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 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 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금융 IT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로서, 금융 소프트웨어 판매 및 유지 서비스 사업을 목적으로 2001. 3. 9. 설립된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18. 11. 26.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 12. 10.부터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9. 3. 7. 이메일을 통해 원고에게 시용기간 동안의 평가 결과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유로 근로계약을 종료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9. 24. '원고와 참가인은 시용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에 대하여 업무평가 결과에 비추어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며, 이 사건 해고를 이메일로 통지한 것이 해고의 서면 통지의무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20.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 5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등에 따라 해고통지서를 서면으로 전달하여야 함에도 구두 및 이메일로만 이 사건 해고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반하여 무효이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평가는 원고의 퇴사를 확정한 후 진행된 것으로서 그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고, 그 밖에 원고의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객관적 사정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참가인의 업무로 인하여 원고에게 업무상 질병인 '기타 우울에피소드' 및' 공황장애'(이하 '이 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가 발병하였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하여 승인요양기간을 2019. 2. 15. ~ 2020. 2. 14.로 하는 요양급여 승인을 받았다. 이 사건 해고는 위 요양기간 중에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 및 그 후 30일 간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관련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의 채용 및 근로계약의 체결
원고는 E회사 F 책임으로부터 참가인의 '보험솔루션 영업이사(이사~상무)' 자리에 지원해볼 것을 제안받고, 참가인의 위 보직에 지원하였다. 원고는 2018. 10. 24. 및 2018. 11. 11. 참가인과 채용을 위한 면접을 보았고, 참가인에 최종적으로 채용되었다.
참가인은 2018. 11. 26.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의 수습기간은 확정된 개시일로부터 6개월이고, (계약종료)통지기간은 수습기간 첫 3개월 이내 일주일 전 및 수습기간 첫 3개월 이후 한달 전이다.
원고에 대한 평가 등
원고는 2019. 1. 16. ~ 2019. 1. 18.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글로벌 영업 부분 신입직원 교육과정'(이하 '이 사건 연수'라 한다)에 참가하였다.
G는 2019. 2. 8. 참가인 소속 H에게 이 사건 연수에서의 원고의 성과를 아래와 같이 10점 만점에 4점이라고 평가한 결과를 이메일로 알렸다.
아시아태평양 본부 인사 총괄책임자(Geo People Parter - North East Asia) I는 2019. 2. 18. 원고의 직속 상사인 J(영문이름 K)에게 원고의 1차 시용기간이 2019. 3. 9.까지이므로, 원고의 1차 시용기간에 대한 중간평가를 2019. 3. 1.까지 송부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J은 2019. 2. 21. 원고의 지식 및 기술, 커뮤니케이션 및 학습의욕, 협력 업무, 지시 준수, 태도 및 청렴성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한편 참가인 소속으로 원고와 함께 일하던 M은 2019. 2. 14. 원고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회의할 때마다 최소한 논의 안건, 참석자, 고객이 회의에서 얻고자 하는 내용'을 알려줄 것을 요청하면서, 원고가 보내는 회의 초대장과 회의록 내용이 너무 간단하거나 모호하여 모든 내용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번거로움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 사건 각 상병의 진단
원고는 2019. 2. 15. N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 내원하여 참가인으로 이직한 이후로 숨이 가쁘고 안정이 잘 안되고 심장이 콕콕 찔리는 느낌이 있으며 잠에 잘 들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하였다. 원고는 위 병원에서 '급성 스트레스 반응' 및 이 사건 각 상병으로 진단받고 2019. 2. 15.부터 2020. 12. 15.까지 이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을 처방받았다. 위 병원 주치의는 2019. 2. 21. '원고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 및 공황장애[우발적 발작성 불안]으로 본원 외래 경과 관찰 중이신 분으로 최소 1개월 이상 안정가료, 약물치료 및 정신치료 필요로 합니다. 적절한 치료 수행시, 일상생활 및 업무수행에 지장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라는 진단서를 작성하여 발급하였다.
