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B은 2009. 6. 25.부터 ‘D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18명을 사용하여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B으로부터 이 사건 어린이집의 운영·관리 전반에 관한 업무를 위탁받은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과 2019. 11. 18. 어린이집 원장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어린이집 원장으로 근무해온 사람이다.
원고는 B이 2020. 4. 9.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20. 4. 13.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지노위’라 한다)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위 구제신청 절차에서 원고의 대리인인 변호사 F와 B의 대리인인 변호사 G 사이에 2020. 6. 11.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화해가 성립되어 화해조서(이하 ‘이 사건 화해조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는데, 위 화해조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0. 6. 17. 이 사건 화해조서를 송달받았으나, 위 화해조서에 원고의 대리인이 특별수권을 받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2020. 7. 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10. 이 사건 이 재심신청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피고의 본안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소는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가지는 이 사건 화해조서의 기판력에 반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당시 ‘향후 B을 상대로 일체의 민·형사 및 행정상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부제소합의를 하였는데,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
기판력에 반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화해조서의 기판력은 당사자인 원고와 B에 대하여 그 소송물인 원고와 B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및 그에 따른 합의금 지급 여부에 관하여 미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의 이 사건 소는 화해당사자가 아닌 피고를 상대로 하는 것이고, 그 소송물 역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자체의 위법성 여부(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두902 판결 등 참조)이므로, 당사자 및 소송물이 다른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화해조서의 기판력에 저촉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부제소합의에 반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화해조서 제3항은 원고가 B을 상대로 일체의 민·형사 및 행정 기타 어떠한 방법의 이의제기도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부제소합의에 불과하고, 피고는 위 부제소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 항변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화해조서는 원고의 대리인인 F 변호사가 원고로부터 특별수권을 받지 않은 내용, 즉 E에 대해 원고가 제기한 일체의 고발 등을 취하하는 부분까지 포함하여 자의적으로 서명한 것이므로 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화해조서가 유효하더라도 E에서 위 화해조서에 반하여 원고를 형사고발하였으므로, 이 사건 화해조서의 효력은 소멸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에 따르면 노동위원회에서 작성된 화해조서는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갖는데, 재판상 화해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확정판결의 당연무효사유와 같은 사유가 없는 한 재심사유에 해당될 흠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준재심의 소로 다투는 방법 이외에는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1990. 3. 17.자 90그3 결정, 대법원 1999. 10. 8. 선고 98다3876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에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화해조서의 무효 여부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신청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피고가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 주장대로 초심지노위 구제신청 절차에서 원고의 대리인이 특별수권을 받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까지 임의로 화해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화해조서가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고, 다만 원고는 이 사건 화해조서에 대하여 대리권 흠결을 이유로 법원에 준재심을 청구하는 방법으로 그 취소를 구할 수 있을 따름이다. 그런데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화해조서의 효력을 다투는 취지의 재심신청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법원에 준재심의 소를 제기한 것과 동일하다고 볼 아무런 법률상 근거가 없다.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제5항에서 구제신청 절차에서 작성된 화해조서는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와 별도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위원회법에서 구제신청 절차에서 화해로 종결된 사건에 대한 별도의 준재심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노동위원회법 제15조의3에서 대리의 흠과 추인, 대리의 범위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60조 및 제90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대리권 흠결을 재심사유로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451조를 준용하고 있지도 않다.
근로기준법 제31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법에 따른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에 불복하는 사용자나 근로자는 구제명령서나 기각결정서를 통지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위원회법 제26조 제1항은 ‘중앙노동위원회는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지방노동위원회 또는 특별노동위원회의 처분을 재심하여 이를 인정·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위원회규칙 제90조에서는 당사자가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는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관계 법령의 규정들에 의하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대상이 되는 것은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 등과 같은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체적인 ‘판정’이라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구제신청 절차에서 당사자 간 화해가 성립된 경우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