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6. 17. 선고 2021구합7963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8. 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 이의신청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원고는 1992. 9. 1.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50명을 사용하여 여객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7. 1. 운수산업 종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2021. 4. 1. 원고에 D지회(이하 ‘참가인 지회’라 한다)를 설치하였다.

3)

E노동조합(이하 ‘소외 노조’라 한다)은 2021. 5. 17. 원고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2021. 5. 18. 여수시장으로부터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나.

단체교섭 요구 등

1)

참가인은 2021. 5. 10. 원고에게 참가인 지회의 조합원수를 15명으로 기재한 단체교섭요구서를 전달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데, 원고는 그로부터 7일이 경과한 후인 2021. 5. 17.경까지 참가인의 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2)

참가인의 위 교섭요구 이후 설립된 소외 노조는 2021. 5. 18. 원고에게 조합원수를 28명으로 기재한 단체교섭요구서를 전달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문을 게시하였다.

3)

원고는 2021. 5. 26. 공고기간을 2021. 5. 31.까지로 하여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참가인과 소외 노조로 확정한다는 공고를 하였다.

다.

종전 시정신청

1)

참가인은 2021. 5. 21.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교섭요구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하였다(이하 ‘종전 시정신청’이라 한다).

2)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31. 참가인의 종전 시정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하였다(H). 참가인은 2021. 6. 11.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종전 시정신청에 대한 취하서를 제출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은 같은 날 원고와 참가인에게 “참가인의 취하서 제출로 종전 시정신청 사건을 종결 처리하였다”고 통지하였다.

라.

이 사건 초심결정 및 재심결정

1)

참가인은 2021. 6. 2.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신청’이라 한다).

2)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6. 14. “원고는 참가인이 2021. 5. 10. 교섭요구를 한 이후 소외 노조가 2021. 5. 18. 원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자, 2021. 5. 18. 교섭요구사실 공고를, 2021. 5. 26.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를 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의 2021. 5. 10. 교섭요구에 따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를 반드시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시정신청을 기각하였다(I, 이하 ‘이 사건 초심결정’이라 한다).

3)

참가인은 2021. 7. 26. 이 사건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8. 5. “원고는 참가인의 교섭요구를 받은 날인 2021. 5. 10.부터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고, 교섭요구 사실 공고기간이 끝난 날의 다음날인 2021. 5. 18.부터 5일간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를 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초심결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이 사건 시정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가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관한 규정은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 사업장 내 유일한 노동조합으로 존재하였던 2021. 5. 10.경을 기준으로 원고가 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2)

설령 원고에게 참가인의 2021. 5. 10.자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절차를 생략한 채 ‘참가인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한 사실을 공고하라’는 시정명령을 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3)

① 이 사건 시정신청은 종전 시정신청과 같은 취지의 신청을 거듭 제기한 것이거나 노동위원회의 각하 판정이 있은 후 종전 시정신청을 취하하였다가 다시 제기한 경우에 해당하는 점, ② 참가인이 원고에게 2021. 5. 18.자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에 대한 이의신청을 한 사실이 없어 위 확정 공고에 대한 시정신청을 할 당사자적격이 없는 점, ③ 이 사건 시정신청이 인용되더라도 참가인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는 점 등은 이 사건 시정신청의 각하사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시정신청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2021. 5. 10.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당시 원고의 사업장에는 참가인 지회만이 설립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사실의 공고 절차는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에게 참가인의 2021. 5. 10.자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는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요구를 받은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을 공고하여야 하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이러한 공고제도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또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은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교섭 및 협약 체결권한) 또는 제29조의2 제1항(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선정)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 존재하는 경우를 포함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의 경우에도 동일한 교섭 요구 절차가 적용됨을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 요구를 받은 때’에는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뿐 아니라, 단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도 포함하는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교섭요구가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나)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9항의 위임규정에 근거한 것이기는 하나, 위 위임규정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참여 방법,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을 위한 조합원 수 산정 기준 등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교섭비용 증가 방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이므로,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할 때의 교섭요구에 한정하여 위임하는 취지라고 보기 어렵다. 만일 위 위임규정이 복수 노동조합의 경우만을 전제한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하나의 노동조합만 존재하는 사업장에서의 단체교섭 요구 방법 등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규정도 없는 것이 되는데, 입법자가 이를 의도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1항은 공고의 방식이 다른 노동조합과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는 단체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있음을 알려 다른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게 향후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또는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참여하거나 의사를 반영할 기회 등을 제공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통해 사업장 내의 다른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게 함은 물론, 아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들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노동조합을 결성할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령에 따르면,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산업별 노동조합 등 상급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어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요구받을 당시 해당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교섭요구사실의 공고제도가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할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본다면,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자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여부가 좌우될 수 있게 된다. 이는 집단적 노동관계의 법적 안정성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고, 사용자가 이를 악용할 여지도 있어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적법성이나 노동조합 대표자의 권한 등을 다투며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절차를 통해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할 필요성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복수 노동조합이 존재할 때만 사용자에게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2)

