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건설 및 각종 산업부문에 대한 시설물의 종합계획 및 공사 기술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C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D 지역주택조합 주상복합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도급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고, 2020. 4. 20.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과 사이에 공사기간 2020. 4. 20.부터 2023. 3. 31.까지, 계약금액 53억 6,800만 원으로 정하여 건축토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E은 F과 사이에, 2021. 3. 5. 사용기간 2021. 2. 21.부터 2021. 10. 19.까지, 사용금액 일당 22만 원, 총 2,200만 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에 살수차를 임차하기로 하는 건설기계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2021. 7. 1.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잔토처리 시공약정(이하 '이 사건 잔토처리약정'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
망 G(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21. 3. 15. F에 입사하여 살수차 운전 등의 업무를 하였다. 망인은 2021. 9. 23. 16:40경 전남 화순군 H에 위치한 사토장(이하 '이 사건사토장'이라 한다) 앞 편도 1차선 도로에서 덤프트럭 운전자와 잔토 하차와 관련하여 대화를 한 다음, 덤프트럭 앞으로 도로를 횡단하던 중, 사토장으로 우회하려던 덤프트럭에 부딪혀 넘어진 후 덤프트럭 우측 바퀴에 양하지 등이 역과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같은 날 18:25경 사망(직접사인: 다발성 외상)하였다.
망인의 배우자인 B은 2021. 10.경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이에 피고는 망인의 근로계약 관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원고의 의견 및 F 측의 진술 등을 검토하여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본문<2>에 따라 원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 사업장으로 지정하고, B에게 2021. 11. 11. 장의비 지급결정을, 2021. 11. 18. 유족연금 지급결정을 각 통지하였다(이하 피고의 위 각 지급결정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부터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항변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각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므로, 이 사건 각 처분으로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 따라 특정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사업주로 지목된 자에 대하여 향후 산업재해보상보험료(이하 '산재보험료'라 한다)가 증액될 수는 있으나, 사업주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발령된 불이익 처분인 해당 보험료 부과처분을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원고적격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판 단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 · 직접적 ·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결정에 대해서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도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을 받는 자로서 그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이 있고, 이 경우 사업주에게 반드시 보험료액의 결정에 어떠한 변동이 있고 보험료부과처분이 있은 연후라야만 정당한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7. 9. 22. 선고 87누17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5조 제2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으로서 매년 6월 30일 현재 산재보험의 보험관계가 성립한 후 3년이 지난 사업의 경우에 그 해 6월 30일 이전 3년 동안의 산재보험료(제13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을 곱한 금액은 제외한다)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를 이유로 지급된 보험급여는 제외한다)의 비율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4조 제3항 및 제4항에도 불구하고 그 사업에 적용되는 제13조 제5항 제1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사업 규모를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 상하거나 인하한 비율을 제13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과 합하여 그 사업에 대한 다음 보험연도의 제2호에 따른 산재보험료율과 합하여 그 사업에 대한 다음 보험연도의 산재보험료율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위 규정에 따르면, 특정한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사업주로 지목된 자는 '그 해 6월 30일 이전 3년 동안의 산재보험료에 대한 산재보험급여 금액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해당 재해에 따른 산재보험급여가 반영되는 보험연도의 산재보험료율이 인상될 수 있다.
