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9. 24. 선고 2019구합8999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38. 1. 24. 재단법인 조선지적협회로 출발하여 2015. 6. 24. 현재의 명칭으로 사명을 변경하였고 상시 약 4,5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지적제도에 관한 연구, 지적측량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8. 12. 28. 채용형 인턴으로 원고에 입사하였고 충북지역본부 C지사에서 지적 측량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2019. 4. 18. 채용형 인턴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전환대상자를 바탕으로 정규직 임용 여부를 심사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환평가).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을 정규직 임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하였고, 원고는 그 의결결과에 따라 2019. 4. 22. 참가인을 제외한 채용형 인턴 94명에 대하여 신규직원 인사발령을 발표하였으며 2019. 4. 28. 참가인에 대하여는 계약기간 만료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환거부').

라.

참가인은 2019. 5. 8. 이 사건 전환거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7. 2. 참가인에게 정규작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지만, 정규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전환거부를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마.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0. 23.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전환거부는 합리적 이유가 없어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초심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는 공공기관으로서 '성(性), 음주운전, 금품수수 등'의 3대 비위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정규직 직원의 경우에도 성비위 문제가 발생하면 해임의 중징계 처분을 하고, 과거에도 음주운전이 적발된 채용형 인턴을 임원면접 부적격 평가를 주된 요인으로 정규직으로 임용하지 않았다.

2)

원고의 업무는 다양한 민원인과 관계를 맺고 접촉하여야 하는 특성이 있고, 직원들의 여성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성에 관한 건전한 인식 등을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면접위원들은 참가인이 강제추행의 비위행위를 저질렀고 추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으며 성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조직 가치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부적격'으로 평가한 것이다.

3)

원고는 바람직한 사회적 가치에 적합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재량이 있고, 공정하게 실시한 이 사건 전환평가의 결과에 따라 참가인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의결하였다.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가사 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참가인에 대하여 문제된 비위사유는 정규직 전환절차가 아닌 해고 절차를 가정하더라도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 정도로서, 이 사건 전환거부에 객관적·합리적 사유가 인정된다. 이 사건 전환거부는 적법하고 이와 달리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의 채용 경위

가)

원고는 본사와 2개의 부설기관, 전국 12개의 지역본부로 조직되어 있다. 원고는 2018. 10. 2. 신입사원을 모집하기 위하여 채용공고를 하였다. 채용공고에 의하면 고용형태는 국토정보직에 대한 정규직, 무기계약직으로 나뉘고 참가인이 지원한 국토정보직의 경우 '약 4개월 간 채용형 인턴을 거친 후 업무수행능력, 근무자세 및 발전가능성 등을 조합적으로 평가하여 정규직(7급)으로 임용'이 예정되어 있음이 명시되어 있다.

나)

참가인은 위 채용공고의 국토정보직(지적측량) 분야에 응시하여 2018. 11. 3. 필기시험, 2018. 11. 28. 면접시험에 합격하여 2018. 12. 6. 최종합격자로 선정되었고 2018. 12. 28. 원고와 아래와 같은 채용형 인턴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원고의 지역본부 중 충북지역본부 산하 C지사로 발령받아 지적측량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2)

참가인의 범죄행위 관련

가)

참가인은 원고의 면접시험을 대비하기 위하여 공기업 취업 면접스터디에 가입하여 활동한 바 있다. 참가인은 위 스터디에서 활동하면서 2018. 11. 7. 같은 구성원인 D(이하 '피해자')를 만났다.

나)

참가인은 같은 날 피해자와 술을 마시면서 '이성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자친구 해달라'고 말하며 추근대다가 화장실에 가는 피해자를 따라가 양 손으로 피해자의 양볼을 꼬집고, 피해자의 어깨에 팔을 뻗어서 어깨동무하듯 손을 얹었다. 또한 참가인은 2018. 11. 8. 00:00경 피해자와 술을 마시고 나와 노상에서 갑자기 입술에 뽀뽀를 하고, 같은 날 01:03경 다시 입술에 뽀뽀하여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범죄 행위').

