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10. 15. 선고 2019구합8015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학교법인 B(이하 '이 사건 사용자')는 1977. 3.경 사립학교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상시 3,00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E대학교, F병원, G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06. 11. 30. 전국 공공·운수·사회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이 사건 사용자가 설립한 F병원에 소속된 전문의를 대상으로 H분회(이하 '이 사건 분회')를 조직하였다. 이 사건 분회에는 45명의 F병원 소속 전문의가 소속되어 있다.

나.

I노동조합(이하 'I노동조합')은 간호사나 임상병리사 등의 기술직 근로자들과 사무직 등의 일반직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2000. 6. 2. F병원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J지부(이하 'I노조 지부')를 조직하였다. I노조 지부에는 2019년 기준 1,357명의 근로자가 소속되어 있고 F병원의 유일 노동조합으로서 이 사건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다.

다.

원고는 F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줄 것을 주장하면서 2019. 4. 1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16. 원고가 주장하는 전문의 중에서 '고등교육법상 교원인 전문의(임상전임교원)'와 '교원이 아닌 전문의(진료교수)'를 구분하여, 교원인 의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각하하고, 교원이 아닌 진료교수는 노동조합법의 적용대상이고 일반직종 근로자와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며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신청을 받아들여, 원고의 신청에 대해 일부인용 결정을 하였다.

라.

이에 원고는 임상전임교원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각하된 부분에 대하여, 이 사건 사용자는 진료교수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인용된 부분에 대하여, 각 2019. 6. 26. 및 2019. 6. 27.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7. 26. 초심 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취지로 쌍방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F병원의 체계상 교원 전문의인 임상전임교원(이하 '임상전임교원')은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서의 지위뿐만 아니라 근로자인 의사로서의 지위를 겸하고 있다. 임상전임교원의 업무내용, 지휘·감독 체계, 보수의 구성, 임상전임교원에게 방학이나 연구년이 주어지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임상전임교원의 정체성은 '환자 진료'와 'F병원의 수익증대'에 있다. 임상전임교원은 교원으로서의 본질적 업무인 학생교육이나 의학의 연구보다는, 의사로서의 본질적 업무인 진료행위에 주로 종사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인정하고 교섭단위를 분리한 '진료교수'와 본질적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 따라서 임상전임교원이 의사로서 이 사건 사용자와 형성하는 노사관계에 대하여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함이 타당하다. 헌법재판소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 제2조 본문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고 노동조합법은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3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합헌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진료업무에 종사하는 의사로서의 지위를 겸하는 임상전임교원에게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2)

따라서 임상전임교원들은 노동조합법이 정하는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고, 임상전임교원과 일반직종 근로자 사이에는 근로조건, 고용형태상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사용자가 운영하는 F병원은 E대학교와 인사, 노무, 회계 등이 분리되어 별개의 사업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F병원은 평일 09:00부터 17:00까지, 토요일 09:00부터 12:00까지 외래진료를 운영하고 있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2. 8. 5.부터 당직응급의료종사자를 두어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K 응급 의료센터로 지정받은 병원이다.

2)

이 사건 사용자의 정관 및 F병원 교원인사규정(이하 '교원인사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사용자의 직책 중 '교원'은 ① 교수, 부교수, 조교수, 강사를 지칭하는 고등교육법상 교원(이하 '교원'), ② 특별임용교원, ③ 임시교원으로 구분되어 있다. F병원은 통상적으로 위 ① 고등교육법상 교원 중 E대학교 의과대학 기초학 교수로서 교육, 연구를 전담하는 교원을 '기초전임교원'으로 지칭하고(이하 '기초전임교원'), 임상학 교수로서 F병원에서 진료행위를 함께 하는 교원을 '임상전임교원'으로 지칭한다(이하 '임상전임교원'). 교원은 정년보장 여부에 따라 정년트랙 전임교원, 비정년트랙 전임교원과 강사로 구분되고(교원인사규정 제2조), ② 특별임용교원은 석좌교수, 대우교수, 강의교수, 연구교수, 진료교수, 겸임교수, 자문교수, 명예교수, 초빙교수로 구분된다(의료원 특별임용교원 인사규정 제2조 제1항).