이 사건 해고 무렵의 경과
원고는 2019. 2. 19. J에게 "여러가지 사정으로 퇴직해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어 사직의 의사를 전달하였다.
J은 2019. 2. 20. 원고를 수신인, I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험솔루션 영업총괄책임자인 L를 참조인으로 하여 'O(원고의 영문이름), 퇴사한다는 결정을 듣게 되어 유감이다. 인사 담당자인 I와 당신의 퇴사 절차를 상의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L는 2019. 2. 20. 수신인을 J으로, 원고와 I를 참조인으로 하여 'J에게,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원고는 집에서 쉬어야 하고 업무에 적합하지 않으니 원고의 퇴직 절차를 진행해주기 바란다' 및 'I에게, 원고가 1년 내 퇴직 시 사인온 보너스를 반환하는 계약조항을 참고하기 바라며 원고의 퇴직과 관련한 절차를 추진하고 정리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2019. 2. 20. 수신인을 J으로 하여, 위 가)항과 같이 사직의 의사를 표현하였을 때 확정적으로 사직을 할 의사는 아니었는데 퇴직이 확정된 것처럼 회사 내부에 공유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부당하며 '현재 전혀 사직할 생각이 없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또한 원고는 2019. 2. 21. 수신인을 J, I, 참조인을 L로 하여 '사직 의사가 없으니 퇴직을 강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2019. 2. 22.부터 2019. 2. 28.까지 5일의 병가를, 2019. 3. 4.부터 2019. 3. 6.까지 3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하였다.
J은 2019. 2. 22. 원고에게 월요일(2019. 2. 25.) 진단서를 가지고 사무실에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J은 2019. 2. 25. 원고에게 1차 시용기간에 대한 중간평가결과를 공유하면서 I가 같은 날 원고에게 발송한 아래의 이메일 내용과 같이 퇴사에 합의할 것을 제안하였다.
원고는 2019. 3. 5. I에게 '퇴직 의사가 없으니 퇴직을 종용하지 말아 달라, 휴가를 마치고 2019. 3. 7. 출근하여 정상적으로 일하기 시작하겠다'는 내용을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I는 2019. 3. 6. 원고에게 '2019. 3. 7.부터 사무실로 복귀하여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고 하니 다행이다. 말한대로 업무에 복귀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9. 3. 7. 오전에 J, I와 면담을 하였고, 성과개선절차(PIP)는 실시되지 않았다. I는 2019. 3. 7. 14:19 원고의 개인 이메일 계정(이메일 1 생략)으로 시용기간 중 업무 부적응에 따른 계약종료 통지서를 발송하였고, 대안으로 기존에 제안한 사직합의서도 함께 송부하며 위 제의를 수락하는 경우 합의서 사본에 서명하여 보내달라고 하였다. 위 계약종료 통지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요양급여 승인
원고는 2019. 11. 4. 근로복지공단에 참가인 재직 중 업무로 인하여 '급성스트레스 반응' 및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하였으므로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하여 요양급여를 지급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2020. 10. 13. 급성스트레스 반응은 상병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나 이 사건 각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소견에 따라 이 사건 각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요양기간을 진단일로부터 1년(2019. 2. 15.~2020. 2. 14.)으로 하여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을 일부 승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 8 내지 11, 12, 14호증 및 을 제1 내지 3, 5, 7, 10 내지 12, 17 내지 20,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 위반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 있어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③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앞서 본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한편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 제8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I가 2019. 3. 7. 14:19 원고의 개인 이메일 계정(이메일 1 생략)으로 송부한 계약종료 통지서는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 앞서 본 이메일 교신 내용에 비추어 보면 J과 I는 원고가 퇴사의 의사를 철회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시용기간을 정하여 입사하였고 중간평가에서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을 받은 이상 원고가 2019. 3. 7. 성과개선절차(PIP)를 통과하지 못하면 근로계약을 종료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전달하였다. 또한 J과 I는 2019. 3. 7. 오전 원고와 면담을 통해 위와 같은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이고, 같은 날 원고에 대한 성과개선절차는 실시되지 않았다.