또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5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4항 및 제5항 관련 [별표 1의2]에 따르면, '개별실적요율 적용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사업의 경우 매년 6월 30일 이전 3년 동안에 업무상 사고로 사망한 사람의 수가 6명 이상인 경우에는 산재보험료 인하율이 100% 삭감되도록' 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사업장으로 지정될 경우, 최근 3년간 사망한 근로자가 6명이 되어 산재보험료 인하율을 적용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나중에 개별적인 보험료 부과처분을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이 사건 각 처분으로 인하여 보험료액의 부담 범위에 영향을 받게 되는 이상,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정당한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55호로 개정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17조 제3항 제3호는 산업재해발생 실적 산정의 대상이 되는 산업재해의 범위에서 업무상 질병을 제외하였다. 이에 따라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하였음을 이유로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결정이 있더라도, 사업주는 산재보험료가 증액되는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므로, 사업주에게 해당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도 인정되지 아니하나, 이 사건에서 망인은 업무상 질병이 아닌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으므로, 그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은 E과 F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살수차 임대와 함께 제공된 운전원으로서 건설공사의 하도급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이 아니다. 설령 살수차운전이 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의 도급사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망인은 F의 임의적인 지시에 따라 F이 관리하는 이 사건 사토장에서 교통정리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사토장은 원고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은 곳으로서 이 사건 건설공사에 따른 잔토처리 작업이 수행된 장소라고 볼 수 없다. 결국 망인은 원고와 관련된 도급업무가 아니라 F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것이므로,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적용하여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 단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을 제11, 13,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도급공사 중 토공사를 E에 하도급하였고, E이 F으로부터 살수차를 임차하면서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의 잔토처리를 재하도급하였으며, 망인은 F 소속 근로자로서 잔토처리를 하는 이 사건 사토장에서 차량 통제 업무를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수급인인 원고를 사업주로 지정하여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원고는 E에 F이 살수차를 임대하였고, 망인은 F 소속으로 살수차를 운전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가 원수급인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도급공사 중 토공사를 E에 하도급하였고, E은 F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 뿐만 아니라 잔토처리약정도 함께 체결하였으며, 잔토처리는 터파기 공사 시 발생한 불필요한 토사를 사토장으로 반출하는 작업으로서 토공사의 일부이다. 또한 이 사건 잔토처리약정에 따르면, F은 약정된 수량의 잔토를 처리하면서 사토장과 관련하여 장비비, 자재비, 인건비, 민원처리비를 포함한 경비 일체를 책임지고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위 약정서에는 '시공', '공사 수행', '직영공사', '기성공제' 등 통상 도급계약에서 쓰이는 용어들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F이 E로부터 토공사 중 잔토처리를 하도급받은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망인은 F에 2021. 3. 15. 입사하였고,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의 흙을 실은 덤프트럭이 이 사건 사토장까지 가는 동안 도로에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을 뿌리는 작업을 수행하였으며, 사토장 부근에서 대기하면서 인근 도로를 청소하고 사토장 입구에 들어오는 차량을 통제하는 일도 하였다. 이 사건 사고 당일 사토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관련한 민원이 접수되자, 망인은 살수차를 운전하여 이 사건 사토장으로 왔고, 16:40경 이 사건 사토장 앞 도로에서 F 소속의 덤프트럭 운전기사에게 '다른 차들이 이 사건 사토장에 흙을 하차하지 못하도록 사토장 입구에 흙을 하차하여 달라'로 요청한 후, 해당 덤프트럭을 가로질러 사토장 쪽으로 걸어가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
원고는 F이 원고나 E의 승인 없이 임의로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의 잔토를 이 사건 사토장에 처리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토장은 F의 고유의 업무를 처리하던 장소일 뿐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이 사건 사토장 선정과 관련하여 감리인에 대한 보고 및 검토요청이 이 사건 사고 후인 2021. 9. 28.경 이루어진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도급공사의 감리인은 2021. 9. 29. 이 사건 사토장 선정을 적합한 것으로 검토하면서 '향후 사토장 선정보고는 24시간 전에 제출하여 달라'는 의견을 부가하였고, 2021. 9. 28. 자 사토장 선정 목록에 이 사건 사토장에서의 사토기간이 2021. 9.부터로 기재된 점, ② 이 사건 잔토처리약정은 2021. 7. 1. 체결되었고 E 현장대리인 I은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에서 반출되는 토사를 이 사건 사토장에 반입하는 것에 대한 2021. 9. 23. 자 승낙서에 서명한 점, ③ F의 운영자와 가해 덤프트럭 운전자는 이 사건 각 처분 절차 및 수사절차에서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사토장에 반입된 흙은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잔토이고, 다른 현장의 잔토를 처리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실제로는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이 사건 도급공사현장의 잔토가 이 사건 사토장에서 처리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관련하여 E의 승낙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F이 임의로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의 잔토와 더불어 다른 현장의 잔토까지 이 사건 사토장에서 처리하였다는 취지의 갑 제7호증의 기재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 F이 E과의 이 사건 잔토처리약정에 따라 이 사건 도급공사 현장의 잔토를 이 사건 사토장에서 처리하였고, 더구나 감리인도 이 사건 사토장 선정 결과를 보고받고 승인하여 토공사 중 일부의 재하도급이 유효하게 이루어졌으며, 망인이 잔토처리 관련 업무 도중 사망한 이상, 원고의 이 사건 사토장에 관한 구체적인 인식 내지 사전승낙 여부와는 별개로 원고가 원수급인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상규(재판장) 이강은 박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