3)

교원 중에서 기초전임교원은 박사학위(의과대학의 경우 석사도 인정)가 요구되고, 임상전임교원, 특별임용교원 중 진료교수는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여야 한다. 위와 같이 의료원은 '교원'이라는 명칭을 혼용하고 있으나 기초전임교원과 임상전임교원이 고등교육법상의 교원이고, 특별임용교원 중 진료교수는 명칭은 '교원'이지만 고등교육법상 교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4)

임상전임교원은 F병원에서 외래진료, 입원환자 진료 업무를 수행한다. 임상전임교원은 매일 오전 전공의·입원실 간호사와 함께 입원환자 회진을 하고, 외래 진료를 보고, 회의를 진행하며 당직 스케줄에 따라 당직 근무를 하고 수련의들의 지도전문의 자격으로 인턴, 레지던트의 수련을 지도하고 임상강사(펠로우)를 지도한다. 임상전임교원은 소속 진료과별로 학술모임 등을 진행하는데, 치료 토론회, 입원환자 집단 토론회, 주간증례연구회 등을 진행하고 전공의, E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 간호사 중 대상자가 참석한다. 위와 같은 F병원 관련 업무는 E대학교의 방학 기간과 무관하게 진행된다.

5)

임상전임교원은 E대학교 의과대학 4년차에 대하여 강의를 하고(강의시간 2018년 기준 평균 5.73시간), 의과대학 5~6년차에 대하여 실습 지도를 한다. 실습 지도는 의과대학생들이 조를 나누어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감염, 내분비, 종양혈액 등 진료과별로 한 번에 한 과씩 실습을 오면, 외래진료 등을 참관하도록 하고 사례발표 등을 하도록 하여 그에 대해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외 의과대학생들이 숙지하여야 할 주요 진료 케이스의 경우에는 대체로 1주일에 한 번 정도 사례발표, 증례(케이스 리뷰), 관련된 저널 논문 발표 등을 진행하도록 하여 지도한다.

6)

임상전임교원이 수행하는 연구 업무는 임상과 관련된 케이스리포트, F병원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논문, 실험실 연구 등이 있고, 모든 영역이 진료업무나 임상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교원인사규정은 교수업적평가에 있어 '교육영역, 연구역역, 봉사영역, 진료영역(임상교원)'으로 나누어 평가를 진행하고(제18조), 교수업적평가를 승진, 재임용 및 성과급 책정 등에 활용한다(제19조). 교원인사규정 제33조에 의하면 의료원은 의료원 교원을 대상으로 연구년을 시행할 수 있고(제1항), 의료원 교원 연구년의 시행시기, 대상 등 세부사항은 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제2항).

7)

특별임용교원 중 F병원에서 임상진료 수행을 위해 임용된 교원인 '진료교수'(의료원 특별임용교원 인사규정 제2조 제5호)는 임상진료, 전공의 지도 업무, 필요에 따라 강의 및 실습 업무를 수행하고, 전임교원이 되기 위하여는 F병원 교원임용규칙이 정한 논문 실적 등의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진료교수에 대하여는 「의료원 교원인사규정」 이 아니라 「의료원 특별임용교원 인사규정」 이 적용되고, 제5조 제1항에서 '특별임용교원의 권한, 책임 및 의무는 별도의 계약에 의하며 국가가 인정하는 교원으로서의 권한은 갖지 아니한다'고 정하며, 제8조에서 '특별임용교원은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당연 퇴직한다'고 정하고 있다.

8)

그 외 이 사건 사용자의 정관 중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9, 13 내지 16, 19, 20,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계 법령의 내용

가)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본문은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은 제29조의2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도록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제29조의3 제1항에서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으나, 제2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교육공무원인 국·공립학교 교원은 물론 사립학교 교원 역시 노동3권의 행사가 제한된다(사립학교법 제55조, 헌법재판소 1991. 7. 22.자 89헌가10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마련된 노동조합법 제5조 본문은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단서에서 공무원과 교원에 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고(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5헌가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결국 교원의 노동3권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비로소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1두921 판결 취지, 헌법재판소 2008. 12. 26.자 2005헌마971 전원재판부 결정 취지 등 참조). 교원노조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및 「사립학교법」 제55조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단서에 따라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교원에 적용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의 특별법으로서 적용된다.