이 사건 재심결정이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한 사실을 전체 사업장에 공고하라’는 시정명령을 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다.

가)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단체교섭에 이르기까지의 절차를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시기 및 방법(제14조의2) →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제14조의3) → 다른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시기 및 방법(제14조의4) →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제14조의5) → 자율적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제14조의6) → 과반수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제14조의7) 등 시간적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은 ‘사용자는 제14조의3 제1항에 따른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에 제14조의2 및 제14조의4에 따라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통지하고,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그 교섭을 요구한 날 현재의 종사근로자인 조합원 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5일간 공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에 앞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가 선행되어야 함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는 다른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게 향후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또는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참여하거나 의사를 반영할 기회 등을 제공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바,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거치지 아니하고 곧바로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하여 공고하는 것은 관련 규정에 명백히 위배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단체교섭권 등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도모하려는 노동조합법의 제정 목적에도 어긋난다.

한편, 피고는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나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를 지연할 경우에 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기준일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교섭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이 경과하면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7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는 과반수 노동조합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일의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또는 교섭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공고를 지연하는 방식으로 과반수 노동조합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우려가 사용자로 하여금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자체를 생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위 문제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7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에 대한 시정신청을 통하거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통하여 해결할 수밖에 없다. 또한 사용자의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의 지연은 실제 사용자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를 한 날이 아니라 관련 법령에 따라 정상적으로 절차가 진행되었을 경우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일이 되어야 하는 날을 기준으로 복수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를 산정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1. 5. 10. 참가인으로부터 단체교섭 요구를 받았으나, 참가인을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하는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1. 5. 17. 설립된 소외 노조가 2021. 5. 18.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비로소 참가인과 소외 노조 양측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기재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문을 게시하였고, 2021. 5. 26. 참가인과 소외 노조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는 공고를 하였다. 이 사건 시정신청의 취지는 ‘2021. 5. 18.자 참가인과 소외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에 관한 원고의 공고문을 참가인에 대한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문으로 시정하여 공고하라’는 것이나, 앞서 든 증거 및 인정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시정신청을 통한 참가인의 주장은 결국 ‘원고는 2021. 5. 10.자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에 대해 참가인을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하는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여야 하고, 7일의 공고기간이 끝난 다음 날 참가인을 유일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는 공고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이에 대해 이 사건 재심결정은 2021. 5. 10.자 교섭요구 사실에 대한 공고가 흠결되었음을 전제로 “원고는 참가인의 교섭요구를 받은 날인 2021. 5. 10.부터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을 교섭요 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한 사실을 공고하라”는 시정명령을 하였다. 위 시정명령은 원고로 하여금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및 제14조의5를 위반하여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참가인을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함을 공고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섭요구 사실 공고 및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에 관한 법령상 절차를 위반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하는 것은 노동위원회의 재량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