다)

청주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12. 27. 참가인의 이 사건 범죄행위에 대하여 강제추행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청주지방법원 2018고단3043, 이하 '관련 형사사건'). 위 법원은 2019. 2. 15.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에게 벌금 5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였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3)

원고 채용형 인턴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가)

참가인은 2019. 1. 7.부터 2019. 1. 25.까지 원고가 실시한 제1기 신입사원(채용형 인턴) 교육과정에 참여하여 총점 83점을 받고 수료하였다.

나)

원고는 2019. 1. 21. 전북경찰서에 참가인을 포함한 채용형 인턴에 대하여 신원조사를 의뢰하였고, 전북경찰서로부터 2019. 2. 12. 신원조회 회보서를 송부받아 참가인이 그 무렵 청주지방법원에서 강제추행 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

다)

참가인은 2019. 2. 28. 관련 형사사건 1심 판결문을 원고 직원에게 송부하였다.

4)

정규직 전환 평가 진행

가)

원고는 2019. 3. 14. '2018년 하반기 채용형 인턴의 정규직 임용을 위한 평가추진(안)'을 수립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환기준'), 이 사건 전환기준은 계량평가 70%, 비계량 평가 30%로 구성되고, 그중 계량평가는 교육성적 30%, 실무평가 40%, 비계량 평가는 다면평가 30%, 임원면접(점수에 합산되지 않고 당락만 결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전환기준에 따라 2019. 4. 5.부터 2019. 4. 16.까지 채용형 인턴 94명에 대한 실무평가, 임원면접, 다면평가 등을 실시하였다. 평가대상자 94명 중 참가인이 포함된 국토정보직(지적측량) 분야는 69명이었다.

다)

원고는 2019. 4. 5. 참가인에 대하여 임원면접을 실시하였고, 임원면접에 참여한 면접관 3명은 모두 참가인의 '조직적합성' 분야에서 '부적합'으로 평가하였다.

라)

참가인은 교육성적, 실무평가, 다면평가 등 합계 94.02점을 받았고, 임원면접을 제외하면 평가점수로는 국토정보직(지적측량) 분야 69명 중 25등이었다.

마)

원고는 2019. 4. 18. 정규직 임용의 적절성 및 공정성을 심의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에 대한 임원면접 결과가 공정성 및 적절성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하여, 참가인을 정규직 임용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였다. 그 결과 채용형 인턴 중 참가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상자에 대하여만 임용이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24, 30, 31, 3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정규직 전환기 대권의 존부 및 이 사건 전환거부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1)

판단 기준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은 제5조에서 "사용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8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9조 제1항에서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는 차별적 처우를 받은 경우 노동위원회법 제1조의 규정에 따른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 및 입법 취지에 앞서 본 기간제근로자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더하여 살펴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정규직 전환에 관한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원고의 채용공고 및 원고가 참가인과 체결한 채용형 인턴 근로계약은, 채용형 인턴의 교육성적, 업무수행능력, 실무평가, 근무자세 및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일정비율 이상 정규직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정하여, 정규직 전환대상, 전환시기, 전환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최근 4년간 채용형 인턴을 채용한 후 전환평가를 거쳐 기준에 부합하는 근로자들을 계약기간 만료 후 정규직으로 임용하여 왔던 점, ② 원고와 참가인의 경우도 채용형 인턴의 형태로 채용된 후 계약기간 만료시 전환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이 가능함을 전제로 근로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는 2018. 12. 6. 채용한 채용형 인턴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평가를 진행하기 위하여 2019. 3. 14. 이 사건 전환기준을 수립하였고, 참가인을 포함한 채용형 인턴 94명에 대해 이 사건 전환평가를 진행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전환거부를 통보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공공기관으로서 사기업에 비하여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윤리적인 기준이 높고,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채용절차를 운용하여야 하며 이 사건 범죄행위가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 원고의 징계사유를 구성할 수 있다는 등의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전환거부가 합리적 이유를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채용형 인턴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평가추진안을 수립하여 계량평가 70%, 비계량 평가 30%의 비율을 결정하고, 구체적으로 평가비율을 구성한 이 사건 전환기준을 수립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전환평가 과정에서 교육성적, 실무평가, 다면평가 합계 94.02점을 받았고 이는 임원면접을 제외할 경우 국토정보직(지적측량) 분야대상자 69명 중 25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전환기준에 의하면 참가인이 원고의 정규직 직원으로 임용되기 위한 제반 업무수행능력과 근무자세 등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②