2)

임상전임교원에게 노동조합법상 교섭단체 분리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가)

교원도 학생들에 대한 지도·교육이라는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받는 임금·급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근로자이나(헌법재판소 2015. 5. 28.자 2013헌마671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국·공립학교 교원은 교육공무원의 신분을 보유하고 있고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에도 사립학교법 제55조에 의하여 국·공립학교 교원의 복무 및 근로조건이 동일하게 적용되며, 그와 같은 근로에 관한 조건이 법령, 정부의 재정지원 및 관할 부처의 감독권한의 영향을 받는다. 교원노조를 결성하는 목적은 교원의 근로조건의 개선,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 교육서비스의 효율성 강화, 단체를 통한 정보의 획득 및 공유, 그리고 이러한 단체의 주장 전달 등일 것인데, 교원노조는 이처럼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으로서 조합구성원인 교원이 근로자의 지위와 동시에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을 지도·교육하는 지위를 보유하는 등 교원지위의 특수성과 교원직무의 공공성, 전문성 등에서 비롯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교원노조법은 단체교섭을 하거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관계 당사자가 국민여론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여 성실하게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여하고(교원노조법 제6조 제7항), 단체협약 체결에서 교섭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관여를 배제하거나(대법원 2010.4.29. 선고 2007두11542 판결), 교섭창구 단일화 및 교섭단위의 분리에 관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9조의3 등의 규정을 교원노조법에 따른 노동조합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교원노조법 제14조 제2항),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등(교원노조법 제8조) 일반 노동조합과 다소 적용 조항을 달리 하고 있다.

나)

위와 같은 법령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임상전임교원에게 교원노조법이 아닌 노동조합법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여부는, 임상전임교원에 대하여 위와 같이 교원노조법이 특별법으로서 적용될 것을 예정하는 교원으로서의 특성이나 지위가 인정될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함이 타당하다. 위 인정사실과 관련 법령의 내용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의료원의 임상전임교원으로부터 교원으로서의 지위를 분리하거나 교원으로서의 지위와 의사로서의 지위를 구분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임상전임교원에 대하여는 교원노조법이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임상전임교원은 고등교육법 제16조 및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정한 자격을 갖추고 전문의 자격이 있는 자에 대하여, 총장의 제청으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임용한다. 임상전임교원은 E대학교 의과대학의 임상학 교수로서 고등교육법상 교원이고, 이에 복무·근로조건·재임용·관할청의 감독권한 등에 대해 사립학교법 관련 규정이 적용되며, 주 담당업무 중 진료, 연구가 포함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 이 사건 사용자는 승진, 재임용, 성과급 책정 등에 반영하는 교수업적평가시 '교육영역, 연구영역, 봉사영역, 진료영역(임상교원)'으로 나누어 평가를 진행하는 등(교원인사규정 제18조, 제19조), 임상전임교원의 경우 '진료'가 주요한 업무이자 교원으로서의 실적 대상임을 예정하고 있다.

②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은 "사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는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는데 그에 따라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립학교법 제55조 제2, 3항은 "의학·한의학 또는 치의학에 관한 학과를 두는 대학의 소속 교원은 학생의 임상교육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대학의 장의 허가를 받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에 겸직할 수 있다"(제2항), "겸직허가의 기준과 절차, 겸직 교원의 직무와 보수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사립학교법이 2012. 1. 26. 개정되면서 신설된 조항인데, 사립의 의과대학에 재직하는 교원이 학생의 임상교육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일정한 요건을 갖춘 병원에서 겸직 근무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 위임에 따른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의하면, 겸직허가의 기준은 임상교육과정, 겸직 허가대상 교원의 전공 및 진료과목, 사립학교법 제55조 제2항에 따른 병원의 시설 여건 등을 고려하여 정하고(제24조의3), 겸직하는 교원은 정관과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병원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며(제24조의4 제1항), 협력병원은 겸직교원에 대하여 협력병원의 정관 또는 관련 규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제24조의4 제4항).