㈏ 원고는 위와 같은 이메일 교신 및 면담 내용을 통해 자신이 1차 시용기간 중 업무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I는 원고와 면담을 마친 후 이른 오후인 14:19에 원고에게 이메일로 계약종료 통지서를 발송하였다.
㈐ 계약종료 통지서에는 근로계약의 종료시기가 2019. 3. 7.로 특정이 되어 있고, 근로계약의 종료사유가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8조(1)조에 따른 '수습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한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나아가 계약종료 통지서의 하단에는 I의 서명이 존재하고, I는 아시아태평양 본부 인사 총괄책임자로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도 참가인을 대표하여 I가 서명하였다.
㈑ 또한 피고는 원고와 면담을 진행한 I와 J은 2019. 3. 7. 당시 국외에 체류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이는 I의 이메일 내용(을 제12호증)과 부합하며, 원고도 이를 다투는 취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 원고는 계약종료 통지서에 '인편전달(Delivered in person)'이라고 기재되어 있음을 근거로 위 통지의 효력을 문제삼지만, 위 기재는 원칙을 확인한 것으로 보일 뿐 참가인의 취업규칙 등에서 위 기재가 특별히 해고통지의 효력 요건이 된다고 볼 사정은 찾을 수 없다.
㈓ 나아가 원고는 원고의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해고통지가 발송되어 확인이 늦어졌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을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3. 7. 참가인 사무실에 출근하여 퇴사 후의 연락처로 개인 이메일 주소를 기재해 준 것으로 보이고, 퇴직 처리 이후에는 참가인 내부 이메일 계정에 접근이 차단될 것이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해고를 통지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시용기간 중 해고로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8. 18. 선고 92다15710 판결, 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의 별첨 6b에는 '수습기간은 확정된 개시일로부터 6개월'임이 명시되어 있고 위 계약 2.2항은 '근로관계의 지속은 별첨에 기재된 수습기간의 성공적 완수를 조건으로 합니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며,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7조에도 '신규로 채용된 직원은 6개월의 수습기간을 갖는다'고 명시되어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시용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업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원고는 이 사건 연수에 참여한 신입 직원 중 최하위의 평가를 받았다. 원고는 영어소통능력 뿐 아니라 프리젠테이션의 준비가 부족하고, 참가인의 상품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J은 참가인이 지정한 평가양식에 근거하여 원고를 평가하였는데, 원고는 지식 및 기술, 커뮤니케이션 및 학습 의욕, 협력, 지시 준수, 태도 및 청렴성 분야에서 모두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J과 L는 원고에게 영어 수업을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진행하지 않았고, 원고가 제품의 판매와 관련한 참가인의 내부 절차를 준수하지도 않았음이 지적되었다.
원고가 채용된 직급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할 때 영업이사이고, 상시 근로자 수가 12명가량인 참가인 내에서 한국 내 선임판매원에 해당하여, 일응 리더십과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업무의 진행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앞서 본대로 다른 직원으로부터 이 부분을 개선할 것을 직접 요구받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원고를 평가한 기준이 특별히 합리적이지 않다고 볼 사정은 존재하지 아니하고, 참가인은 이 사건 연수나 1차 시용기간의 도래를 계기로 원고를 평가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평가가 원고를 퇴사시키기 위해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가 정상적인 출근이 가능한 상태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을 입고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 또는 업무상 부상 등으로 휴업하고 있는 경우라도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란 단순히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함에도 사용자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참조). 이 경우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치료 과정 및 치료 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근로자의 노동력 회복을 도모하고 생계를 유지하도록 일정 기간 해고를 절대적으로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의 내용과 취지 및 판단 기준 등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해고 제한의 필요성은 시용 근로자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인정되므로, 시용 근로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으로 요양이 필요한 휴업 기간 중에는 사용자가 시용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는 업무상 질병인 이 사건 각 상병으로 인하여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한 상태로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무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 중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반하여 위법하다.
