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9. 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은 공동주택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2018. 10. 30.부터 서울 금천구 소재 D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원고는 2018. 10. 10.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와 사이에 총 5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한 끝에 2020. 1. 1. 계약기간을 2020. 3. 31.까지 3개월간으로 정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20. 3. 31.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없으니 오늘이 계약 종료일이다.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만일 내일 출근하면 업무방해로 고발될 수 있다”라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E),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6.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갱신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을 갖는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위와 같은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불성실한 근무행태 및 다른 직원들과의 불화를 고려하여 갱신을 거절한 것으로 보이므로, 참가인 회사의 갱신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C), 재심절차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제22조 제4항에 반하여 계약기간을 부당하게 단기로 정하였으므로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덧붙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15. “이 사건 취업규칙 제22조 제4항은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근로계약기간을 1년보다 단기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고,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사유’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도 포함된다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가 서로 합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3, 6 내지 9,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관련 법리
취업규칙은 법령에 어긋나서는 안 되고, 법령에 어긋나는 취업규칙은 무효이다(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따라서 법령에 어긋나는 내용의 취업규칙을 신설하여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존재하는 취업규칙도 법령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취업규칙에 최저기준으로서의 강행적ㆍ보충적 효력을 부여하여 근로계약 중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부분을 무효로 하고, 이 부분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게 함으로써,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판단
이 사건 취업규칙 제22조 제4항은 “근로계약기간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것과 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조항의 문언 자체와 이 사건 취업규칙의 전체적인 체계 및 내용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위 조항에 정한 ‘특별한 사유’에 ‘당사자 간의 합의’가 당연히 포함된다고 해석할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특별한 사유’에 ‘당사자 간의 합의’를 포함시키면, 이로써 참가인 회사는 직원의 동의만 구하면 곧바로 취업규칙에 정한 근로계약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해석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합의를 하기 어려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취업규칙에 강행적ㆍ보충적 효력을 부여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제97조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에게 권위적인 태도로 강압적인 언행을 반복하여 직원 5명이 퇴사하기에 이르는 등 관리소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고(갑 제3호증 제5쪽), 그리하여 원고에게 근무태도 개선을 촉구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3개월로 정한 것이라 주장한다(갑 제5호증 제9쪽).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근로자의 업무태도가 불량한 경우’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22조 제4항에 정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문제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87조 제8호에 정한 해고사유인 ‘기타 사회통념상 근무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원고가 근무태도를 개선하지 아니하여 위 해고사유가 명백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이 사건 취업규칙 제89조에 정한 해고예고 또는 예고수당 지급절차 등을 거쳐 원고를 해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 회사가 근로자의 현재 업무태도에 비추어 볼 때 근무 계속 가능성이 저조해 보인다는 이유를 들어 취업규칙에 정한 근로계약기간을 미리 단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등을 잠탈하는 결과가 되어 역시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태도 불량’도 위 ‘특별한 사유’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
그 밖에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단축하여 정할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22조 제4항에 정한 원칙에 따라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은 1년이 된다 할 것임에도, 참가인 회사는 위 계약기간이 계약서에 기재된 대로 3개월에 그친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계약만료를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나아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 없이, 위와 같은 참가인 회사의 조치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