이처럼 사립학교법은 고도의 전문성과 임상교육이 함께 요구되는 의학교육과 의학연구의 특성을 반영하여, 의과대학 소속 교원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에서 겸직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의과대학 소속 교원의 병원 업무 겸직에는 위와 같은 취지를 고려함이 상당하다. F병원은 '의학교육기관과 부속병원 및 의학연구의 업무를 조정·통할하기 위한' 기관이자 상급종합병원이고, E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임상전임교원이 F병원에서 진료행위를 하는 것은 사립학교법상 교원의 복무로서 예정된 겸직이므로, 이러한 겸직에 수반되는 근로제공이 고등교육법상 교원의 지위와 배치되거나, 교원의 지위와 구분되는 '의사로서의 지위'로 분리되는 지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③

임상전임교원은 E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F병원에서 의과대학 5·6년차의 임상실습을 지도하며,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 수련과정을 밟는 수련의들을 지도·감독한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를 부여받은 자로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지식뿐만 아니라 실무적 능력을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의료법 제5조는 양질의 보건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시험의 합격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의학교육을 위하여 설립되고 교육에 필요한 인적·물적 설비를 갖춘 의과대학과 협력병원에서 일정 기간 이상의 학습과 실습을 마친 자에게 국가시험에 응시하여 면허를 취득할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의료법 제5조 제1항). 또한 의료법은 수련과정을 마친 후 소정의 전문의 수련을 마친 의사에게 '전문의' 자격을 부여하는 전문의 제도(제77조)를 통하여 의료인의 전문화와 임상의학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실무수습 또는 임상수련은 임상전임교원이 F병원에서 실시하는 진료행위와 결합하여 이루어진다. 위와 같은 의학교육·연구의 특성을 고려하면, 임상실습이나 수련을 통한 지도·교육이 교원으로서의 지위와 분리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법령이 정하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에서 임상전임교원이 행하는 진료의 경우,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제공하고 대가를 수령하는 측면 또한 부정할 수는 없으나, 그러한 진료 등을 통해 임상사례가 축적되고 해당 임상전임교원이 담당하는 분야의 전문화가 진행되며 이는 해당 교원이 담당하는 의학교육이나 관련 연구를 위한 본질적 기초가 되기도 할 것이므로 결국 교육, 연구, 진료의 목적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이루어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임상전임 교원의 '진료행위'에서 교원이 아닌 의사로서의 진료행위 부분을 분리하거나, 교원으로서의 업무 수행과 구분되는 '교원이 아닌 의사로서의 근로제공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④

한편 구 교원노조법(2020. 6. 9. 법률 제174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이하 '구법 조항')는 교원노조 가입범위를 초·중등교육법 제19조 제1항의 교원으로 제한하여 고등교육법상 교원을 조직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선고 2015헌가38 전원재판부 결정에서(심판대상을 구법 조항으로 한정하였다) 구법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교육공무원 아닌 대학교원의 단결권을 침해하고 교육공무원인 대학교원에게 단결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어 입법형성권의 범위를 벗어나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초·중등교육법 제19조 제1항에 의한 교원들에 대한 교원노조 설립의 근거가 사라지게 되어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할 수 있고, 구법 조항의 위헌적 상태를 제거함에 있어 대학교원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대학교원의 단결권 보장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는 입법자에게 재량이 부여된다는 이유로, 구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를 선언하면서 구법조항은 2020. 3.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고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2020. 6. 9. 법률 제17430호로 개정된 교원노조법은 제2조에서 교원노조 가입범위에 '고등교육법 제14조 제2항 및 제4항에 따른 교원(다만, 강사는 제외한다)'을 포함하게 되었다. 위 교원노조법 부칙(2020. 6. 9.)은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소급적용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이 사건 헌법불합치 결정에 나타난 구법 조항의 위헌성, 구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 및 잠정적 용용의 이유 등에 의하면,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에서 구법 조항의 계속 적용을 명한 부분의 효력은 기존의 초·중등교원에 대한 교원노조 설립의 근거규정이라는 점에 그치고, 나아가 대학교원에 대한 교원노조 설립을 금지하는 근거규정이라는 점에까지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두47697 판결,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두4915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을 근거로 이 사건 재심판정 무렵 교원인 임상전임교원에 대하여 교원노조법이 아닌 일반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것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5)

위와 같이 2020. 6. 9. 교원노조법 개정으로 고등교육법상 교원이 교원노조의 조직대상에 포함되었으므로,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서 그 적용대상인 임상전임교원들은 교원노조법에 근거하여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임상전임교원에 대하여 노동조합법의 적용을 전제하고, 노동조합법상의 교섭단체 분리를 주장하면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을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