㈎ 원고가 이 사건 각 상병을 호소하며 정신건강의학과에 처음 내원한 2019. 2. 15. 무렵에는 이 사건 연수에 따른 원고에 대한 참가인의 내부적 평가가 완료된 이후이기는 하나 원고에게 위와 같은 평가 결과가 고지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각 상병을 진단받은 직후인 2019. 2. 19. J에게 사직할 의사를 먼저 밝히기도 한 점에 비추어보면 원고에게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컸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요양승인을 신청한 것은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이고, 요양승인 이후에도 꾸준히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약물치료를 받아온 점과 원고의 진료기록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호소하는 증상이 이 사건 각 상병의 특성상 주관적이기는 하나 허위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위법하게 만들기 위해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요양급여 승인을 받았다고 보이지는 않고, 원고는 실제로 이 사건 상병의 발병으로 고통을 받아 온 것으로 판단된다. ㈏ 참가인은 원고가 입사한 직후인 2018. 12.에는 외국계 회사인 참가인의 특성상 업무가 많지 아니하였고, 2019. 1.에 원고는 이 사건 연수에 참가하였으며, 원고는 2019. 2. 22.부터 2019. 3. 6.까지 출근하지 않는 등 원고의 입사 이후 이 사건 해고 이전까지 실질적인 업무량이 객관적으로 과다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요양승인 절차에서 참가인이 밤이나 새벽에도 업무지시를 하여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위 주장을 받아들였다.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원고가 업무시간 외에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직접적, 구체적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으나 외국계 회사인 참가인의 특성상 시차 등으로 인해 밤이나 새벽에도 업무상 이메일이 전달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하여 보험솔루션 상품의 이해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이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정도로 숙달된 영어소통능력을 갖추지도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참가인의 업무상 지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다른 직원에게도 업무상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는 업무 그 자체 및 업무 부적응에 대한 스트레스를 상당히 겪었을 것으로 추단되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설령 원고의 개인적 취약성이 위 발병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하여도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 이와 같이 원고의 이 사건 각 상병은 참가인의 업무로 인한 것이고, 원고는 2019. 2. 22.~2019. 3. 6. 병가 및 연차휴가를 사용하였으며, 참가인 측에 한 달 정도 안정이 필요하다는 주치의의 권고를 전달하고 J의 요구에 따라 주치의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대로 원고의 주치의는 2019. 2. 21. 원고에게 최소 1개월 이상의 안정가료 및 약물·정신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근로복지공단 역시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치료기간을 최초 진단일로부터 1년으로 산정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무렵 요양이 필요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일응 요양이 필요하였다고 하더라도 휴업이 필요한 정도의 상황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먼저, 원고가 I에게 2019. 3. 7.부터 정상적으로 근무하겠다고 한 것은 병가, 연차사용이나 질병휴직이 불가능하다는 상황에서 참가인 측의 출근 요구에 응하여 퇴사를 피하기 위한 결정에 불과하여 위 발언만으로 병가 및 연차휴가를 최대치로 사용하여 쉬고 있던 원고가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앞서 본 주치의의 진단 중 '적절한 치료 수행 시일상생활 및 업무수행에 지장없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부분이 존재하여 당시 원고가 반드시 휴업을 해야한다는 취지인지는 명확하지 아니하나 위 진단의 전체적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의학적으로 원고가 1달가량 휴직하는 것이 권고된다고 해석할 여지가 존재한다. 나아가 이 사건 각 상병의 특성상 치료를 위하여 발병의 원인이 된 스트레스 상황으로부터의 격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다른 상병과 다르게 일시 휴업의 필요성이 더 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 밖에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무렵에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상황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한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