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1. 16. 선고 2022구합457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7. 7. 1. 설립되어 상시 약 1,159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국제항공운송서비스업을 경영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00. 11. 1.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22. 4. 1.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참가인을 상대로 2022. 4. 15.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고(D),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7. 11. '이 사건 해고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자격을 상실하여 이루어진 통상해고로서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않고, 그 사유와 절차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22. 8.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0. 17.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는 음주운전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인하여 받은 유죄의 확정판결(이하 '이 사건 유죄판결'이라 한다)로 인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이미 정직 90일(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정직 기간이 끝난 후 통상해고라는 이유로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부당해고이다.

2)

참가인은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보하지 않다가 원고가 해고에 대한 서면을 요구하자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서면통보를 하였고, 해고예고기간 30일 없이 즉시 해고하여 절차적으로 부당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의 부서는 크게 지상운영, 공항운영, 지원부사로 나뉘어져 있다. 원고는 2000. 11. 1. 참가인에 입사하여 퇴사할 때까지 공항운영 부서에서 항공운항 업무를 수행하였다. 항공운항 업무는 공항에서의 항공기 입 · 출항 관련 지원, 화물 탑재 조업 통제, 승무원 인솔 및 항공기 기장 이동 시 차량 운행 등의 업무를 말하는데, 공항 출입이 가능하여야 하고 1종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2)

원고는 2020. 9. 4. 제주도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16:03경 혈중알코올농도 0.233%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신호기 설치 기둥을 들이받는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켰고, 위 사고로 인하여 승용차의 뒷좌석에 탑승한 동승자가 현장에서 사망하고 다른 동승자는 약 3개월의 치료를 요하는 골절상을 입었다.

3)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입은 부상으로 2020. 12. 7.까지 3개월 간 상병휴직을 사용하였고, 2020. 11. 26. 원고의 운전면허가 취소되었다. 원고는 2020. 12. 8. 참가인에 복직하였으나,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여서 기존의 항공운항 업무 중 사무실내근업무만을 주로 수행하였다.

4)

제주지방법원은 2021. 9. 14. 위 2)항 기재 범죄사실로 원고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 등의 이 사건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제주지방법원 2021고단87),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5)

참가인은 2021. 11. 4. 원고가 이 사건 유죄판결을 받았음을 통보받았고, 2021. 11. 24. 원고에게 '현행법 위반, 참가인의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고만 한다) 제59조 제3항, 제60조 제1항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21. 11. 29.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2021. 12. 14. 원고가 취업규칙 제12조 제항, 참가인 행동강령(People Manual) 등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90일(정직기간: 2022. 1. 1. ~ 2022. 3. 31.)의 정직 처분인 이 사건 정직을 통보하였다. 그 통보서에는 '이 사건 정직 기간에 공항 출입증을 요하지 않는 지역의 비운전직에 응모할 수 있으며, 다른 직무를 찾으면 해당 직무에 재배치되나 그렇지 않은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6)

한편 참가인의 근로자들은 'E'라는 사내 직무 지원시스템을 통해 다른 직무에 지원할 수 있고, 각 직무의 상급자와 면접을 보고 합격하면 해당 직무로 보직을 전환하게 된다. 원고의 상급자인 부장 F은 이 사건 정직으로 인하여 E에 접속하지 못하는 원고에게 E에 게시되는 직무 공고내용을 알려주었다. 원고는 이 사건 정직 기간에 4차례 다른 직무에 지원하였으나, 모두 불합격하였다.

7)

참가인은 2022. 3. 31. 원고에게 '징계해고 통보'라는 제목으로 '원고가 이 사건 정직 기간 내 다른 직무를 찾지 못하여 더는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2022. 41.자로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8)

참가인의 행동강령 중 운전자격 및 차량사고/사건 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은 '사고, 교통법규 위반 등의 누적과 같은 예방 가능한 사유로 인해 운전자격이나 면허를 상실한 경우, 직원은 90일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 동안 무급휴직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직원이 "경력개발기회(Career Opportunity)"에 명시된 자격과 지원하고자 하는 비운전직의 자격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경우에 해당비운전직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이 허용하는 경우 회사는 직원이 부서/스테이션 근무 기간 자격요건 이외의 사유로 다른 직위에 지원할 자격을 갖추지 못할 경우 해고예고 기간을 근무로 채우는 것 대신 임금을 지급하고 고용을 해지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8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규정에 따라 해지한 사례가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가 제3 내지 8호증, 을나 제2, 4, 5 내지 7, 9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정당성

1)

관련 법리

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등 참조).