원고는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조직 운영을 위해 '성, 금품수수, 음주운전'을 3대 비위행위로 의율하여 관련 비위행위를 엄단하고 있고, 이는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인식의 향상에 맞추어 소속 직원들에게 높은 윤리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것으로서 타당한 근거가 있다. 원고가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정규직 직원의 임용에서 비정량적 요소를 반영할 수 있도록 임원면접을 점수 외 절차로 운용하고, 임원면접에서 당락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 또한 충분히 존중되어야 함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고의 정규직 임용 절차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이상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한을 받게 된다. 이 사건 범죄행위는 형법 제298조가 적용되는 강제추행죄이고,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의 경우도 포함되며, 특히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의 판례로서(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도15994 판결 참조), 범행의 경위, 동기, 전후의 정황, 비위의 정도 등의 구체적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폭력적 행태에 의하여 침해한 경우라고 평가되어 형사책임의 영역에서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죄질이나 비난가능성을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고, '강제추행죄'를 저질렀다는 이유가 곧바로 전환거부의 합리적 이유를 구성하거나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정하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③

형법 제59조 이하에서 규정하는 선고유예 제도는 형사정책적 목적을 고려하여, 사안이 경미하고 개전의 정상이 현저하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은 피고인에게 일정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을 무사히 넘기면 면소의 효과가 발생하게 하여 형을 과하지 않으면서도 형벌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마련한 제도이다. 형법은 선고유예의 요건으로 개전의 정상이 현저할 것을 요구하여 재범의 위험성을 판단하고 있고,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없을 것이라는 요건을 요구하여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예측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법원은 참가인이 형법 제59조 제1항 소정의 요건, 즉 참가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참가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사정이 현저하게 기대된다는 판단에서 참가인에게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였고, 참가인의 재범 위험성, 범행의 종류, 동기, 범행과정, 참가인이 입을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취업제한명령을 하여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고 취업제한명령을 면제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범죄 행위가 유죄의 범죄사실로 인정되었음에도, 가장 침익적인 국가형벌권 행사의 영역에 있어서도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는 점이 기대되어 형의 선고가 유예되었다는 사실은 이 사건 전환거부에서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④

이 사건 범죄행위는 참가인이 원고의 채용형 인턴으로서 합격하기 이전인 2018. 11. 7. 이루어졌고 구체적 내용에 비추어 비위행위의 정도가 아주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같은 스터디 구성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이기는 하나 직장 또는 사회에서의 관계가 결부된 것은 아니어서 원고의 직장질서 유지나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대법원 1994. 12. 13. 선고 93누23275 판결 취지 참조), 불특정 다수를 향한 왜곡된 성의식이 드러난 경우 등 원고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할 위험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범죄사실을 자백하고 인정하였고, 비록 이 사건 전환거부를 다투는 노동위원회 심판 단계에서 일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는 하였으나, 전반적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재차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보이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아 합의에 이르렀다는 사정 또한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참가인에게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올바른 성의식을 바탕으로 원고가 소속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제반 품위유지의무 등을 준수할 수 있는지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다.

⑤

이 사건 전환평가에서 원고는 주로 참가인이 이 사건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이 사건 범죄행위가 형법상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는 점만 고려하여 '조직 적합성'이 없다고 평가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이 사건 범죄행위의 동기, 경위, 행위태양, 비난가능성, 재범 가능성, 정규직 임용시 원고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여 평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범죄행위와 관련된 제반사정과 이 사건 전환거부로 인하여 정당한 참가인의 전환 기대권이 침해되는 정도를 고려하면, 이 사건 전환거부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원고의 대외적 이미지나 조직 기강의 확립, 직원들에 대한 윤리의식 고취 및 직장 질서의 수립 등으로 인한 이익보다, 강제추행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정규직 전환이 거부된 참가인이 입는 불이익이 크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전환거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판단된다.

마.

소결론

참가인에게 정규직으로 전환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이를 거절한 이 사건 전환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전환 거부는 효력이 없다(이 사건 전환거부의 효력을 부정하는 이상, 행정절차법의 준용 등을 근거로 한 절차적 위법 여부 및 신뢰보호의 원칙, 자기구속의 법리, 평등의 원칙 등을 근거로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는 참가인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