과한 후 증빙서류를 제출한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 원고가 참가인에서 성실히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관련 법령
인정사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담당 검사는 2018. 4. 24. 참가인의 직원인 F을 이 사건 채용절차 등과 관련한 업무방해의 공소사실로 기소하였고, 공소사실 중 원고와 관련한 부분(이하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의 감사실은 2018. 9. 4. 원고에게 ‘참가인의 직원채용과 관련한 수사기관 조사결과에 따라 공소장에 명시된 직원과 관계자 간 사실관계를 위해 감사실 출석을 요청하고, 출석 여부와 출석 불가 시 소명서 등을 2018. 9. 7.까지 감사실로 제출하여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8. 9. 6. 참가인의 감사실에 이 사건 공소사실과 이에 대한 원고의 입장을 기재한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의 인재경영처 소속 직원 K은 2018. 9. 6. 원고에게 ‘2018. 9. 14. 14:00경 개최되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위 이메일에 첨부된 징계의결 요구사유서에는 원고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되어 인사규정 제54조 제6호 등의 직권면직사유와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의 징계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K은 2018. 9. 11. 원고에게 ‘소명서를 작성할 예정이라면 2018. 9. 13. 18:00까지 이메일로 보내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그러나 2018. 9. 14.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개최되지 아니하였고, 앞서 보았듯이 2018. 9. 20. 개최된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이 의결되었다.
원고는 2018. 9. 21. ‘참가인 재직 중 지득한 일체의 직무상 기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보안서약서를 작성하면서 퇴사희망일을 ‘2018. 9. 22.’로 기재하였다.
참가인은 2018. 10.경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가 기재된 직권면직사유설명서를 발송하였다.
2018. 9. 21.경 참가인 소속 직원으로 E역의 매니저로서 역무원을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한 L는 2019. 5. 20. ‘원고는 2018. 9. 21. 직위해제 상태로 E역 역무실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직권면직 문서를 출력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원고로부터 보안서약서를 징구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2018고단2399)은 2018. 10. 22. F에 대하여 일부 직원들의 채용과 관련한 업무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서는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 중 무죄 부분은 2019. 5. 10.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3448)이 선고되어 그 무렵 확정되었다.
한편, 참가인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의로써 갈음할 수 있다. 다만, 가부동수인 경우에는 위원장이 결정한다.
제70조(참고인 진술)
수 있다.
경우에는 재심위원회의 의결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7 내지 10, 12 내지 17호증, 을가 제1, 4호증, 을나 제7, 8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절차적 하자 존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위반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지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다76434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전자문서를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전자문서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의 취지 참조).
판단
앞서 보았듯이 2018. 9. 21.경 E역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었던 L의 2019. 5. 20.자 사실확인서에는 ‘L가 2018. 9. 21.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과 관련한 인사발령문을 출력하여 교부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18. 6. 18.자로 직위해제되어 2018. 9. 21.경 E역 역무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L의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것처럼 원고가 작성한 2018. 9. 21.자 보안서약서가 존재하고, 위 보안서약서에는 퇴사희망일이 이 사건 직권면직에 따른 직권면직일인 2018. 9. 22.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L의 위 사실확인서는 신빙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참가인이 2018. 9. 21.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과 관련한 인사발령문을 서면으로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설령 원고가 L로부터 이 사건 직권면직과 관련한 인사발령문을 교부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보았듯이 원고는 2018. 9. 21. 퇴사희망일이 2018. 9. 22.인 보안서약서를 작성하였고, 을가 제2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은 기안, 결재, 시행 등의 업무를 전자문서로 처리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사실, 위 전산시스템에는 대상자가 참가인이 발령한 인사발령문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이 사건 직권면직과 관련한 인사발령문이 원고가 참가인의 전산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한 상태로 원고에게 수신된 사실, 위 인사발령문에는 근거규정으로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앞서 든 법리에 의하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을 전자문서로 통보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의 ‘서면’에 의한 통지로 볼 수 있다.
비록 참가인이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직권면직 관련 인사발령문에는 이 사건 직권면직의 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미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가 ‘이 사건 채용절차에 따른 원고의 채용과 관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G이 원고의 OPIc 증빙서류를 서류접수 마감일 후에 접수하고 원고를 서류전형에서 합격시키기 위해 원고보다 점수가 높은 28명을 합격자 명단에서 삭제함으로써 원고를 서류전형에 합격하도록 하는 부정행위가 있었다’라는 것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직권면직 관련 인사발령문에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2018. 9. 6. 참가인에게 제출한 소명서에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이에 대한 원고의 입장이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는 위 무렵 이미 참가인이 이 사건 채용절차에 따른 원고의 채용과 관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문제가 제기되어 감사를 진행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참가인이 2018. 9. 6. 원고에게 발송한 징계의결 요구사유서에는 이 사건 직권면직의 사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8. 9. 20. 개최된 참가인의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와 관련한 원고의 입장을 소명하는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 사건 직권면직 관련 인사발령문에는 근거규정으로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가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 직후인 2018. 10.경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가 상세히 기재된 직권면직사유설명서를 교부받았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는 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위법 여부
관련 규정 및 법리
인사규정에 의하면, 참가인은 직원이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하는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권면직 할 수 있다(제54조 제1항 제6호, 제2항, 제67조 제1항 제1호).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하여 3인 이상 7인 이내로 구성되고 위원장과 위원은 대표이사가 지명한다(제66조 제3항, 제4항). 인사위원회는 위원장이 소집하여 3분의 2 이상의 출석으로 성립하고(제68조),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의하되 가 부동수인 경우 위원장이 결정하게 된다(제69조). 위원장은 필요한 경우에는 안건에 관련되는 직원 또는 참고인을 출석시켜 의견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제70조).