나)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에 을나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을 상실하여 이루어진 통상해고로서 징계처분에 해당하지 않아 이중징계라고 볼 수 없고,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사용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참가인이 2022. 3. 31.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할 당시 교부한 통보서는 제목이 '징계해고 통보'라고 되어 있기는 하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징계해고에 관한 규정(취업규칙 제60조)이 아니라 이 사건 규정 제10조 제1항을 근거로, '참가인은 2021. 12. 14.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을 통보하면서 2022. 3. 31. 내부 공모를 통해 다른 직무를 찾게 되는 경우 해당 직무에 재배치되나 그렇지 않으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한 바 있는데, 원고는 2022. 3. 31. 현재 다른 비운전직 직무를 찾지 못하였음'을 해고의 이유로 들고 있다.

나)

원고가 참가인에 입사하여 이 사건 해고 전까지 수행해 온 항공운항 업무는 대부분 공항에서 차량 운행을 수행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공항 출입이 가능하여야 하고 1종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발생시켜 2020. 11. 26. 운전면허가 취소되었고, 그 날부터 5년간 운전면허를 재취득할 수 없으며(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3호 나목 참조), 이 사건 유죄판결로 인하여 공항 출입 자격도 상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인천국제공항 보호구역 출입증규정 제23조). 그렇다면 원고는 항공운항 업무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더 이상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된다.

다)

위와 같이 원고가 더는 항공운항 업무에 종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참가인은 이 사건 규정 제10조 제1항에 따라 부여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인 90일(이 사건 정직의 기간과 동일하다) 동안 비운전직 직무에 응모할 기회를 부여하였고,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정직 기간에 4차례 다른 직무에 지원하기도 하였으나 모두 불합격하여 직무 전환을 하지 못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직무 지원 시 면접도 치르지 못하는 등 직무 전환 기회를 형식적으로만 부여받았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정직기간 동안 E에 게시되는 직무 공고내용을 모두 전달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규정 제10조 제1항은 규정에 명시된 자격과 지원하고자 하는 비운전직의 자격요건을 모두 충족할 것을 전제로 직무 전환이 가능하고 그 지원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지지도 않는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불합격한 것으로 보이고, 다른 직원들과 비교하여 특별히 직무 전환 절차에 있어 불합리한 차별 취급을 받았다는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실질적인 직무 전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는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을 상실하여 이루어진 통상해고로서 징계처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정직과는 성질을 달리하여,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 중이던 2012년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혈중알코올농도 0.233%의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운전 과정에서 신호기 설치 기둥을 들이 받아 피해자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다른 피해자 1명에게 중상을 입게 하여 이 사건 유죄판결을 받았는바, 비록 원고가 피해자 또는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원고가 이 사건 유죄판결을 받아 더 이상 항공운항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된 사실은 사용자인 참가인과의 관계에 있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를 저버린 것이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원고에게 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를 배려하여 충분한 직무 전환 기회를 부여하였고, 원고가 그 기간 내에 직무 전환을 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된 것인바(참가인은 이전에도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근로자에 대하여 그 근로제공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규정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한 사례가 있었다),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라.

이 사건 해고의 절차상 위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에는 징계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이 2021. 12. 14.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을 통보하면서 '다른 직무를 찾지 못하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한 사실, 참가인이 2022. 3. 31. 원고에게 '위와 같이 안내하였음에도 원고가 다른 직무를 찾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서면으로 통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게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가 서면으로 통지되어 적법한 해고절차를 거쳤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한 해고라 하더라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한 해고의 사법상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 것인바(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누1113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으므로 설령 참가인이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하였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2>

마.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에 해당하고 그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며,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