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12. 15.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보상일시금 지급 결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베트남 국적으로 우리나라의 40톤 어선인 C의 어선원이고, 피고는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이하 ‘어선원재해보험법’이라 한다) 제9조에 의하여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어선원재해보상보험급여의 결정 및 지급 등 위 법률에 따른 보험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기관이다.
원고는 2020. 5. 4. 위 선박에서 작업 중 고기잡이 그물의 쇠줄에 손 등이 감기는 사고로 ‘우측 엄지손가락 중수골 개방성 골절, 우측 견갑골 골절’ 등의 부상을 입었다.
피고가 선원노동단체인 D과 사이에 체결한 어선 외국인선원 단체협약(2018. 5. 14.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유일한 단체협약으로서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에게 적용되고(제1조 제1항), 고용주는 외국인 선원과의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위 단체협약의 기준을 하회하여서는 안 되며, 하회된 근로계약은 위 단체협약에 따른다(제2조 제2항). 고용주는 외국인 선원을 피보험자로 하여 어선원재해보험법에 따른 보험에 가입하여야 하며, 선원의 재해발생 시 어선원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보상처리하고(제10조 제1항), 위 보험에서 보장하는 보험금 지급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은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10조 제2항).
한편, 피고와 D단체은 2018. 5. 14.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은 노사합의로 정한 금액으로 하고, 재해보상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도 이와 동일한 금액으로 하며, 본 합의서는 쌍방이 서명한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내용의 ‘연근해 어선 외국인 선원 고용 등에 대한 노사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에 서명하였고, 20톤 이상 연근해 어선에 승선하는 외국인 선원의 2020년 최저임금액은 1,862,240원이다.
피고는 2020. 12. 15. 원고에게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8급, 통상임금과 승선평균임금을 각 월 1,862,240원으로 인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한 장해보상일시금 30,726,630원(승선평균임금 1,862,240원 ÷ 30일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7조 제2항 및 ‘별표 2’에 따른 장해등급 제8급의 장해보상일시금 495일분)을 지급하는 내용의 장해보상일시금 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3, 제2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선원법 제59조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이 고시하여 2020. 1. 1.부터 시행된 2020년도 선원 최저임금 고시(해양수산부고시 제2019-184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는 선원의 최저임금을 월 2,215,960원(제2의 가.항 제1호), 어선원의 재해보상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월 고정급의 최저액을 2,618,940원, 어선원의 재해보상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을 월 4,583,140원으로 정하고(제2의 가.항 제2호), 제2의 나.항에서 위 가.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경우에는 최저임금의 적용방법을 달리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3호에서 그 중 하나로 외국인 선원의 경우 해당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고, 다만 최저임금이 종전의 임금 수준을 낮추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외국인 선원의 경우 해당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는 부분은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4조 및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6조, 헌법 제11조의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최저 임금의 결정권한을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자단체에게 재위임하여 모법인 선원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노사합의 역시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고시 제2의 나.항 제3호에 의하면 단체협약으로 정한 외국인 선원의 최저임금이 종전의 임금 수준을 낮추어서는 안 되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 중 ‘외국인 선원에 대한 재해보상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을 내국인 선원보다 적게 지급하도록 개정한 부분’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고시 제2의 가.항 제2호의 승선평균임금 월 4,583,14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살피건대, 관계 법령의 취지 및 입법 목적 등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어선원재해보상보험에서 보장하는 보험금 지급 시 적용되는 통상임금 및 승선평균임금 최저액을 외국인 선원 최저임금과 동일한 금액으로 한다’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10조 제2항은 이 사건 고시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에 위임한 범위를 넘는 부분까지 규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외국인 어선원의 경우에도 내국인 어선원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고시 제2의 가.항 제2호가 정한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장해급여(장해보상일시금)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다른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고시 제1항은 고시의 적용대상을 선원법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선원’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선원법 제2조 제1호는 ‘선원’이란 선원법이 적용되는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용된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여 국적에 따른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며, 이 사건 고시 제2의 나.항 제3호에서 외국인 선원에 대한 적용의 특례를 인정하고 있어 이 사건 고시 조항 중 그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은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도 적용됨을 전제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고시는 그 적용의 특례를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내국인 선원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어선원재해보험법 제16조 제1항에 의하면 어선원재해보험법을 적용받는 어선의 소유자는 당연히 어선원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고, 근로기준법 제6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며,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2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외국인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하여 처우하여서는 안 되므로, 어선의 소유자는 어선원재해보상보험의 가입 등과 관련하여 외국인 선원과 내국인 선원을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안 된다.
이 사건 고시 제2의 가.항 제1호의 ‘선원 최저임금’은 선원에게 ‘평상시에 실제로 지급되는’ 임금의 최저액을 의미하고, 이는 어선원을 포함한 ‘모든 선원’에게 적용되며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 승선평균임금은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승선기간에 그 선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승선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고(선원법 제2조 제12호), 통상임금은 선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일정한 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하여진 시간급금액 등을 말할 뿐(선원법 제2조 제11호) 선원이 실제로 지급받는 모든 임금을 의미하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고시 제2의 가.항 제1호의 ‘선원 최저임금’은 같은 항 제2호의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과는 구별된다.
이 사건 고시 제2의 나.항 제3호는 ‘외국인 선원의 경우 해당 선원노동단체와 선박소유 자 단체 간에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은 ‘외국인 어선원’에 대하여 ‘평상시에 실제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의 최저액을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고시 제2의 나.항 제3호는 ‘외국인 선원’의 경우 단체협약으로 ‘평상시에 실제로 지급되는’ 임금에 한하여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는 특례를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와 달리 ‘어선원의 재해보상 시 적용되는 승선평균임금’에 대한 특례까지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이 사건 고시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에 위임한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어선원재해보험법은 어업에 종사하는 어선원 등에 대한 재해보상보험사업을 시행하여 어선원 등의 재해를 신속·공정하게 보상함으로써 어선원 등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바(제1조), 외국인 어선원에 대한 재해보상 시 외국인 어선원이 실제로 지급받는 임금의 액수 및 지급방법과 무관하게 이 사건 고시 제2의 가.항 제2호에 규정된 승선평균임금을 적용하여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어선원재해보험법의 목적 및 입법취지에도 부합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국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