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98. 10. 1. 주식회사 C(이하 'C은행'이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은행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2. 22. 23:05경 C은행 내 고등학교 동창 모임으로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다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중대 뇌경색증, 이완성 편마비(우측)'(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를 진단받았다.
원고는 2019. 10. 18.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20. 6. 29.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다음과 같은 심의결과 등을 토대로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심사청구 하였으나 2020. 12. 10. 심사청구가 기각되었고, 다시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 하였으나 2021. 8. 12. 재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2019. 2. 22.로부터 1개월 12일 전인 2019. 1. 10.자인사발령에 따라 기존 D팀에서 기업금융팀으로 부서이동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업무환경에 급격한 변화 및 업무량 증가가 있었다. 원고가 위와 같이 낯선 업무와 많은 업무량, 심한 정신적 긴장 및 스트레스에 노출된 점, 원고에게는 업무적 요인 이외에 이 사건 상병 발생에 영향을 미칠 기저질환 또는 위험인자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 발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한다.
인정사실
원고의 근로관계 및 담당업무
근무형태: 주 5일제 주간근무
근무시간: 09:00 ~ 18:00
식사시간: 12:00 ~ 13:00
근무지: 2018. 1. 22. 현 근무지인 E금융센터로 이동하였음
담당업무: 기존에 기업고객업무(소호여신 등)를 하다가 2019. 2. 1.부터 기업 여신업무로 변경되었고, 기존 2층에서 1층으로 근무장소가 변경됨 2) 재해조사서에 따른 업무시간
발병 전 1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 47시간 13분
발병 전 4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 39시간 35분
발병 전 12주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 36시간 54분
발병 전 12주간(발병 전 1주간 제외) 1주당 평균 업무시간: 35시간 58분
출근부 및 작업일보에 발병 전 12주 동안의 총 업무시간
원고의 건강검진 결과
2015. 10. 24.자 건강검진: 신장 175cm, 체중 64kg, 혈압 110/64mmHg, 공 복혈당 87
2017. 11. 11.자 건강검진: 신장 175cm, 체중 63kg, 혈압 115/66mmHg, 공복 혈당 81, 위험음주
의학적 소견
피고 본부 자문의사 소견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F병원, 신경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9호증, 을 제7,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계 법령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은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는 한편, 그 제2호 가목에서 '업무상 질병' 중 하나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을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는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이라는 표제하에 제1항에서 '근로자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4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별표 5의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 속하는 질병에 걸린 경우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규정하는 한편, 그 각 호에 해당하는 요건으로서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된 경력이 있을 것'(제1호),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업무시간, 그 업무에 종사한 기간 및 업무 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정될 것'(제2호), '근로자가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거나 유해·위험요인을 취급한 것이 원인이 되어 그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제3호)을 각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4조 제1항 [별표 5]는 '1. 업무상 질병의 범위' 중 하나로 '사. 업무상 과로 등으로 인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별표 3과 같다.'고 규정하고, 같은 시행령 [별표 3] 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위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1호 다목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구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제2017-117호, 시행 2018. 1. 1.,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은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1두30427 판결,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말하는 상당인과관계란 업무가 재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될 필요는 없지만, 단순히 재해에 대한 조건관계에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경험칙상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 되는 관계일 것이 요구된다(대법원 2023. 1. 12. 자 2022두60738 판결 참조).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할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인사발령 및 업무환경 변경, 그로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등 업무상 요인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내지 악화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일 동안 망인의 총 업무시간은 47시간 13분으로 이 사건 발병 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 동안 1주당 평균 업무시간 35시간 58분보다30% 이상 증가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35시간 58분은 근로기준법상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보다 적고,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는 증가율이 20%에 미달하는 점,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 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 및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각 39시간 35분,36시간 54분으로 이 사건 고시에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거나 증가하는 것으로 제시된 근로시간(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 또는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미치지 못하고, 업무수행 중 이 사건 고시 1. 다. 2)에서 정하는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었다고도 볼 수 없다.
원고는 C은행에서 야간근무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퇴근 후에 기업금융업무관련 업무규정 등을 숙지하는 등 실제 업무 수행시간은 피고가 조사한 위 업무시간보다 더 많다고 주장하나, 그러한 업무숙지 등에 소요된 일정이나 참여시간이 특정되지 않고, '원고가 퇴근 후 집에서 1주일에 4일은 매일 2시간 정도 규정 검토 일을 하였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모두 5시간에서 6시간쯤 은행 업무 관련 일을 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갑 제5호증 4., 6.항)에 따라 주중 4일 매일 2시간, 주말 2일 각 6시간을 원고의 추가 업무시간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59시간 35분(39시간 35분 + 20시간)으로 이 사건 고시에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한 것으로 제시된 근로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64시간을 초과)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생 1개월 12일 전인 2019. 1. 10.자 인사발령으로 기존 D팀에서 E금융센터 기업금융팀으로 부서이동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변경된 기업금융업무 관련 업무규정 등을 숙지 및 처음 수행하는 H 관리업무에 적응하는 등으로 인하여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1998년부터 C은행에서 근무하면서 20년 이상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과거에도 기업여신업무 등 유사한 업무를 담당한 이력이 있으며, H 관리업무는 각 지점들에 대한 목표치와 달성률에 관한 수치들을 취합·정리 및 각 지점 독려 등을 하는 작업으로 (지점장이 아닌) 원고가 지점 전체의 목표달성을 직접 책임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업무가 은행원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 업무의 양, 강도, 휴게시간, 책임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될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는 '원고의 경우에는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뇌경색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의 연령, 뇌경색 발병 시점 및 상황(노래방) 및 뇌경색 발병 양상(중대뇌동맥의 폐색에 의한 뇌경색)으로 추론할 때, (심장질환인) 난원공 개존증에 의한 뇌경색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것은 동의한다.'는 취지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부정적인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달리 위와 같은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을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를 전체적으로 배척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준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