한편, 인사규정은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자’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고(제59조 제1호), 징계처분으로 견책, 감봉(감급), 정직, 해임․파면을 열거하고 있으며(제60조), 직원에 대한 징계절차, 양정기준 등 징계에 관한 세부사항을 따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61조). 이에 따라 징계운영세칙이 제정되어 있다. 징계운영세칙에 의하면,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이 되고, 징계위원은 징계위원장이 위촉한다(제4조 제1항). 중징계 의결요구 사건을 심의하기 위한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5인 이상의 내부위원과 외부위원(회사의 경영자문위원,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등)으로 구성하되, 이 경우 외부위원의 수는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수의 2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제4조 제3항, 제4항). 징계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의견이 분립하여 출석위원 과반수에 달하지 못하는 때에는 출석위원 과반수에 이르기까지 징계혐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에 차례로 유리한 의견을 더하여 과반수에 도달한 의견을 합의된 의견으로 보게 된다(제12조 제1항). 또한, 징계위원회의 위원 중 징계혐의자의 친족이나 그 징계사유와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그 징계사건의 심의․의결에 참여하지 못하고, 징계혐의자는 위원장 또는 위원 중에서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그 사실을 서면으로 소명하고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제6조 제1항, 제2항). 징계위원회는 징계혐의자에게 혐의내용에 관한 심문을 하고(제10조 제1항), 필요한 경우 관계인의 출석을 요구하여 심문할 수 있으며(제10조 제2항), 징계혐의자에게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 징계혐의자는 증인이나 참고인의 심문을 신청할 수 있다(제10조 제3항). 한편, 징계처분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사람은 징계처분사유설명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제21조 제1항), 재심위원회는 재심요청이 있을 때에는 재심청구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재심을 위한 회의를 개최하여야 하며(제23조 제1항), 재심위원회는 재심청구에 대한 결정을 원 의결보다 불이익하게 할 수 없다(제23조 제2항).
통상해고는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를 원인으로 하는 해고로서 근로자의 비위행위를 원인으로 하는 징계해고와 구분된다. 따라서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고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않으며,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징계규정을 따르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35350 판결 참조). 그러나 특정사유가 징계해고사유와 통상해고사유의 양쪽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징계해고사유로 통상해고를 한다는 구실로 징계절차를 생략할 수 없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 ‘징계사유’를 이유로 해고를 하면서도 징계 이외의 절차에 의하는 경우, 근로자의 절차적 지위 보장이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징계에 관한 절차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직권면직에 징계절차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는 직권면직 사유를 정하고 있는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가 징계사유를 정하고 있는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로 해석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직권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라 함은, 원칙적으로 통상해고의 원인이 되는 사유가 근로자의 일신상 사유로서 근로계약상의 급부의무 이행에 필요한 정신적, 육체적 기타 노무수행상의 적격성을 현저하게 저해하는 사정 등으로 해석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직권면직 사유와 징계사유의 내용이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지에 따라 판단함이 타당하다.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는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는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자’를 징계사유로 규정하여 모두 채용절차에서의 부정행위에 관한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유사점이 있다.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는 부정한 방법 외에 ‘사기의 방법’을,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는 부정한 방법 외에 ‘허위 등의 방법’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사기의 방법과 허위 등의 방법은 모두 부정한 방법의 예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차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즉,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에서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자’를 징계사유로 정하면서,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에서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별도로 면직사유로 규정하여 처우를 달리할 정도의 합리적인 차이가 인정되지 않는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가 채용비리로 채용된 사람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특별 규정으로서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보다 우선 적용되기 때문에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직권면직에 징계절차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는 직권면직 사유인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가 징계사유인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은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는 본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 적용되고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인사규정 제59조 제1호가 적용되기 때문에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와 제59조 제1호는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직권면직 사유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 사건 직권면직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데(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채용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그러한 점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경우에까지 해고할 수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인사규정 제54조 제1항 제6호의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란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부정한 행위를 하여, 공정하게 전형절차가 진행되었을 경우라면 합격할 수 없었거나 또는 부정행위로 인하여 공정하게 채용된 자가 아니라는 규범적 평가가 가능하고 그에 귀책사유가 있는 지원자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면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쳤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참가인이 2018. 9. 6.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소집을 통보하면서 징계위원회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나, 실제로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참가인이 인사위원회를 거친 것만으로 원고에게 징계절차에 준하는 절차적 권리가 보장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법하지 않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권면직 과정에서 원고에게 징계절차에 준하는 절차적 권리가 보장되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대표이사가 지명하는 위원장과 위원으로 구성되나, 징계위원회의 경우 대표이사는 위원장을 위촉할 수 있을 뿐 나머지 위원의 위촉권한은 위원장에게 있다. 특히 중징계 의결요구 사건을 심의하기 위한 징계위원회의 경우 위원장은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중 2분의 1 이상을 회사의 경영자문위원,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등 외부위원으로 구성하여야 하므로 외부위원의 참여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인사위원회와는 위원 구성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의하되 가부동수인 경우 위원장이 결정한다. 징계위원회도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나, 징계위원회의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에 달하지 못하는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에 이르기까지 징계혐의자에게 가장 불리한 의견에 차례로 유리한 의견을 더하여 과반수에 도달한 의견을 합의된 의견으로 함으로써 징계대상자에게 보다 유리한 방식으로 합의된 의견을 정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
또한 징계위원회는 인사위원회와는 달리 징계혐의자에게 증인이나 참고인의 심문을 신청할 수 있는 권한, 위원장 또는 위원에 대하여 기피를 신청할 수 있는 권한 등이 인정되고, 특히 징계처분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사람은 징계처분사유설명서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절차적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실체적 정당성 여부와 무관하게 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효력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위법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직권면직의 실체적 하자와 관련한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